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전에 심전도 검사도 해야 하는데
목요일 시티 촬영만 했다고
병원에 와서 검사하라는 전화를 어제 아침에 받았었다
남편이 골프 가면서 차를 운전해서 갈 거라서
금요일은 지방에 다녀 올 일정이 있다고 하고
토요일 오전에 가서 심전도 검사를 하겠다고 했었다
오늘 10시에 집을 나서 주차장으로 가는 엘리베이터를 타고는
당황한 목소리로 자동차 키를 안 가지고 왔다는 남편
자동차 열쇠에 현관 안전 키도 달려 있으니 집에 들어갈 수가 없다
나도 수영장 가방에 비상 키가 달려 있으니...
비밀번호를 적어 놓은 메모를 찾느라
수첩 지갑 휴대폰을 몇 번씩이나 다시 살펴보고 난리를 피웠으나 전부 실패
기억을 더듬어 온갖 조합으로 번호를 눌러 보고
남편의 성격에 성질은 얼마나 폭발했겠냐
제발 포기하고 열쇠 수리 아저씨를 부르자고 했더니
20만원 넘는 돈이 아까워
비밀번호 기억을 되살려 보느라 시간만 보낸다
이미 11 시가 넘었다
춥고 한기가 들어서 더 이상 지체하면 내가 못 견디겠다고
수리 아저씨에게 연락을 하라고 부탁을 해서
뜯어내고 집에 들어온 건 11시 반
전기담요 온도 올리고 이불 뒤집어쓰고 누워 있고
남편은 새 제품으로 교체하는 거 지켜보고 돈을 지불하고 들어 오셨다
새로 받은 현관 안전 키
얼큰한 국을 뎁혀서 점심을 차렸는데 먹는 중에 심상찮은 징조가 느껴져서
밥을 먹자마자 종합 감기약 두 알을 삼키고 다시 이불속에서
산후 몸조리 하듯이 뎁히는 중이다
수술한다는 글 때문에 금요일에는 방문자가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