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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마시는시간

스스로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아이

by 그레이스 ~ 2024. 10. 11.

하윤이가 수채화 실기시험을 마치고 교문을 나오는 동영상을 받았다 

시계를 보니 1시 35분 

곧장 집으로 간다고 운전 중이라서 집에 가서 연락드릴게요~ 한다

나도 오전 내내 긴장되어 

평소에는 안 하던 김치냉장고 안에 마른 재료들 적당한 통에 정리하고 

전어젓갈도 꺼내 작은 통에 옮겨 담고 

밑반찬도 만들고 

마른 수건을 물걸레 만들어 닦고...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 

 

손녀가 시험중이라서 심란한 내용은 포스팅하고 싶지 않아서

어제저녁에 임시저장에 두었던 글을 공개로 옮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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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아이 

 

며칠 전 카페에서 너무나 마음 아픈 글을 읽었다 

아들을 결혼시키고 몇 달 후 처음으로 아들 집을 방문한 시엄마에게

며느리가 하는 말이

앞으로 서울 오실 일이 있더라도 우리 집에는 오시지 말라면서 

아들이 보고 싶으면 서울역에서 만나 좋은 식당 있으니 식사도 하시고 

이야기하시다가 내려가는 기차를 타라고 하더라네 

너무나 쇼크를 받아 아무 말도 못 하고 아들 집에서 나와

분당에 있는 딸 집에서 자고 지방으로 내려왔단다 

 

그 이후 5년이 지났지만 

아직 아들 집에는 안 갔고 이번 명절에 와서 2박 3일 있다가 갔는데

며느리는 밉지만 손자가 예쁘고 보고 싶어서 내색 없이 잘해줬다는...

앞으로 어떻게 처신하면 좋아질 수 있겠냐고 묻는 내용이다 

 

시엄마가 지금도 직장생활을 하고,

자기 노후대책이 잘 되어 있어서 자식에게 뭔가를 바라는 게 아니라 

그냥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손자가 커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기를 바라는 딱 그 정도의 희망도 어려운 걸까 

아들 며느리 둘 다 의사라니 최고의 엘리트 아닌가?

 

나는 화가 나기보다

서글프고 허망해서 아무런 댓글도 쓸 수가 없었다

며느리 욕할 거 없다

며느리보다 아들이 몇 배나 잘못하는 거라고

아들을 잘못 키운 거라고 말하고 싶은데 우찌 그렇게 쓸 수가 있겠노?

 

내 블로그에 아이들 키우는 젊은 엄마들이 와서 본다면,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아주 어려서부터 엄마와 좋은 애착관계가 생겼다면 

청소년기에도 사춘기 반항 없이 잘 넘어가고

청년이 되어서도 계속 좋은 관계가 유지된다고,

또 결혼 후에도 마찬가지다 

아들과 엄마의 관계가 쭉 좋았으면

며느리가 냉정해도

아들이 종종 전화를 해서 엄마의 안부를 물을 것이고

손자 사진을 보내준다든지 소통은 계속 유지될게 아닌가

아들도 전화 한 통 없다는 건 

그런 아들로 키운 엄마의 잘못이라고 할 수밖에 없더라 

 

내 경우를 보면

아들이 고등학생 때인지 대학 1학년 여름이었는지 지금은 기억이 헷갈린다 

엄마가 자기에게 큰 기대를 하고 있어서 부담이 된다면서 

어른이 된 후, 만약에 엄마가 기대하는 것만큼 출세를 못하면 

엄마는 어떨 것 같냐고 물었던 적이 있다 

내가 얼른 대답하기를 

니가 아주 평범한 보통의 시민으로 살아가더라도 

너는 인격적으로 엄마가 존경할 수 있는 40대가 되어 있을 거라고 

좋은 인품을 가진 중년으로 사는 그것만으로도 만족할 거라고 했었다 

높게 평가받는 출세도 좋지만 그보다는 좋은 성품의 어른이 되는 게 먼저라고 

 

중학생 이후로 아들에게 수시로 

스스로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아이가 되어야 한다고 했었다 

시켜서가 아니라 자기가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고 

그래야 말이나 행동하기 전에 먼저 생각을 할 것이고 점점 더 발전하게 된다고 

 

능동적으로 자신을 고쳐 나가면 남을 도울 줄도 알고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겠다는 목표가 생겨서 

모든 분야에서 앞장서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더라

 

결혼한 이후에는 두 며느리에게도 

스스로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아이로 만드는 게 

손주들 키우면서 명심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내용이라고 말했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생활하면 

공부는 저절로 잘하게 된다고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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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어울리는 코스모스를 덧붙여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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