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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마시는시간

주어진 시간이 20일 뿐이라면?

by 그레이스 ~ 2009. 12. 10.

 

달력을 보니 12월 10일.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마음에 접어두고 미처 챙기지못한 일은?

연초의 계획에서 이루어진 것과 꿈으로 끝나버린 것들.

앞으로 꼭 해보고싶은 일은?

 

식탁위에 종이 한장을 놓고,

한해를 반성해본다.

만약에,만약에 말이지... 내 삶을 마무리해야 한다면?

남은 20일 동안 꼭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나를 필요로하는,

돌봐야하는  아이들이 있는 것도 아니고... 책임과 의무에서는 이미 벗어난 몸.

갑자기 떠난다 해도...

떠나는 순간 애착과 미련을 내려놓기는 어렵지않을 것 같다.

나로 인해서 서운한 사람은 없는지?

미처 갚지못한 마음의 빚은 없는지?

 

주변사람들을 한사람씩 떠올려 본다.

큰 후회가 남지않게 수시로 주변정리를 하면서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남들은 한해를 마무리하는 이즈음 나는 10년 동안을 정리해본다.

50대 10년을 한묶음으로 매듭지어 놓고,

이제는 60대의 문턱에 들어서는 길.

 

또 다른 세계로 들어서는 숙연한 기분도 든다.

 

40대를 마치고 50대가 시작될 때와는 받아들이는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

그때는 가족 속의 나.

내가 돌봐야하는 가족에 대한 책임감이 컸다면,

 

지금은 내자신의 원숙을 위한...

정신적인 나태를 염려해야 하는... 내가 나를 경계해야 하는 시기일 듯.

미리 정리하고 점검해보는 한해 그리고 10년의 마무리.

 

 

  • 그레이스2009.12.10 20:02

    요즘 기분이 우울하냐고?
    걱정을 해주시는 분도 계십니다.
    아마도...
    칫과 다니느라 스트레스를 받는 모양이네요.
    어금니 3개를 뜯어내고 다시 치료하느라 3주가 지났어요.
    내일은 새로 본을 뜨고,
    다음주에 씌우는 작업을 한다고 하셨어요.
    어금니가 없으니 씹는 시늉만 하다가 삼키는...불쌍한 신세가 되었어요.
    연말이라 다닐곳도 많은데 잘 먹을 수 없으니 궁상스럽고 ... 참 그렇네요.

    그렇지만 짜증스러울 정도는 아니예요.
    이 글은 - 파티 같은 들뜬 기분을 차분히 만들고,
    내자신을 반성해보자는 뜻이니까요.

    답글
    • 디오2009.12.14 21:12 신고

      너무 절박한 느낌..
      20일 남았다면..
      남편한테 더 잘해주고..
      그동안 알게모르게 상처를 준 사람들에게 시과를 하고..
      주방도 안방도 깨끗하게 정리하면서 주변정리..

      다음 주면 가깝게 지내던 동생을 두 명이나 한국으로 보내고..
      또 한 명은 델리로..
      그나마 마음을 주고 받던 사이인데..
      한동안 저 우울하게 보내게 될 것같아요.

    • 그레이스2009.12.14 23:45

      날마다 운동하면서 만나던 회원 한명이 암이라는 소식을 들었는데,
      그것도 말기암이라는 진단이라네요.
      나랑 비슷한 나이인데...
      정리해야 할 일들이 많다는 소문을 들으니,
      평소에도 떠날 준비를 해야겠구나~ 그런 맘이 들었어요.
      그리고 남은 가족들 너무 힘들지않게 살려고 발버둥치는 모습도 보이지말자 라는 생각도 들고요.

      타국에서... 정들었던 이웃을 떠나보내는 그 심정 - 얼마나 쓸쓸할까?
      떠나는 사람 보다 보내는 사람이 더 힘드는게 타향살이인것을...

  • Beatrice2009.12.16 21:01 신고

    제가 그레이스님의 블로그를 자주 오게되는 이유중의 하나가 바로 그레이스님의 이런 글 때문인 것 같아요.
    웃어른의 생각들을 엿보면서 교훈을 얻기도 하고 또 저의 미래를 생각하게 되기도 해요. 몇년전까지만 해도 5년후 10년후를 생각하기보다 당장 눈앞의 일들만을 생각했는데 언제부턴가 2년, 3년후를 계획하게 되더라구요. 이곳에서 그레이스님의 글들을 접하게 되면 2년, 3년보다 더 훗날을 생각하면서 지금을 더 충실히, 그리고 나중에 좋은 부모가 되게 더 열심히 바르게 살아야 겠단 생각을 하게 되거든요.
    또 나중에 그레이스님처럼 어른이 되었을 때 지금의 시간들이 부끄럽고 헛되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들게 하네요.^^

    답글
    • 그레이스2009.12.16 23:33

      갑자기 죽음을 맞이한 엄마 때문에 자주 그런 생각을 합니다.
      순식간의 사고에 대해서도...
      그리고
      의연하게 마지막을 준비하시던 아버지.
      병없이 몸살처럼 가볍게 앓으시고 떠나신 할아버지와 할머니.
      여행 떠나듯이 그렇게 떠나신 집안 어른들 때문에
      나도 그렇게 정신무장을 합니다.
      일종의 다짐 같은 것이겠지요.
      생활반성도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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