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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품

수면양말

by 그레이스 ~ 2024. 5. 14.

평상시에도 자주 발이 시리고 쥐가 나기도 하니까

겨울이 아니라도 여름만 빼고는 수면양말을 신고 잠자리에 든다 

보통의 수면양말과 내 것은 사이즈부터 다르다 

눈 쌓인 지방 주민들이 신는 수준으로 크고 속에는 담이 들었다 

침대에서만 신으니까 더러워질 일은 거의 없다 

 

발을 따뜻하게 보호하려고 매일 실내에서 신는 양말은 보통의 수면양말이다 

 

병이 없는데도 다리가 저리고 쥐가 나는 이유는

피가 모자라거나 혈압이 낮아서 피순환이 원활하지 않아서 그렇다는 설명을 들었다

저리고 쥐가 나면 낮에는 수영할 때 발차기 동작하듯이 양쪽 발을 움직이고 

발가락을 무릎 쪽으로 당기는 동작을 반복하면 바로 풀린다 

밤에는 내 의지로 풀 수가 없으니 보온으로 예방하는 거다 

 

오늘 오전 11시에 정수기 필터 교체하러 플래너가 방문할 예정이라서

어제 수영장 다녀와서 미루어 놨던 거실과 부엌 청소를 했다 

남편 방 침대 시트도 교체하고 

 

저녁에 발걸음을 옮길 수 없을 만큼 고관절이 아파서 진통소염 파스를 붙이고 

뜨거운 물에 발을 담가서 발, 다리의 온도를 높인 후에 수면양말을 신고

참기 힘들어지면 먹으려고 병원에서 처방받아 사 온 진통제도 준비해 놓고.

 

아침에 일어나니

고관절은 걸을 수 있을 정도로 회복이 되었다 

또 씩씩하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겠다고, 체중과 체온을 체크하고 

계란을 삶고 식빵을 구워 아침상을 차렸다 

 

수영장 락커룸에서 

속옷을 입고 머리를 말리는 중에 

실내를 관리하는 아줌마가 행운이 있기를 바란다면서 네 잎 클로버 하나를 준다

나는 안 받아도 된다고 행운이 필요한 젊은 사람들에게 주라고 했더니

점심시간에 바깥 풀밭에서 스무 개나 찾았다네 

지금은 락커룸에 사람이 적어서 넉넉하니까 하나씩 나누어주는 중이란다 

 

집에 와서 속옷을 살 때 형태를 잡아주는 두꺼운 종이에 놓고 한 장은 덮어서

유리그릇을 올려놨더니 하루 만에 모양이 잡혔다 

 

 

덧붙여서,

혹시나 고관절 통증을 걱정하시는 분이 있을까 봐 덧붙입니다 

고관절이 아프다고 움직이지 않고 조심하면서 사는 것보다 

내 힘으로 일상생활하면서 통증이 있으면 극복하면서

내가 해냈다는 뿌듯한 승취감도 느끼면서 사는 게 더 좋습니다 

그게 보통의 사는 재미 아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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