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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여행

여행후기.3 전통과 문화.

by 그레이스 ~ 2009. 1. 4.

 

 

 

 

 

명훈이가 사는 집엔 유리창문이 밖에 있고,나무로 된 덧문이 안쪽에 있다.

마을전체가 그러하니 하나의 규칙이리라.

 

화창한 날 덧문을 열고 햇볕을 받아들이는 일이 얼마나 상쾌한지

또 그 햇볕으로 집안이 얼마나 따뜻해지는지는 우리 주부들이 익히 알고있는 일.

 

그렇게 반가운 햇살인데도 조금만 지나면 덧문을 닫고 커텐까지 치고 전기불을 켜곤 했었다.

일부러 어둡게 해놓고 전기불을 켜는 형국이니 얼마나 웃기는 일인가?

 

올여름,작년 여름,그전해에도 3년을 계속 여름에만 갔었으니

눈에 보이지않는 틈으로 들어오는 찬바람의 위력을 어찌 생각이나 했겠는가?

 

겨우 방하나,거실 하나인 이 쬐끄만 집에 한달에 집세를 400만원이나 내면서

이런 불편까지 감수해야하다니 이게 말이나되냐고

런던의 엉성한 집들에 대해서 욕을 한바가지나 했었다.

 

실내온도를 24도로 맞춰놓고 지내는데도 외풍때문에 창문옆의 컴퓨터책상에 앉을려면

덧문을 닫고도 다리를 모피옷으로 칭칭 감싸고 있어야했다.

물론 옷도 한겹 더 껴입고...

한국의 완벽차단 유리창틀이 참 그립더라~~~

 

(부산 우리집은 햇살이 쨍한 날에는

아침부터 난방을 꺼놓아도 거실로 안방으로 들어오는 햇살 때문에 실내온도가 27~28도까지 올라가는데...)

 

런던시내의 대부분의 집들이100년 이상씩 오래된 집이어서 옛날식의 집 그대로이고,

그중에는 1690년대 후반부터 1850년대 까지 있었던 창문세(창문의 크기와 숫자로 세금을 거뒀던) 때문에

거의 창문이 없다시피한 집들도 있더구만 그 많은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옛모습 그대로 살아가는

런던시민 아니 영국국민들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싹 뜯어고치는게 아니라 약간씩 손봐서 불편한 부분만이라도 개선하면 살기 편하련만,

모두들 전통을 그대로 보존하는 쪽으로 찬성을 한다니!!!

(싫으면 새로지은 건물이 있는 곳으로 이사를 가야겠지?)

 

우리에게 양반마을에서 혹은 전통마을에서 그대로 살아라고 하는 것과 같은 일인데도...

낡은 계단 등등...전체의 조화를 위해서 우리는 모두 그 불편을 감수할수있을까?

보름동안 여러가지 불편으로 고통을 받으면서도 많은 생각도 함께하는 시간이었다.

 

전통과 그 문화를 오랫동안 보존하고 지켜나가는 것은

그곳에 있는 한사람 한사람 모두가 손해를 보고,불편을 감수하는 그 댓가로 이루어진,

바깥면이었다는 것을 스쳐 지나가는 관광객들은 잊고 있겠지?

 

  • June2009.01.05 06:55 신고

    그레이스님
    새해에 복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셔요.
    여행은 멋지셨던것 같어요.
    바쁜 작년이였는데....금년은 건강하셔서 더 즐거우시면 좋겠읍니다.

    답글
    • 그레이스2009.01.05 12:56

      이제 돌아오셨군요^^
      빈집에 가서 새해인사를 드렸어요~

      저도 이제야 바쁜일이 지난간 듯 합니다.
      다음주 부터는 또 새로운 시간표가 기다릴테고요~
      열심히,활기차게,즐겁게 - 올해의 목표랍니다~

  • 희망2009.01.05 08:28 신고

    빌딩도 다닥다닥 붙어있는것도 인상적이었는데
    그것이 다 규제라 하더라구요
    우리나라는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난리법석인데 그곳은 저렇게 큰(?) 불편도 감수하네요^^
    우리도 전통을 지키는 불편함을 조금씩 감수해서 우리것을 지켰으면 좋겠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답글
    • 그레이스2009.01.05 13:03

      아침 일찍 이웃집 문상으로 먼길을 갔다왔더니 기운이 다 빠졌어요.

      전통을 지키고 보호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내 자신부터 불이익을 감수해야하는데...
      우리나라에선 누구나 약간만 불편하다 혹은 내가 손해본다 싶어도 못견디잖아요?
      저렇게 규제를 했다고(십분의 일이라도) 상상만 해봐도
      불평불만으로 끔찍한 혼란이 일어날 것 같아요.

      희망님도 즐거운 나날을...

  • 씨클라멘2009.01.05 10:06 신고

    다들 유럽은 선진국이라 분류되니 일상의 편리함이 우리나라 보다 더할텐데..여기지만~
    여기 살아보면 우리 나라 좋은 나라, 편한 나라임을 실감합니다.
    우리 나라처럼 빨리, 편하게만 찾다 보면 이 곳 생활에선 홧병 나기 딱~이고요.
    하지만 느림의 미학이란게
    얼마나 자연스럽고 자연과 환경에 순응하는 삶인지를 깊이 배우게 되어
    사람이 순해지고 여유를 좀은 배우게 되니 고마운 일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레이스 언니~~
    새해 인사가 늦었지요?맘으론 드렸지만...
    새해에도 건강 하시고
    여유롭고 멋지고 당당한 언니의 일상을 보고 배울수 있기를 기대 합니다.
    새해 복 가득 하세요~~!

    저도 밍기적 거리느라 출발이 좀 늦었지만~~
    다시 감사한 맘으로 홧팅을 다짐해 봅니다.

    답글
    • 그레이스2009.01.05 13:21


      정말이지 우리나라 좋은나라야~
      가전제품 고장났다고 신고하면 제깍 와서 고쳐주지,
      집수리한다고 인부들 부르면 바로 와서 일해주지,
      배달 신속하지,
      물가를 감안해도 비용은 또 얼마나 싸냐고?

      나는 느림의 미학 너무싫어!!!
      하루만에 와야할 배달이 삼일 걸리더라구.
      그것도 언제 올지 모르는 상태에서...
      전화하면 배달하는중이라 그러고...
      누가 그러더군,
      벽 색깔 바꾼다고 페인트 칠 맡겼다가 홧병났다고...
      주연씨는 이제 외국생활이 십년쯤 됐지?
      그러니까 어느정도 적응이 되었겠지만
      손주 생겨서 그옆에 살고싶어도 오래사는건 불편해서 나는 여행만 다녀야할까봐.

      통화를 해서 그런지 느낌으로는 꼭 만났던 것 같아.
      상현이네 가족도 건강을 최우선 목표로~ 화이팅 !!!!!

  • 화앤문2009.01.05 15:40 신고

    저는 독일의 추운 집에서 단련이 되서 그런지 반포의 춥다는 이 아파트가 덥기만하네요^^

    답글
    • 그레이스2009.01.05 20:57

      아~ 반포였구나!
      이번에 날짜가 어긋나는 바람에 만나지도 못했네요.
      수진씨 왔을때 화앤문이랑 같이 볼려고했는데...

      이제 3개월 지났으니 앞으로도 한~참은 독일생활의 좋은점이 더 생각날텐데...
      무질서하고,
      무례하고,
      소란스럽고,
      눈에 보이는 못마땅하고 나쁜점들...한동안은 스트레스 많이 받을껄요?
      사실,
      열거할 필요가 없는 그들의 많은 장점들.
      주연씨가 말한 <느림의 미학>도 그 뜻을 잘 알면서도 내가 딴지 걸었지?
      몸이 불편한 할아버지가 보조기구에 의지해서 천천히 한발 한발 버스에 오르고 앉을때까지
      버스 안에서 기다리는 많은 사람들 한마디없이 다 기다려주는 참을성...
      5분만에 와야하는 버스가 20분이나 기다리게 했는데도 아무도 불평없이 기다리는 사람들...
      늦게온 버스기사에게 왜 늦었냐고 물어보는 사람도 없고...

      남을 배려하고 기다려주는...
      그리고 감정을 절제할 줄 아는...
      볼때마다 겪을 때마다 마음에 울림이 많은걸 어떻게 부인하겠어요?

      그래도 긍정적으로 좋은점을 크게 보면서 서울생활에 잘 적응해야죠?



  • 소나무2009.01.06 18:03 신고

    늘 보는데 게을러서 새해 인사도 이제서야 하네요. 새해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저도 유럽 여행 처음 갔을때 참 충격이었어요. 다들 우리처럼 사는 줄 알았는데요
    색다른 경험, 문화와 역사의 힘을 새삼 느끼고 왔답니다.

    답글
    • 그레이스2009.01.06 20:47

      아~ 반가워요^^
      참 오랫만이네~
      오늘 하루는 책 읽느라고 운동도 안가고,음식쓰레기 버리는 거 말고는 집밖을 안나갔네요.
      마지막 장을 읽고나니 6시.
      하루가 왜 이렇게나 짧은지??

      여행은,
      그곳이 어디이든지 사람을 참 깊이있게 만들어주지요?
      생각의 깊이와 넓이가 달라져서 돌아오는...

      똑같은 곳을 다시 가봐도 전혀 다른 각도의 새로움을 또 느끼고...

  • boss2009.01.07 13:40 신고

    마을 전체가 그렇나보죠?
    대단하네요...
    전통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게 아니라는걸 실감하네요...

    답글
    • 그레이스2009.01.07 18:21

      내자신에게 묻고 답하고...
      나는 얼마나 내 이익을 양보하고 조화로움에 맞춰갈 수 있느냐?

      마을 전체가,시민 전체가 성숙한 시민의식이 있어야겠지요?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폭이 좁아서 리모델링 했으면 좋으련만 그런건 손댈수가 없나봐요.
      새로운 나무로 똑같이 바꿀수는 있어도...

  • 까만콩2009.01.08 03:03 신고

    올해는 여름방학이 한주 줄어드는 대신에 겨울방학이 3주정도 된다고 하니
    올 겨울에 한국 나가면
    그레이스님이랑 화앤문님이랑 같이 봐요~~~ ^0^
    화앤문님도 목소리만 듣고와서 많이 서운했는데,,,,

    그레이스님 ,,, 저희 맛있는거 사주세요~~~ ^0^

    답글
    • 그레이스2009.01.08 09:59

      올 연말엔 일찍 스케줄을 정합시다.
      맛있는거 뭘 원하는지도 정해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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