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낚시하러 부산 다녀오느라
지난 주말에는 서울 못 갔으니 2 주만이다
토 일요일에 큰애들은 아침 8 시에 출발해서 오후 3 시 이후에 오니까
대부분의 시간은 윤지 유준이와 보낸다
할머니가 많이 반가워하는 걸 유준이도 느끼는지
이번에는 엄마가 옆에 없어도 할머니와 병원놀이하면서 잘 놀았다
당연히 의사는 유준이고 할머니는 환자
청진기로 이곳저곳에 대어보고
체온계를 귀에 넣고 재어보는 시늉도 하고 주사를 맞자고 하네
엉덩이에 팔에 배에
점심준비하는 아줌마를 보더니
자기도 요리를 하겠다는데
며느리가 얼른 스텐 그릇을 갖다 준다 (눈치를 보니 한 두 번 했던 일이 아니다)
양념통을 두는 곳을 알아서 척척 꺼낸다
말려봐야 소용없는 줄 아니까 며느리도 조금씩 넣어라고 당부하네
우습게도 깨는 필수로 들어가는 양념이란다
진간장 올리고당 미림이 들어가고 구색 맞춰서 식용유도 넣었다
그리고는 주걱으로 골고루 섞어놓고는 다 됐다고 뿌듯한 듯이 쳐다본다
잘 만들었다고 칭찬해야지 어쩌겠어?
유준이가 병원놀이를 하기 전
윤지는 포켓몬 카드를 할머니에게 보여주면서
유준이하고 할머니하고 게임을 하라네
나는 할 줄 모른다 하니 일단 가위바위보를 하면 자기가 방법을 알려 주겠단다
언니 오빠가 하는 걸 어깨너머로 배운 솜씨로 강의를 하겠다니 참...
글자를 모르면서 그림만으로 외운 듯 제법 설명을 한다
언니 꺼 만지면 안 된다 했더니 언니 꺼가 아니고 자기 꺼라네
언니와 오빠가 중복되어 필요 없는 카드는 윤지에게 줬고
엄마가 따로 포켓몬 카드 정리 케이스를 사 줬단다
그 걸 할머니에게 보여주면서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지 자랑하는 거다
한바탕 포켓몬 구경이 끝나고
이제는 어린이집에서 유치원으로 옮겼다고
유준이는 어린이집 다니고 자기는 유치원 다니고 언니 오빠는 학교 다닌다는 설명을 한다
그래서 영어공부를 한다네
어린이 프로그램을 영어 버전으로 보면서 단어를 이해하는 듯
일요일 오전에는 클레이를 색깔별로 여러 봉지 뜯어서
모양 찍어내기도 하고
클레이 찍어내기가 시들어져서는 그림그리기로 과목이 바뀌었다
윤지가 안 보여서 찾았더니
놀이방 한쪽 구석에서 물감을 짜서 붓으로 칠하고 있네
물을 버리고 깨끗한 물로 새로 받아주겠다 했더니
그게 좋겠다고 하는 중이다
윤호는 토요일 저녁에 예전에 맞춰놨던 500 피스 퍼즐을
집에 온 손님이 실수로 쏟아놔서
새로 맞춘다고 아빠와 할머니도 도와서 완성했다
할아버지가 그 걸 보시고는
테이프로 고정 시켜 두라고 하니 윤호가 고정시키는 건 싫단다
자기는 퍼즐을 맞추는 자체를 좋아하니까
다음에 또 쏟아서 낱개로 다 해체 시켜서 새로 맞춰 볼 거란다
윤호와 나는 퍼즐 맞추어지는 과정에 짜릿한 즐거움을 느끼는데
할아버지는 급한 성격에
막막한 상태로 그림을 맞추려니 속에서 천불이 올라오는 것 같아서 내다 버리고 싶은 심정이라네
일요일 오전에 아이스하키 하러 갔다가 오후 3시가 넘어서 집으로 온 윤호가
과학 수업시간에 있을 법한 질문을 해서
물에서는 얼음이 완벽하게 뜨지 않지만
기름이 있으면 어떻게 다른지 아빠가 실험으로 보여줬다
먼저 식용유를 컵에 붓고 그다음 얼음을 넣고 그 후에 물을 부었더니
얼음은 물 위로 올라와 식용유 속에 가라앉았다
이론으로 알고 있는 사실을 실험으로 보고는
어른들(나와 남편 아들)이 더 신이나서 비중에 대해서 한 참 이야기가 이어졌다
물컵 속에서 얼음이 녹는 속도보다
기름 속에서는 훨씬 천천히 녹는 걸 보고 그 이유에 대해서도 의견을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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