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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일기)

생각이 많았던 이틀을 보내고

by 그레이스 ~ 2023. 6. 21.

머릿속이 복잡하면 글이 안 써진다

이런저런 궁리만 할 뿐

 

봄 이후로 만나자는 연락이 와도 자꾸 피하게 되네

너무 오랜만이어서 조심스러움이 앞서는 까닭일 거다 

이러다가 대인관계가 다 끓어지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

 

어제 마트에 가려고 머리도 감았으나 

이틀 연속으로 컨디션이 안 좋아서 나가는 걸 포기했다

저녁에 쏟아지는 비를 보고는 

날씨 탓으로 통증이 있었구나 하고 마음이 편해졌다 

 

10 시 지나서 비가 오는 날씨에도 마트에 다녀왔다 

남편이 비 오는데 운전하냐고 해서 

수영을 잘하던 사람이 몇 년간 수영을 쉬었다고

그 기능을 다 잊어버리는 게 아니듯이 운전도 마찬가지다 고 대답하고

 

83년인가 84년인가 순간적으로 헷갈렸으나 

영국에서 운전 면허증을 받은 건 84 년 5 월 16일이 맞다 

일주일 후에 내 차(중고차)를 사서 다음 날부터 애지중지 닦고

날마다 학교 마치는 시간에

아들 둘 태우고 리치먼드 아이스링크와 킹스톤 수영장으로 

레슨 시간에 맞춰 다녔던 봄, 여름, 가을의 그 순간들이 머릿속에 펼쳐지네 

한국으로 와서도 계속 운전을 했으니

운전경력 만 39 년이 넘었다 

 

빗길 운전도 경험이 먼저 나오고 

지하로 내려가는 길과 2 층 3 층으로 원을 그리면서 올라가는 길은 

머리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어느 정도 핸들을 틀어야 되는 지 몸이 먼저 반응한다 

 

지난 주말 윤호가

모기 물려서 알러지 반응으로 고열과 통증을 호소하는 걸 보고 

내가 원인제공을 했다는 자책감에 몹시도 미안하고 안쓰러웠다 

오빠와 나는 체질도 아버지를 닮아서 

작은 상처가 났을 때도

땀띠가 났을 때도 그냥 낫지 않고 꼭 덧나서 고생을 했다 

남동생 여동생은 엄마를 닮아서 피부도 희고 얼굴도 계란형이고

상처가 나더라도 하루 지나면 아물고 덧나지도 않더라 

여름 햇볕에 발갛게 탔더라도 금방 희게 돌아오는데

오빠와 나는 하루 운동장에서 응원한다고 햇볕에 탔으면

남들 보기에는 여름 내내 밭에서 일한 사람으로 오해할 만큼 새까맣게 된다 

아무튼 큰아들이 나를 닮았고 윤호가 또 아빠를 많이 닮았다 

 

이번 주말 홍성 여동생 집에 가면서 준비물로 

모기 잡는 (건전지 넣는) 전기 모기채를 두 개 챙겨놨다 

아이가 셋이니 더 사야 될지도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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