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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또 해운대 낚시

by 그레이스 ~ 2023. 1. 13.

비가 쏟아지는 캄캄한 새벽에
운전해서 신촌 세브란스에 다녀오는 건
남편이라도 많이 미안하고 고마운 일이다
그래도 미안한 맘이 덜한 이유는
오늘 오후에 해운대 가는 기차표를 예매해놔서
밤에 낚시를 할 거라는 기대에 기분이 좋아 보여서 였다
캄캄한 밤에 비가 쏟아지니
도로의 차선이 안보여서
계기판에 나타나는 파랑색 주행 유도선도 안 뜨네
사람 눈에 안 보이는데 기계가 차선을 감지할 수가 있겠나
옆 차선의 자동차와 거리를 가늠하면서 천천히 운전하는 게 상책이다
주말마다 다니는 길이어서 광화문까지 그대로 가서 터널을 지나면 세브란스 병원이다
내가 시티 찍고 올 동안 남편은 차속에서 잠시 잠을 자기로 했다
여섯시 알람을 해놨는데도 네시에 깨서 그대로 깨어 있었단다
예민해서 밤중에 깨면 다시 잠 들기 어려운 사람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중에 화제가 됐던
아동교육의 책임이 학교냐 가정이냐
교사에게 책임이 크냐 부모에게 책임이 크냐 그런 내용으로 팽팽하게 대립하다가
(남편은 자기 의견에 반대하면 화를 내기 때문에 ) 이번만큼은 나에게 발언권을 달라고
제대로 말하지 못하면 병이 날 것 같으니 한 번만 참아달라고 부탁했다
부모책임이라고 강조하는 이유를
우리집과 이웃의 사건을 예로 들어가며
조목조목 설명했다

두시 반에 죽전역에 내려주면
수원역 가서 이번에는 새마을열차가 표가 없어서 부산까지 KTX 타고 가신단다
부산역에서 해운대역으로 지하철을 이용할테고
이번에는 5박 6일 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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