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10 시에 도착하니
윤호 유라는 아빠와 아이스하키 레슨 하러 일찍 나갔고
윤지와 유준이가 우리를 반가워한다
(오전 일찍 단체수업을 하고 점심을 먹고는 개인수업이 한 시간 더 있다고 했다)
윤지가 나사못을 고정 시켜서 작품 만드는 박스를 들고 나왔는데
옆에서 보더니 빼앗으려고 덮친다
윤지는 안 빼앗기려고 유준이를 밀어내고
얼른 놀이방에서 박스 하나 더 가져와서 유준이에게 주고 할아버지와 같이 하라고 했다
이럴 때는 큰 애가 쌍둥이여서 장난감이 두 개씩 있는 게 참 다행이다
혼자서 드라이버 버튼을 눌러 나사못을 돌릴 수 있는 윤지는
노란색 바탕과 빨간색 바탕 두 개를 완성하고 파란색 바탕에 연두색 나사못을 박는 중이고
유준이는 할아버지가 도와주시는 걸 완강하게 거부하고 혼자서 꾹꾹 누르는 중이다
못도 바탕도 필요없이
구멍에 드라이버를 넣고 버튼을 눌러 드르륵 돌아가는 소리를 즐기는 중
윤지는
엄마에게 가서 보물찾기 돌멩이를 달라고 하더니
딱딱한 진흙 한 덩이를 받아 와서 저렇게 작업 중이다
너무 딱딱해서 스프레이로 물을 뿌려 진흙이 물러지면 조각칼로 파 내는 식이다
안방에 가서
엄마에게 두 덩이 더 받아와서 할머니의 도움을 받아 보물을 4개나 찾았다
윤지가 제일 좋아하는 건 고동이라 하고
할머니도 하나 고르라고 해서 나는 무당벌레가 좋다고 하고.
전갈은 사막에 사는데 독이 있어서 물리면 죽는다고 상황극도 하고
지금은 죽어서 감옥에 갇혔다고 하네
이야기속에서 무당벌레 잡으러 풀밭에도 나가고
고동을 잡으러 시골의 냇가에도 가고... 이야기는 연속으로 이어졌다
윤호 유라가 와서
다 같이 킥보드 타러 아파트 뜰에 내려갔는데
동영상을 보니 언니 오빠는 무서운 속도로 달린다
아이스하키가 하기 싫다고 두 달을 쉬었던 유라는
같은 팀에서 기량이 많이 떨어졌었는데
넘어지면 일어나서 달리고 또 넘어지고 일어나고
눈물을 흘리면서도 계속 연습하더라고.... 그 끈기에 아들이 놀랐다고 하더니
일 년 만에 팀의 다른 아이들과 같은 수준으로 빠르고 정확하게 되었단다
아이스하키를 중학생 이후까지 주 운동종목으로 정해서
주말마다 링크에 가는 게 아니라
하기 싫으면 중도에 포기해도 된다는 생각을 가지면 안 된다고
어느 수준까지는
꾸준히 하는 끈기와 몸으로 겪어내는 투쟁을 가르치려고
(유라에게) 아이스 하키를 계속 시키는 이유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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