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소한 일들

손톱... 그리고 사연 하나.

by 그레이스 ~ 2009. 6. 25.

 

 

명훈이 고등학교 2학년 봄 어느날.

 

가족 모두가 식탁에 있었으니 아마도 일요일 저녁이었겠지?

 

조심스럽게 엄마의 화장에 대해서 물어보는 말.

 

"화장 많이하는 걸 좋아하세요?"

 

"왜? 화장하는게 싫어?"

 

"아니... 나는 싫어하지않는데,우리반 어떤 애가 엄마 화장에 대해서 뭐라고 했어요"

 

"뭐라고"

 

"연예인 같다고..."(요정 마담 같다고도 했다는...)

 

내가 당황하지않게 남편이 거들었다.

 

"나는 꾸미는 여자를 좋아한다."

 

"아버지 취향에 맞춰서 엄마가 화려하게 하는거니까 니들은 아무소리 하지마라~"

 

가슴이 철렁~~~ 하는데도 애써 감추고,

 

내가 명훈이에게 다시 물었다.

 

니 생각은 어떻냐고...

 

"엄마가 수수하게 화장했으면 좋겠어요."

 

그 당시 고등학교 자모회 대표를 맡았기에 학생들 눈에 자주 보였을테고,

 

보통의 엄마들 하고는 많이 달랐으니...그런 소리를 했을 법도 했다.

 

혹시나 아들이 마음 상했을까봐 밤새 잠들지 못하고 고민을 했었다.

 

생각해보면...

 

새댁 때부터 화장하는 걸로 사택에서 유명했었다.

 

아침일찍 화장부터 하고나서 아침밥 짓는...

 

그래서 나의 맨얼굴을 본 사람이 아무도 없을 지경이었는데,

 

사실은... 죽은깨 있는게 너무 싫어서 그렇게 열심히 화장을 했다는 걸 남들은 알았을까?

 

그렇게 오랫동안 눈화장에,손톱모양까지 열심이었던 내가,

 

명훈이의 그 한마디에...

 

다음날까지 하루종일 고민하다가... 그 다음날로 딱!! 그만뒀었다.

 

(이다음에 엄마가 싫어하는 일은 안하게 부탁할려면 나도 아들이 싫어하는 일은 안해야 할 것 같아서)

 

화장을 하더라도 색조화장은 안하는 걸로...

 

서서히 변한게 아니고 그렇게 하루만에 변해버린 나를 보고,

 

주위의 놀라움은... 말로 다 표현 못할 지경이었다.

 

오죽하면 큰 병에 걸렸다고 헛소문이 날 정도로...

 

 

그후 17년만에  어제 저녁... 우연히 들어간 숍에서 매니큐어를 발랐다.

 

그것도 발톱에 꽃까지...~!!

 

 

 

 

 

 

 

'소소한 일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촌에서.41  (0) 2009.07.06
신촌에서.39  (0) 2009.06.28
간단 메모.  (0) 2009.06.16
계획을 변경하고...  (0) 2009.06.03
번개모임 참석하다.  (0) 2009.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