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에 직장 윗사람과 업무상 의논할 일이 있다고 외출하면서,
소개받은 아가씨와의 만남도 있어서 좀 늦을거라고 했었다.
이래저래 열한시가 넘어서 돌아왔었고,
나랑 잠깐 이야기하다가 일요일에 보내야하는 서류가 있다고 "먼저 주무셔요" 했었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그때까지도 계속 컴퓨터앞에서 일하는 중!!!
7시에 마치고 잠자리에 들어가는 아들을 보니 옛생각이 많이 나더라.
밤샘작업이 연속이었던 남편의 젊은시절도 생각나고...
한창 공부하던 명훈이 학생시절도 생각나고...
집중하면 졸립지않다는 스타일은 아버지를 닮았다.
이틀씩 혹은 삼일씩 그렇게 일을 하고나면 2~3 킬로 체중이 빠지는 것도 닮았고...
나는 시험공부할때도 졸음때문에 별 생쑈를 다 했는데...(그래도 공부해서 살빠진적은 한번도 없었다)
그러고보니 세훈이가 나를 닮았나보다.
세훈이는 막바지 시험공부할때 꼭 책을 들고 서서 공부를 하더라구.
피곤한 상태에서 의자에 앉으면 그대로 엎드려 잠들까봐... (졸음을 이기기 힘든 타입이니 어쩔수없는 선택)
세훈이는 집과 근무처가 완전히 분리되어서 업무의 연장이 없는...집은 쉬는 공간인데,
명훈이는 서재가 또하나의 사무실이다.
그래서 괜히 신경쓰이고,
조용히해야될 것 같고,
나랑 이야기하고 놀자고 떼쓸수도 없고...
주위에서 추천하는 소개팅자리에 몇번 나갔다길래 궁금해서 물어볼게 많았는데,
별 영양가가 없었다고... 간단하게 끝내버리네.
21층이어서 열어둔 창문으로 맞바람이 들어와 시원하기는 말할수없이 좋은데,
까만 먼지는... 설명이 필요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훈이 아파트보다 깨끗해보이는 이유는 바닥의 색깔때문...
방,거실... 모든 바닥이 회색이어서 그나마 잠깐의 눈속임이 가능하다.
냉장고속에는 마시는 종류만 가득.
놀랍게도 밥솥도 없고,부엌칼도 없고(과일칼 하나뿐),쌀도 없고 밥을 해먹을 수 있는 아무런 도구가 없다.
런던에서 이삿짐이 오기를 기다린다나?
콘푸레이크가 유일한 식사인 셈이다.
그래서 나도 좋아하는 빵종류만 잔뜩 사다놨다.(이것도 토요일 처음 사온것- 다음날 다시 빵과 케잌을 )
구두를 신고 슈퍼랑 시장 다니기 힘들어서 아파트옆 시장에서 사온 샌달.
9천원인가? 만원인가? 얼마나 편한지 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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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2009.09.01 12:01
맞아!!우리는 꽃순이였지?
그생각을 깜빡했었네 그래서 내눈에 확 들어왔구나 ㅎㅎㅎ
엄마가 못미더운지...
명훈이가 자기가 하고있는 업무를 공개하면 안된다고 다짐을 시키더라구.
(다른사람이 그 정보를 이용하면 전 정보유출로 구속됩니다 - 하더군)
일에 얽힌 에피소드나 새로운 직장 이야기를 빼고나니
먹거리와 청소밖에 할 말이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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