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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마시는시간

편안함과 만만함의 차이

by 그레이스 ~ 2008. 11. 25.

친절하다.

편안하다.

만만하다.

처음에는 내가 베푸는 친절을 고마워하고 특별하게 받아들이다가,

그게 일상화되어서 편안하게 느끼고,

나중에는 당연히 받아야 하는 권리쯤으로 생각하고 서서히 요구조건이 많아졌다면

이미 내가 만만하게 보였다는 것.

예를 들어서,

친절은 내가 밥을 사주고 돈을 썼는데도 즐겁고 흐뭇한 기분일 때이고,

그 돈이 아깝고 짜증스러울 때는 이미 한계를 넘어섰다고 봐야지.

사회생활에서 특히나 직장생활에서 그 경계를 구분 못하는 건 치명적인 결점 아니냐?

 

동등한 친구관계,

상하관계,

계약에 의한 갑과 을의 관계...

자기의 위치가 어디에 속하는지 사태 파악을 잘하고,

상대방이 아무리 잘해줘도 내가 넘지 말아야 할 선은 지켜야지.

요즘은 편안함과 무례함을 구분 못하는 젊은이들이 너무 많아서...

직원들의 문제점을 말하는 아들의 이야기를 듣다가 엄마가 대답한 단호한 말.

난 그런 건 용납 못하지.

너 혼자만 그런 게 아니라 젊은 시절엔 누구나가 다 그래. 

맘이 여려서 좀 손해보고, 좀 불편해도, 좀 억울해도... 내색을 잘 못한다.

그렇게 반복해서 겪으면서 세상을 알아가는 거지.

 

  •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모르는 젊은이들이 많아요
    저또한 그럴지도 모르겠구요
    저도 요즘은 젊은 사람들 적응어려워요
    언짢을때가 너무 많거든요
    만만해 보여서 겠죠 ㅠ.ㅠ

  • 그레이스2008.11.27 10:23

    아들도 서른살이 넘으니까 말을 시작하기가 여간 조심스럽지않아요.
    그래서,
    항상 이야기를 시작할때는 내가 경험한 속상했던 일을 꺼내어서...시작합니다.
    (아들의 미숙한 점이나 잘못을 지적하면 발끈하는 수가 있으니까)

    살아오면서 경험한 일들중에,
    상대방의 말이나 행동이 화를 내기에는 쪼잔해보일까봐 신경쓰이고,
    그냥 참으려니 속이 상하는 미묘한 일들을 겪을때가 있죠?
    내가 겪은 그런 일들을 몇가지 공개하면서
    이럴 땐 이렇게 말하는게 너그러워 보이고,저럴 땐 분명하게 하는게 더 현명하더라.
    그런데 젊었을 때는 잘 대처하지 못했었고 꼭 그순간이 지나고 후회했었다.
    그런식으로
    아들에게 훈계가 아닌 경험을 얘기하는 방식으로 풀어나가면서 방향제시를 하면
    한결 기분좋게 대화가 되더라구요.

    아들이 병원 직원들에게 베풀고 잘 대해줬더니 처음에는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더니

    점점 당연하게 받아들인다고...

    자기가 호구가 된것 같은데 내색을 하면 쪼잔해 보일까봐... 고민이라는 아들의 말에 

    가족이나,
    친구이거나,
    허물없는 사이라도 편안함이 도가 넘는다고 판단이 될때는

    바로 그 순간에 정색을 해야한다고 했어요
    그게,
    부드러운 표정일수도,의아한 표정일수도,긴장된 표정일수도 상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적절한 말이나 어울리는 표현으로,
    나에게 함부로 할 빌미를 주지말아야한다고요
    표현하기 민망해서 두세번 참으면 그냥 그렇게 끝나는게 아니라
    내 속은 더 상하면서도 점점 풀기 어려워진다는 조언이었어요.

    • 희망2008.11.30 02:58 신고

      바로 표현해야 한다는 말씀이시죠
      제 경우는 참다가 나중에 기회가 되면
      유머스럽게 말해보려고 노력했었어요
      아이들이라면 몰라도 알아듣겠거니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네요
      언잖거나 도가 넘으면 바로 정색을....
      또 잘배우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 그레이스2008.11.30 09:13

      내 경험으로는,
      남이 아니라 아주 가까운 남편과 아들이라도
      한번 두번 참으면 서운함이 쌓여서 나중에 폭발하게 되더군요.
      상대방은 이쪽에서 서운한 줄도,참는 줄도 전혀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나는 혼자 참다가 그게 쌓여서 나중에는 아주 사소한 일에 발끈하게되고
      남편은 지나간 건 모르고 그 순간만 기억하니까
      이렇게 사소한 일이 화 낼 일이냐고 속좁은 여자로 오해하게 되고요.
      남들 하고도 마찬가지로
      상대방은 내가 불쾌한지도 모르거나 신경 안쓰고 지나가는게 대부분일꺼예요.
      '아닌건 아니다'고 그자리에서 표현하는게 서로에게 도움되는 일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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