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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형제자매들.

또 여동생 집.2

by 그레이스 ~ 2023. 5. 22.

일요일 새벽에 잠깐 비가 와서 꽃밭에 물을 주지 않아도 된다고 

여동생과 이야기하면서 정원 산책을 했다 

넝쿨장미가 햇볕을 제일 많이 받는 위에만 먼저 피기 시작했는데

가까이서 보면 넝쿨 전체에 봉오리가 셀 수도 없을 만큼 매달렸다 

 

 

내가 모르는 나무 이름 꽃 이름 풀꽃 이름을 알려 줬으나 

지금은 기억이 안 난다 

 

 

새로 난 잎들이 기름에 한 번 담궜던 것처럼 반짝거려서 사진을 찍었는데

사진으로는 윤기가 흐르는 반짝임이 안 보이네

 

토요일 저녁식사 때 머위잎을 쌈 싸서 먹겠다 했더니

두 남자가 적당한 크기의 머위잎을 따는 중 

그 아래는 나물로 먹는 취 밭이 있고 

 

봄나물로 먹는 부지깽이도 있다 

텃밭에는 감자가 제법 많고 그 뒤로는 꽃양귀비가 화사하다

제부는 상추와 디저트로 먹을 딸기를 따는 중 

밭 뒤쪽에는 풀꽃이 울타리처럼 둘러싸고 있어서 작은 밭이 한층 귀엽다 

 

그 옆에는 매실나무가 있고 열매가 많이 달렸다

 

 

여동생네 (미국 사는 )큰딸이 통화 중에

가끔 엄마가 만들어주는 음식이 그립다는 말을 하더란다

그중에서도 최애 음식 3 가지를 꼽아서 맘이 짠~ 했다고

그 아이는 엄마를 닮아서 음식 솜씨가 좋다 

결혼하고 1 년 후에 시댁 추석 음식을(갑작스러운 일로 시어머니는 부재중이어서)

각종 나물이며 전이며 탕도 끓이고 차례상 음식을 혼자서 다 만들었다고 해서 

그 소식을 듣고 너무나 놀라워서 감탄을 했었다 

니가 딸을 우찌 키웠길래 새댁이 그리도 음식을 잘하냐고?

 

그렇게나 음식 솜씨가 좋은 조카도 

자기가 똑같이 만들어 봐도 그 맛이 안 나더라고  

그 게 엄마만의 손맛이라서 그럴 거라고 하더란다

 

그중에 한 가지 다짐육을 볶은 양파와 섞고 양념해서

데친 양배추에 말아서 스파게티 소스에 뭉근하게 익힌 스튜 비슷한 요리를 

일요일 점심에 먹었다 

 

 

 

디저트는 텃밭의 딸기와 내가 가져간 (작은 며느리가 일본 다녀오면서 사 온 100 년 전통의 카스텔라)

새로운 소식은 

곧 별채를 펜션으로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란다 

처음 집을 지을 때 별채는 숙박업소 허가를 받고 교육도 받았는데

제부가 싫어해서 영업은 안 했었다

이번에는 펜션 영업을 해야 다음에 집을 팔 때도 가격도 더 받을 수 있고 또 집 팔기도 쉽다고 

남편을 설득해서 성공했다네

그동안은 친척들이 오면 잠자는 용도로만 썼으니 낡은 것도 있어서

일부는 새 제품으로 교체하고 단장도 했다네 

내부는 정식으로 오픈하면 공개해야겠지 

 

 

여동생과 이야기하다 보면 

초등학교 다닐 때 중학생이었을 때 그 시절의 먹거리와 에피소드들이 쏟아져 나온다

네 사람 각각의 나이는 다르지만

학교 앞의 멸치국물에 말아주던 우동 집

국화빵에 묽은 단팥죽을 한 국자 부어주던 부림시장 입구의 그 집 

찐빵을 처음으로 먹어봤던 각자의 첫 경험 

지금은 없는 그 시절의 인기 과자들

그러다가 이야기는 80 년대 중반으로 가서 아이들 어린 시절 이야기 

imf 직전 1996 년의 풍요와 백화점에는 넘쳐나던 수입품들 그 당시 있었던 에피소드들 

네 사람은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이야기꽃을 피웠다 

폭소가 터지고 웃느라 이야기가 중단되기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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