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명절에도
큰아들은 너무 바빠서 명절 연휴에 하루도 안 쉬고 출근한다길래,
우리가 서울로 갔다
작은 아들도 명절 전날도 늦게까지 근무를 하니까, 부산에 내려올 생각도 못 한다
우리 집은 자식들이 너무 바빠서
시어머니 돌아가신 이후로는 명절을 없애버렸다
먼저 작은 아들 집에서 이틀을 지내고,
일요일 낮에 큰아들 집에 가서
부모님 오신다고 집에서 기다리는 아들과 며느리에게 인사를 받고 이야기하다가,
큰아들은 다시 사무실로 나가고, 며느리는 잠시 외출한 사이에
남편이 맥주 한잔하려고 술을 따르다가 생긴 에피소드다
할아버지가 맥주와 소주를 냉장고에서 꺼내 잔에 따르는 걸
유심히 보더니
그게 뭐냐고 묻고 냄새도 맡아 본다
윤호가 자기도 잔에 부어 주겠다고 하네
쏟을까 봐 두 손으로 잡고 조심조심 따르라고 시켰더니
아주 잘 따랐다
그걸 보고 유라도 하겠다고 하고,
맥주 마실 때 소주를 조금 타서 마시는 습관이라서
이미 소주를 조금 부었는데
손자 손녀가 연거푸 부어줘서 잔이 넘치게 생겼다
조금 마시고 빈자리가 생기면
아이들이 또 부어주겠다고 한다
죽은 후에 제사상에 술 따라주면
내가 마시지도 못하는데 무슨 소용이 있냐?
지금 이렇게 손주 술을 받는 게 행복이지
할아버지는 흐뭇해서 얼굴 가득 웃음이 피셨다
이 장면은 술안주로 내놓은 수육을 한 점 집어서 할아버지 입에 넣어주는 손녀.
한 점 집어서 두 조각으로 잘라 양손에 쥐고는,
할아버지에게,
어느 거 주까? 하고 묻는다
손녀의 물음에 장단 맞춰서 이거~ 하니까,
입에 넣어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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