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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마시는시간

많이 받았으면 많이 주는게 세상 이치.

by 그레이스 ~ 2008. 2. 21.

지난 일요일 친구네 결혼식에 참석못한 H의 소식을 듣고,

부모의 자식에 대한 AS 는 어디까지냐로 우스개 소리를 하곤 했지만

나는 다른 이유로 며칠동안 머리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워낙 공부 잘하는 딸이어서 엄마의 자부심도 대단했었고,

엄마의 뒷바라지 그 정성도 친구들 간에는 화제꺼리였었지.

의대를 졸업하고 의사와 결혼해서 엄마의 도움은 지금도 계속 되었는데...

첫애를 낳고 친정에서 몸조리를 끝내고는 자기집으로 돌아갈때,

 

혼자 사시는 시어머니께서 함께 살면서 아이를 돌봐주겠다고 하셔서 마음을 놨다고 하더라고.

내친구 말이, 자청해서 손주 키워주겠다고한 사돈이 고마워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시어머니가 돌보고,

시어머니에게 쉴 시간을 줄려고,

금요일 저녁부터 일요일 밤까지는 아기를 자기가 돌보기로 했다더니,(사위와 딸은 덤으로 따라오는거고)

 

그로부터 5년동안(그사이 둘째가 태어나서 일꺼리는 더 많아지고)

단 한번도 빠짐없이 토,일요일은 딸가족을 위해서 집에서 봉사한다네.(해외여행도 주중에 갔다오고)

아무리 성의가 대단한 엄마라도 그게 가능하겠냐고?

 

정작 본인은 말한다.

그렇게 매여있는게 너무 힘들고, 부담되고, 몸이 아플때도 있지만,

병원일로 지친 딸이 편안하게 늦잠을 자고,

엄마가 해주는 아침밥을 먹고,이틀을 푹 쉬는게

딸에게 얼마나 큰 행복이고, 재충전할 힘이 되는줄 알기에 그만 둘수가 없다고...

시어머니도 주말엔 자기만의 시간과 해방감을 가져야 주중의 생활이 지루하지않을테고

 

키우면서, 공부시키면서 그토록 나를 행복하게 해줬으니

이 고생도 그 댓가 아니겠냐고 말하네.

그래  얻는게 있었으면 잃는것도 있는게지.

 

경제적인걸 떠나서 얼마만큼 자식을 위해서 나를 희생할 수 있으려나?

자식은 부모에게 얼마만큼 정성을 다 할까?

친구 황귀련이의 딸가족에 대한 봉사를 보면서

며칠째 리포트 숙제를 미뤄 놓은듯이 머리속이 맴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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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 아무리 그래도 일단 부모가 되고 어른이 되었으면
    자기 역할은 자신이 어떡하든 해결을 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자기가 원하는 것을 다 가지려 다른 사람의 희생을 필요로 한다면
    이기적이고 자기 중심적이라고 생각해요.
    부모님도 당신 인생을 가지실 시간을 뺏지 않도록 배려함이 자식의 도리라고 생각하고요.
    어른이 되고 성인이 된다는 것은 자기 명예나 성취 뿐 아니라 역할도 제대로 해야 하는 것이라고요.

    • 그레이스2008.02.26 20:42

      참 맞는 말인데,
      친구네는 딸의 전문의 취득과 더 높은 성취(진료과장) 때문에 두 어머니의 희생이 있었지만

      예전에는 몰랐던
      출근하면서 아기 키우는 엄마들의 안타까운 글들을 읽고나니,
      (아침마다 잠도 못깬 3살,4살 아들 놀이방에 맡기고 출근하는 엄마가
      과로에,
      작은애의 정서불안에 마음아파하는 사연)
      아직은 우리나라 실정으로는 누구의 도움없이는 무리구나 싶더라구요.
      더구나 경제적으로 빠듯해서 남의 도움을 받을수없는 사정이니
      퇴근후 밤중에 일하고,
      아침도 못먹고 애들 챙겨놓고 출근하고...
      그래서
      출산율이 자꾸 떨어지는게지...
      내 생각은 그래요.
      옛날보다 요즘 부모들이 많이 이기적이 된 것도 사실이지만
      많이 힘들어하는 자식에겐
      부모가 도움이 되어야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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