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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마시는시간

조카.

by 그레이스 ~ 2010. 3. 30.

막내 시동생 아들이 수술을 한다고...보호자 노릇 할려고 내일 서울 간다.

부모복이 없으면 몸이나 편하던지...

 

부정교합으로 생긴 안면기형 - 턱뼈수술과 칫과 교정이 2천만원이란다.

아이가 큰아버지께 전화를 하기전에 여러 날을 고민 했으리라.

돈을 보낼테니 걱정말고 수술날짜를 정하라고 남편이 위로를 하고 내가 올라 가겠다고 했었다.

 

초등학교에 다닐 때 부모가 이혼을 해서 아이를 우리가 맡았었다.

아이 하나 더 키우는 셈치고...

 

초등학고,중학교는 할머니와 살면서,

고등학교와 대학교는 하숙을 하면서,그렇게 혼자서 자라온 아이.

 

군복무를 마치고 매달 생활비를 받아 쓰는게 큰아버지께 죄송스럽다고 열심히 준비하더니,

일년간의 준비기간 끝에 취직을 했다고 해서 작년에 서울에 원룸을 얻어 줬었다.

그렇게 자리를 잡아가서,

학비,하숙,생활비...10년을 훨씬 넘게 보살펴오던일이 이제는 끝나는구나 했는데...

아직도 돌봐야할 일이 끝나지않았나 보다.

 

큰돈이 나가는 게 속상하기보다,

이제는 그애가 편안하고 안정된 생활을 했으면 싶어서...  많이 안쓰럽다.

 

  • 해린엄마2010.03.31 11:50 신고

    비가 오는데.... 길 조심하시구요.
    조카분 수술 결과 좋고 쾌차하길 기도할게요.

    그레이스님 뵙고 많은 이야기가 듣고 싶어지네요. 시부모님 생활비도 계속 드리면서 살았다는 글을 읽었던것 같은데....
    그야말로 맏며느리 셨군요!

    저희엄마도 교사로 맏벌이하시면서 시동생 5명 대학등록금 모두 대고 결혼시키고 하셨는데...
    지금 제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말도 안되는(!) 부당한 일로 느껴져요.
    맏이가 죄인인가...

    하긴. 우리 남편도 두 형제 중 맏이인데 마음가짐이 다르긴 합니다만....

    답글
    • 그레이스2010.03.31 17:54

      어릴때 칫과에서 교정기를 끼웠으면 부정교합이 안됐을텐데 그냥 둬서 그렇다는군.
      성인이 되니까 그것 때문에 두통도 생기고,얼굴도 좌우가 달라지고...
      내일은 수술전 주의사항을 들으러 칫과에 가고,
      2일 성형욋과에서 수술을 한대.
      그후 3일 정도 입원해 있어야 한다는데,나는 토요일 오후에 내려 갈려구.

      우리 세대는 대부분의 맏며느리들이 그렇게 살았기에
      등록금을 대고,결혼비용을 대고,시동생들 분가 시키고...그런 건 푸념을 하고, 원망을 하면서도 해야하는 일로 생각했지 뭐.

      내가 기막혀 하는 건
      결혼을 시켰는데 그 후로도 계속 도와달라고 하는 저 한심함이라니!!!
      집을 사주고, 식당을 차려주고,화물차를 사주고...
      딱! 끊어서 거절할 수없는 이유는 시어머니 때문이지.
      그때마다 한번만 더 도와주라고 울며불며 애원을 하시는...
      (시동생 도와주라고 단식투쟁까지 하신다)

    • 깨몽깨몽2010.04.01 10:30 신고

      제 친구중에 맏며느리인데 결혼하자마자 시부모님이 생활비를 요구하시며 끝없이 돈을 요구하셨는데,
      이제 친정에서도 둘째인데 남동생, 언니,여동생 다 있는데도 선생님인 친구가 다 쫓아다니며 일이 많아서
      이젠 너무 힘들어 울더군요.
      그런데 친구는 까칠한 자기 딸을 보면서 자기를 안닮아서 다행이라고 하는데,
      사실 처음엔 좀 이기적인 친구딸을 보면서 흉보기도 했는데, 한편으론 이해가 가기도 하고...
      그래도, 주는 사람은 늘 주고 ,그것 믿고 끝없이 요구하는 사람들을 보면 좀 밉어요...

    • 그레이스2010.04.01 15:18

      내일 수술하는 날이고,오늘은 사전 주의사항과 필요한 동의서 등등으로 병원에 갔다가 조카랑 점심을 먹고 이제야 돌아왔어.
      나는 좀~ 다른 경우일꺼야.
      마지못해,어쩔수없이 그렇게 살았던게 아니라 어느정도는 내가 자청했던 거니까.
      다들 나를 어려워 해.
      그런데도 단호하게 거절 못하는 건 우리는 여유가 있고,시동생들은 어려우니까... 어쩔 수 없더라구.
      처음에는 시어머니 생활비를 책임지는 정도였고,
      남편이 대기업에서 나와 수입이 많아졌을때는 집을 사주고 사업자금을 대주면 잘해 나갈줄 알았지
      노력은 안하고 다 까먹을줄은 몰랐다구.(사준 아파트 담보대출 받아서 주식으로 다 날리고 빚까지 질줄 누가 알았겠어)
      아주 가지가지로 하더라.
      길거리 나가게 할 수 없어서 아파트 전세 얻어줬지.그게 2년 전이야.

      친정엔 큰올케가 완전 장악하고 있어서 나는 졸병일 뿐~~~

  • 깨몽깨몽2010.03.31 15:31 신고

    비가 많이 오는데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조카분 빨리 쾌차하시길...

    맏며느리라고 다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니기에 그레이스님 대단하시네요.
    친정엄마 말씀으로는 복은 짓는다고 하시던데,
    그레이스님께서 큰 마음으로 다 안고 사셨기에 더 많은 복을 받으실거라고 생각합니다.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답글
    • 그레이스2010.03.31 18:07

      30년을 넘게 시댁 형제들을 돌보며 살다보니 이제는 그러러니... 해지네.
      공기가 탁한 곳에서 오래 살다보면 적응이 되어서 공기가 나쁜지도 모르잖아?
      조카애를 돌보는 일에는 불만이 없었어.
      얼굴도 모르는 남에게 학자금을 주는 사람도 많은데...
      그렇게 생각하면 싫다고 할 수 없는 일이지.

      조카에게 경제교육을 시키는 중이야.
      너 이외의 어느 누구에게도 돈을 쓰지말라고...
      너 자신을 위해서만 지출하고 나머지는 철저히 아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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