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위의 부모님과 여동생(+ 조카)이 4 박 5 일 머물 예정으로
이태리에서 파리 아들 집을 방문한다고 했던 게 5 월 3일이었다
3 일 저녁은 피자를 시켜 먹었다 했고
그분들은 이태리어만 하시니 동생이 서툰 영어로 말하면 사위가 이태리어로 통역을 해 줘서
겨우 인사말과 알도가 이태리를 다녀온 이후 4 개월 만에 많이 컸다는 얘기를 하고
서로 공감하는 정도로 대화를 끝냈다고
식사 후 가족들끼리 대화 나누시라고 일어나니까 기념사진 찍자고 해서 한 장 찍었다네
다음 날은
8 시 반 즈음에 아침을 먹으러 카페에 갔단다
동생은, 오믈렛과 커피 크로와상을 시켰다는데
다른 사람들도 비슷하게 시켰다고
그런데 나중에 결제한 금액을 알고 헉! 소리가 났다고
아메리카노 3 잔 카푸치노 2 잔 에스프레소 1 잔 주스 1 잔
바케트와 크로와상 등 빵 종류 알도용 과일과 조카가 고른 것
그 게 전부인데 한국돈으로 30 만원이 나왔더란다
시엄마가 잽싸게 결제해 버려서 사위는 황당한 표정이었고
아무리 에펠탑이 보이는 곳이라도 그렇지 비싸도 너무 비싸다고
사위의 여동생과 장모는 놀란 표정으로 서로 쳐다봤단다
아침은 카페에서
점심은 밖에서 사 온 음식으로 사위가 식탁에 차렸다네
여동생은 되도록 알도 눈에 띄지 않도록 피하면서
알도가 친할머니와 시간을 보내도록 신경을 썼단다
다섯 살 사촌누나도 알도를 많이 예뻐하고
디저트로 먹은 케이크와 와인이 특별히 좋았다고
식사를 할 때마다 와인은 생수처럼 필수로 마시는 문화가 낯설면서도
와인을 좋아하는 자기에게는 아주 만족스러운 문화란다
저녁은 드디어 사위가 직접 요리하는 중 (재료는 카페에서 아침을 먹고 산책하면서 쇼핑을 했다고)
엄마는 아들이 요리하는 모습을 지켜보시고
로즈매리와 세이지는 우리도 육류 요리할 때 자주 쓰는 거라서 익숙하다
양가 어머니는 사위가 차려준 음식을
수고했다고, 고맙다고, 잘 먹겠다고 인사하고 다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졌단다
마지막 사진의 설명이 걸작이다
주방에 남아있는 흔적은
우렁각시가( 사위) 말끔히 치우고 갔을 테니, 내일 아침에 보면 깨끗할 거란다
여동생의 글을 보면서
나는 친정엄마가 느끼는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불편한 마음이 느껴졌다
우리 나이의 노인 세대들은
시부모가 아들 집에 오셨으면 며느리가 최소한 한 끼 식사는 직접 만든다거나
손님 접대 준비를 하는 것에 익숙해 있어서 그렇지 않은 상황에
속으로는 당황했을 것 같다
또 (내 아들에 감정이입이 되어) 사위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 보면
자기 엄마가 아무리 음식솜씨가 좋은 분이라도
아들 집에 와서 주방에 가서 음식을 만드는 건 너무 속상할 것 같다
장모님이 주방에서 음식 만드는 것도 말이 안 되는 거고
그러니 스스로 요리를 하거나 레스토랑으로 가거나 음식을 사 오는 게 현명한 처신이다
'친정.형제자매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파리소식.10(휴일 오후)그리고, 부부상봉 (4) | 2024.05.13 |
---|---|
파리 소식.9 몽마르뜨 언덕 (9) | 2024.05.08 |
파리소식. 7 (노동절 휴일에는) (8) | 2024.05.02 |
파리 소식.6 (8) | 2024.05.01 |
파리에서의 첫 주말 (6) | 2024.04.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