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네다 공항에서 택시로 50분 걸려 밤 11시 20분에 카마쿠라에 도착했으니
첫날은 아무것도 본 게 없다고 해야겠다
집구경을 다 하고 드는 생각은
이렇게나 정성을 다해 집을 지은 주인이 세를 놓는다는 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아서 남편과 이야기하다가 집주인이 갑자기 은퇴를 했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생겨서 집을 빌려주기로 한 것 같다는 추측성 결론을 내렸다
다음 날 아침
여섯 시 지난 시간에 거실에서 유준이 소리가 들린다
할아버지가 나가서 우리가 자는 방으로 아이를 데리고 오니 반가운 듯 침대에 오른다
방에는 더블 침대가 두 개 있고 발 아래쪽으로 벽장과 서가가 있다
방 한가운데 기둥이 있는 게 특이하다
아들 부부가 사용한 안방에 딸려있는 옷장은 폭이 꽤 넓다
(내부는 현대식 옷장처럼 옷걸이며 수납공간이 잘 되어있다)
벽면은 특수한 흙이라고 하던데 나는 들었어도 잊어버렸다
집에 사용한 나무는 전부 삼나무(스기)를 사용했다
집 내부의 곳곳에 있는 기둥도 원목 그대로 사용했다
무늬가 선명하고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나무에 감탄이 나오더라
식탁은 거실 바닥에 방석을 깔고 앉으면 다리는 부엌 바닥으로 내려가고 맞은편에는 의자가 있다
부엌에서 사용하는 소품도 원목으로 깎아 만든 작품이다
손님에게 가져갈 찻잔을 올려두거나 음식 담긴 그릇을 올려놓는 용도인 듯
거실의 나무의자도 멋스럽고
설합장도 원목 그대로 멋있다 (어디에 뒀는지 모를까 봐 다섯 개의 에어컨 리모컨을 한 곳에 뒀다)
벽면 곳곳에 장식품이 있고
현관과 바로 연결되는 또 다른 거실이 있다
주 거실에서 나무 문을 닫으면 벽이 되어 바깥 거실은 비밀 공간이 된다
유준이가 내다보는 작은 유리문은 부엌으로 통한다
접대용 찻잔을 받을 수 있는 창문인 듯
세면실에서 유리문으로 나가면 목욕탕이다 (화장실은 따로 있음)
욕조 맞은 편에는 바닥을 물로 씻어 낼 수 있는 옛날식 샤워장이다
거실과 현관 양쪽에서 들어갈 수 있는 다다미방
이불을 넓게 깔아서 아이들 네 명이 여기서 잤다
큰 창문으로 정원을 바라보는 구조이다
다다미방에는 낮은 의자가 두 개 있고 찻잔을 놓을 수 있는 찻상도 있다
거실 밖 마루에서 아침을 먹거나 차를 마시기도 하고
아침 일찍 새 관찰도 한다
침실 앞에 있는 작은 마루( 침실마다 작은 마루와 작은 꽃밭이 있다)
이제는 정원으로
정문에서 집으로 가는 길
작은 문을 지나면 뒤뜰로 이어지고
오른쪽으로 보면 정원으로 이어진다
어른들은 감탄을 하면서 좋아했는데
윤호 유라 윤지는 이 집에서 살기 싫다고 강력하게 항의를 해서
(모기에 물렸다, 지네를 봤다, 거미가 있다, 도마뱀이 지나가는 거 봐서 무서워서 안 되겠다 )
우리가 온 다음 날 바다에서 가까운 대로변에 있고 여행자들 숙박전문 2층집으로 옮겼다
옮겨 간 곳은 불편함이 많은 집이었건만 아이들은 대환영이란다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흥미롭고
방이 4 개이고 거실이 두 개이고 샤워장도 두 개이고 화장실도 두 개에
바다까지 걸어서 갈 수 있고 바로 옆에 편의점이 있어서 훨씬 좋다고 하네
(문제는 한밤중에 오토바이 폭주족이 달리는 소리에 잠이 깰 정도로 시끄러웠다)
2층집에 가서는 사진 찍은 게 없어서 우리가 사용한 방을 나오기 전에 찍었다
단독주택에서도 새로 옮겨 간 2층집에서도 2 인용 침대를 하나씩 썼으니 잠자리가 아주 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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