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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마시는시간

아들 딸에게 바라는 것이 많다면

by 그레이스 ~ 2024. 3. 11.

14 년 전에 썼던 글을 다시 읽어보고는 

요즘 젊은 엄마들도 참작할 내용이라고 생각되어 복사해서 다시 올립니다

그 당시에는 파리에 살던 주연씨와 자주 통화도 하고

한국 오면 서울에서 만나곤 했는데 

독일로 이사하고는 서로 바빠서 좀 뜸해졌어요.

................................................................

 

반듯하고, 생각이 깊은... 많은 장점과 능력을 가진 내 맘에 꼭 드는 후배가 있다.

평소에 어쩜 저리 차분하면서도 상냥할까?

그녀를 보면서 나 자신을 반성하기도 한다.

 

통화를 하는 중에 자기아들의 작은 실수를 지적하면서,

명훈이의  에피소드를 예로 들어서 주의를 줬다는 말을 했었다.(명훈이 카테고리의 - 자동차 구입 편)

자기가 번 돈으로 자기차를 사면서 서른 넘은 아들이 아버지께 상의드리고 허락을 받았다는...

 

혼자서 자란 아들인데도 여러 형제 중에서 자란 아이처럼 원만하고 품성 따뜻한 아이로 자랐더구먼

너는 나랑 많이 비슷한 엄마구나~

 

통화 중에 내가 들은 어떤 이야기를 해줬다.

많은 엄마들은 자녀들이 스무 살이 넘으면, 

똑똑하고 유능하면서 또한 의젓하고, 사려 깊고,

어른에게 공손하고, 동료들을 이끄는 리더십이 뛰어나고,

그렇게 바라는게 많아지는데, 그게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게 아니잖아?

 

어느 집에서 있었던 일이란다.

공부하다가 늦게 오는 고등학생 아들을 위해서 밥을 한 그릇 남겨 놨는데,

식사를 하고 온다던 남편이 늦게 와서는 저녁을 안 먹었다면서 밥을 달라기에

밥은 없다고 라면을 끓여줬고,

10시쯤 온 아들에게 밥을 차려주는 모습을 보고 남편이 서운해서 화를 내더라는...

 

설령 남편이 미워도 교육을 생각한다면,

당연히 남편에게 밥을 드리고 아들에게 라면을 끓여줘야 하지 않냐고, 내가 말했지

 

아버지보다 더 위함 받은 아들이 어떻게 공손을 배우고, 사려 깊은 사람이 될 것이며,

자기가 먼저라고 배웠는데 어떻게 리더십을 키우겠느냐고?

안타깝게도 10년 후에 어떤 아들, 딸이 될지를

중학생, 고등학생 시절에 엄마가 만들고 있다는 것을 엄마들은 미처 깨닫지 못하는가 봐.

 

분명한 잣대도 없이 자녀들이 짜증 내고 성질부릴 때마다 기분을 맞춰주고 다 받아주는,

엄마가 자녀들의 시녀가 된듯한 일상

참 어이없는 요즘의 현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마도 한국에만 있는 특수한 상황이겠지?

 

"엄마의 말과 행동이 자녀들의 앞길을 밝히는 등불이다."

이렇게 다짐을 하면서도

나 역시 반성해야 하는 일만 날마다 반복하고 있으니...... 

 


  • 그레이스2010.04.10 22:02
    다 그렇지는 않지만
    요즘 사십대들 지나치게 아이들 위주로 살아가는 것 같아.
    이야기를 듣다보면 이건 참~ 아니다 싶은 때가 한두번이 아니더라구.
  • hyesuk2010.04.10 13:34 신고
    이 글을 읽으미 저도 쫌 반성이 많이되네요..ㅠㅠ
  •  
  • 씨클라멘2010.04.13 01:43 신고

    집안의 가장을 제대로 대접하지 않는데 어찌 한 집안의 질서가 잡힐지..
    요즘 엄마들의 자기 아이 왕으로 떠받드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이건 아니다~싶은 생각이 자주 들더군요.
    다들 주변 사람은 안중에도 없는 왕 노릇만 시키겠다니~~ 쯧쯧.
    이렇게 다시 짚어주시니 저도 다시 한번 새겨두고 명심해 봅니다.

    근데 언니가 후한 점수를 주시는 그 후배는 참 행복하겠어요.
    사리 판단 분명하시고 멋진 엄마이자 본받고 싶을 인생 선배님이 그리 말씀해 주시니 말이죠~^^

    • 그레이스2010.04.13 08:11

      그 후배가 파리에 사는 누구라고 콕 집어줄껄 그랬나?

    • 씨클라멘2010.04.13 16:44 신고

      누구를 말씀하시는 줄 알고 있었는데요~ㅎㅎ
      그 후배가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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