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는 - 선비 사, 나눌 별, 곧 즉, 다시 갱, )
사십 대 중반 삼국지에 빠져 열심히 읽었던 시기에 있었던 일이다
몇 권째였는지도 또 주인공 장수가 누구였는지도 잊어버려서 생각이 안 난다
기억이 소실되어 중국사를 읽었던 것도 지금은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수도 없다
(추가, 관우를 사로잡은 장수로 유명한 오나라 여몽의 일화이다)
그즈음 어느 날 동기모임에 가서 다양한 수다가 쏟아지는 중에,
친구 한 명이 대구에 사는 A의 근황을 이야기하면서
학교 다닐 때 나보다 공부도 못했고 어리버리했다면서 깎아내리는 발언을 하기에
모임에 참석한 10 명이 넘는 친구들에게 할 말이 있다고 하고는
사별삼일 즉갱 괄목상대 고사를 들려줬었다
(장수중에 한 명이 글자를 몰라서 동료들에게 수모를 당했던 후
3 년이 지나서 다시 만났을 때 역시나 글자를 모를 거라고 짐작하고 무시했으나
그동안 절치부심으로 공부해서 아주 달라진 모습을 보고 놀랐다는)
우리가 기억하는 친구의 모습은 스무 살이 되기 전이다
그 이후에 어떤 공부를 하고 어떻게 발전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데
20 년이나 세월이 흘렀는데도 과거의 그 모습으로 판단하는 건 너무나 실례라고.
헤어진 지 3 일만 지나도 놀랄 만큼 달라지니까
함부로 사람을 판단하지 말라는 고사를 예로 들어서
말 실수하지 말자고 부탁했던 일화가 있다
그 일이 있었던 이후
작은아들에게도 그날의 일을 얘기해 주고
술 마시며 친구들과 얘기하다가 누구는 학교 다닐 때 공부 못 했다거나
수준이 떨어졌다는 식으로 말하면 안 된다는 주의를 줬었다
(학교 다닐 때 1등을 했더라도 자랑거리가 아니라고)
자녀들 공부에 예민한 젊은 주부들 사이에서
잘 나가는 친구에게 그런 식의 험담이 있었다는 사례를 듣고
인격적으로 많이 부족한 사람이니 맞장구치지 말라고 한마디 했었다
......................
추가,
관우가 사로잡히고 죽임을 당한 것도
후세 사람들이 평가하기로는 상대를 무시하는 관우의 오만 때문이라는 게 핵심이었다
여몽을 적장으로 인정하지 않고
무식하고 전술도 형편없을 거라고 얕잡아 본 결과라고
여몽은 처음에는 무식했으나 배우려고 노력했고
지위가 높아지고 나이가 많아진 후에도 계속 공부를 했다고
그리고 겸손했다고 기록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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