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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마시는시간

똑같은 풍경을 봐도 느낌은 제각각.

by 그레이스 ~ 2008. 7. 29.

여동생과 어린 시절의 엄마 얘기하다가,

나는 좋았던 기억,엄마의 조언, 본받고 싶은 장점들을 많이 기억하는데,

동생은 야단맞고,혼났던... 아쉬웠던 일들이 많이 생각난단다.

 

내 기억속의 동생은

꺾을 길이 없는 그 성격 때문에 혼나는 일도 많았지만

야무지고, 깔끔하고, 똑똑해서 엄마의 칭찬을 많이 들었었다.

 

나는 엄마가 여동생을 편애한다고 서운해 한적도 여러 번이었는데...

똑같이 설거지를 시켜도

나는 후딱 해치워서 엄마의 마음에 미흡했지만,

동생은 초등학생일 때도 찬장 속의 양념단지까지, 구석구석 다 닦고 뒷정리를 깔끔히 끝내는 야무진 아이였다.

그러니 "동생보다 못하냐?"는 구박도 받았었는데 그런 건 먼저 떠오르지 않나 봐.

 

내 기억 회로는 고맙고, 따뜻하고, 즐거웠던 일들만 크게 편집되는 단순 회로이고,

동생은 버리고 싶은 자기의 실수들이 더 크게 부각되는... 완벽하고픈 성격.

 

동생아!

즐거웠던 순간들만 추억해라~

마음을 흐뭇하게 하는 아름다운 일들만~~~

좋은 기억들은

나를,

순간순간  감미로운 꿈속을 걷게 하더라~~~

 

  • 같은 시공간속에서 같은 풍경을 바라보고
    느낌은 좀 달라도 그 기억을 공유해서 추억하고 얘기 나눌 수 있는 사이..
    그런게 바로 인연맺음이고 서로 관계있는 사이일테죠.
    같이 공유한 기억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 사이인지..
    이곳에서 더 절실히 느낀답니다.

    또 그래서 온라인 인연이 오래 갈려면 기억을 공유할수 있는 오프라인이 시간이 존재해야 함도
    새삼 느끼고요.^^

    • 그레이스2008.07.29 10:54

      동생들에게 나는,
      훈련소 조교같은 존재였다 하네.
      아마도 환경이 그렇게 만들었겠지만
      우리형제자매들은 초등학교 입학하기전3~4 년 동안은 할머니댁에서 컸었는데,
      그 어린시절에 '어른이 안계시면 내 책임이다' 는 걱정으로
      동생들 돌보던게 그 이후에도 버릇이 되어서
      항상 살펴주는 큰언니,큰누나 노릇하느라
      친구처럼,허물없이 깔깔거리는 관계를 못해봤어요.
      마흔이 넘고 오십대가 되니 편한 사이가 되어가네요.

  • 희망2008.07.29 18:47 신고

    ㅎㅎ 저도 동생들 말이 아주 무서웠다네요
    4남매의 맏이였어요
    아마 그레이스님도 그런 처지(?) 때문에
    동생분들이 그렇게 기억하시지 않나 생각되는되요

    그래도 그레이스님이 좋은 길로 닦아 놓았으니
    동생분들도 아주 바른길로 걸어 오셨으리라 추측되는되요^^

    • 그레이스2008.07.29 21:10

      제부가 지금 부사장님이고,
      여동생도 오랫동안 조직생활에 단련된 아주 세련된 부인이예요.
      그래도 내눈에 언제까지나 동생으로 보일 뿐.
      동생들이 어떤 직업,어떤 직위에 있든지 나는 항상 대장이죠^^

  • June2008.07.30 07:15 신고

    동생분이 계셔서 그런 아름다운 기억들을 이야기 하실수있으신게
    참 많이 부럽습니다.
    저는 형제가 있으신 분들이 제일 부러워요.

    • 그레이스2008.07.30 09:20

      무남독녀 이시죠?
      친정아버지께서 '무매독자'여서 혼자 큰 외로움을 많이 말씀하셨어요.
      그래서 저희는 (3남 3녀) 형제가 많아요.
      방학때는 온전히 한달을
      시골 할머니댁에서 캠프생활을 하듯이 별별 체험을 하면서 자랐답니다.
      사회생활을 제일먼저 형제자매로부터 배우는 셈이었지요

  • 깨몽깨몽2008.07.30 10:55 신고

    나이들면 여형제가 있어 더욱 좋다고 하던데.
    참 보기 좋으시네요. 함께 운동도 다니시고... ^^*
    저도 맏이라서 그런 지 동생이 어릴 때 제가 대장노릇을 해서 친구라기보다는 무섭게 굴어서 자기는 안좋았다고 하더군요. ㅎㅎ

    • 그레이스2008.07.30 13:27

      제주도에서 최고경영자 세미나가 있어서 지 남편과 가는 길에 부산에 들린거예요.
      함께 운동다니지는 못하고...
      8월 말쯤 강원도에 같이 가자고 약속을 했어요.(우리 촌집에)
      일반적으로
      어느집이든지 큰애가 대장노릇을 하지만
      대게 동생들이 대학생이 되면 효력이 소멸되는데,
      동생들이 결혼을 하고도
      카리스마를 유지하려니까 내 자신이 고달펐어요.

  • 까만콩2008.08.05 05:52 신고

    형만한 아우 없다는 말 ,,, 진리예요 ,,, !!!
    그레이스님 자리실 때 모습이 저랑 언니랑과 비슷하네요.
    야무지다는 말 많이 들으며 자란 저와
    그런 저에게 치이며 이래 저래 맘 상하고 울기도 많이 했던 울 착한 언니 ,,,

    다 자라서 시집가고 보니
    이 세상의 큰 버팀목 중의 하나가 언니더라는 ,,,,
    언니가 아프다는 말을 들으면 가슴이 쿵하고 내려 앉고
    언니네 잘 되게 해 달라고 하늘보며 기도하고
    내가 자라며 언니에게 못되게 굴었던거
    지금부터라도 하나 하나 갚아갈꺼라고
    그렇게 ,,, 매일을 언니 생각을 한답니다.

    • 그레이스2008.08.05 06:45

      나는 동생들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결혼한 후에도 많이 보살폈어요.
      다행히도 계속 내가 더 넉넉한 편이어서 물질적으로도 좀 쉬웠고요.
      마음으로는 엄마대신이라는...
      자매끼리는 나이가 들수록 더 깊어지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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