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클래식 음악에 대한 사랑은 대학생 때부터라고 했다
입주 가정교사로, 고등학생 과외를 뛰면서 공부하느라 너무나 고단한 생활을
음악을 듣는 것으로 또 고흐의 그림으로 위안으로 삼았다는 말을 신혼때 했었다
그 이후에도 시동생들이 사고 쳐서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안 방에 누워서 눈물 흘리며 베토벤 심포니를 듣던(아내에게 들켜버린)
그 모습을 잊지 못한다
지금 거실에는 조금 전까지 림스키의 세라자드가 돌아가고 있었는데
40년 더 전에 런던에서 한 장씩 남편이 들어보고 샀었던 레코드 판이다
영국의 로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유명했던 그 시절에 녹음한
글을 쓰고있는 지금은 노예들의 합창이 들리네
그러니 내가 거실에서 테레비 보는 걸 포기하는 게 차라리 나은 방법이지
남편의 오디오 세트를 작은 방으로 옮길 수는 없다
오디오 세트와 테레비를
아직도 어떻게 바꿀지 아이디어가 없어서 이사 후에 현장에서 재 배치를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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