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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소신에 맞는 일인가

by 그레이스 ~ 2022. 7. 21.

지난주에 어느 선배의 연락을 받고, 정중히 거절을 했다는데,

 만나고 싶다면서 부산까지 찾아오셨다.

 

중국에 있는 회사의 기술고문을 맡아달라는...

간단하게 요약해서, 그 직책을 맡아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다 보면,

우리나라에서 외국으로 기술유출을 금지하는 중요 기술이 포함될 여지가 있다는 게 남편의 판단이다.

 

선배님을 만나러 나가기 전에, 남편에게 내 의견을 하나만 말했다.

"뭔가를 결정할 때,

앞으로 아들이 더 큰 인물이 되었을 때, 아버지의 선택이 아들에게 부담이 될 일인가~?

그것을 유념해주세요~"라고.

남편은,

금전적인 큰 유혹일지라도 내 소신에 맞는 일인가~ 그게 우선이라고 했다.

 

거절하는 남편에게 중국에 가서 한 번만 미팅에 참석하고

그 후에 결정해도 되지 않느냐는 말씀에,

그때는 거절하기가 힘들어져서 안된다고,

지금은 모든 게 정당하지만 더 깊이 개입하다 보면, 나중에는 중요 기술이 유출될 여지가 많아서,

제 소신에 맞지 않는 일입니다~ 하고, 맡지않겠다고 거절을 했다는...

 

은퇴한 60대에게,

당신의 능력이 필요하다는 제의는 참으로 반가운 말이지만,

지금껏 국가와 사회에 이바지하면서 살아왔다고 자부하는 자신에게는 맞지않는 일이란다. 

........................................

 

은퇴를 하고난 후 중소기업에 사장으로, 혹은 본부장으로 가는 경우를 보면,
대기업에서 새로운 일을 할때는 각 부서의 도움을 충분히 받고,일에만 집중하면 되는데,
중소기업은 그런 여건이 안되니까

혼자서 이리뛰고 저리 뛰고 하다가 대부분 몸이 망가지고 병이 나더라구요.

그래서 법적으로 위험부담이 없는 다른 회사라도
다시 그렇게 머리 쓰고 과로를 하면 건강을 망칠 것 같아서
밥먹고 살기 어려운 형편은 아니니까 다시 돈 벌러 나가는 건 반대합니다.
자기가 그 분야의 최고의 실력이라고 자부하는 사람이어서
좋은 성과가 나올 때까지는 몸이 망가지더라도 잠을 안자고 매달릴테니까요.
그 이유는,무난하게 잘 되고있는 회사에서는 영입을 안할테고,

상당히 어려움이 있는 회사에서 그 위기를 해결해줄 새로운 인물을 원하겠지요

남이 들으면 웃겠지만,
아들이 훗날 유명인사가 되었을 때를 상상하면서,
사소한 실수도 안하려고 말과 행동을 조심하고,

보는 사람이 없어도 운전을 하다가 교통위반도 안하는...
아들이 학생일 때 부터 그렇게 유난을 떨었어요.
자식을 위해서 모범생활을 하는 부모가 되자~ 그런 심정인거죠.
나중에,자식이 평범한 생활을 하더라도

부모가 반듯하게 사는 모습은 자식들에게 좋은 자극이 될 것 같아요.

 

 

  • 키미2022.07.21 08:41 신고

    새삼 부군의 깊은 뜻에 감동하는 아침입니다.
    사회를 리드라는 위치의 사람들이 꼭 본받았으면 하는 소신입니다.
    비가 오는 아침 커피 한 잔 하면서 그레이스님 옛글 보는 감회가 새롭습니다.

    답글
  • christine2022.07.21 10:39 신고

    이하동문입니당^^ 정말 요즘 젊은이들에게 귀감이 되는 분이시니 은퇴후 조금 엉뚱한(?)행동을 하시더라도 예전의 멋진모습을 생각하시고 용서해주세요~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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