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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용돈

by 그레이스 ~ 2024. 6. 13.

5월 31일 아침에 출발해서 6월 11일 저녁 9시에 집에 온 남편은 
골프 라운딩을 무려 4번이나 나갔다고 기분 좋은 표정으로
다녀온 이야기를 하셨다 
당신이 즐거웠으면 됐다고,
나는 괜찮으니 나한테 미안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하고
늦은 저녁을 먹는 남편 옆에서 그동안에 있었던 일을 간단하게 브리핑했다 
 
어제 오전에,
용돈이 다 떨어졌다고 구제금융 100만 원을 요청하시네 
(매달 개인연금과 이자를 받아 쓰기 때문에 나에게 돈을 요구하지 않는다)
 
남편은 신혼시절부터 돈에 관해서는 아주 투명했다 
필요한 액수만큼 달라고 하고, 
남으면 도로 돌려주는 성격이어서 
외국출장을 다녀온 날도 양복 주머니를 다 털어서 내놓고 
근무복으로 바꿔 입고 회사 나가는,
비상금을 따로 챙겨 본 적이 한 번도 없는 사람이어서 
남편의 지갑을 확인해 보고 월요일마다 일정한 액수를 채워 놓았었다 
왜 많이 썼냐,
어디에 썼냐고 한 번도 따진 적이 없었으니 그만큼 믿었던 거지
(카드가 없던 시절에 밤늦게 술집에서 데리러 오라고 전화하면서 술값 얼마를 가져오라는 날도 있었다)
 
경제권이 남편에게로 넘어간 이후로는 생활비를 받아 넉넉하게 쓰다가 
은퇴 이후에는 도로 내가 맡게 되었다.
 
평양에서 태어난 남편은 
물냉면을 좋아해서 여름이면 거의 매일 찾는다
어제 점심에는 불고기와 열무김치 곁들여서 냉면 한 그릇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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