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차 마시는시간

효도는 경제력과는 무관하다.

by 그레이스 ~ 2011. 5. 5.

아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엄마들끼리 모임을 만들었던게 지금껏 이어지는 게 있습니다.

12명,성적이우수했다는 공통점 말고는 모든게 제각각이었지요.

 

남편의 직업이 변호사 ,작년에 대기업 부사장으로 은퇴한 집 그리고 우리집  3명이 그중에서 넉넉한 편이고,

트럭운전수,공장의 기능직 사원,동사무소 직원등,생활이 빠듯한 가정도 있고...

그런데도 자부심 하나는 대단한 엄마들이었어요.

소신껏 반듯하게 산다는...

아마도 그래서 아들들이 우수했었고 서울대학에 갈 수 잇었다고 생각이 됩니다.

 

살아가는 환경이 많이 다른데도 제가 지금껏 이 모임을 이끌고 오는 이유는,

어려운 환경에도 항상 긍정적이고 밝은 성품을 지닌,

부지런하고 매사 희망적으로 말하는 이 여인들의 마음가짐과 생활자세 때문이라고 말하고싶습니다.

 

대학에 입학한 그해 여름

대학생이 되고 맞이한 첫 여름방학을

현대자동차 일용직으로 아르바이트를 자청한 종혁이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랬더랬습니다.

그 아이의 엄마가 말하기를,

고등학생으로 그동안 힘들었는데 방학동안에 여행도 다니고 싫컷 놀아보라고 했더니,

아들이 그러더랍니다.

 

이때껏 아버지께서 해오신 힘든 일을 직접 체험해보고 싶어서 신청했느라고...

저녁마다 온몸에 파스를 도배하면서도 여름 한달을 땀흘리며 공장에서 일하며 아버지의 수고로움을

가슴 깊이 새겼다고 하더랍니다.

종혁이의  어른스러움에 제 마음이 뭉클했습니다.

 

홀몸으로 식당에 일하러 다니며 두 아들을 키운 진규엄마의 이야기도 감동적입니다.

의사가 되어서 서울 아산병원에 근무하는 진규의 속깊음도 다음 기회에 소개하고 싶네요.

 

지난달 모임에서 들은 창영이 엄마의 이야기가 아직도 귀에 남아있습니다.

모임의 일행중 가장 어려운 경제사정으로  지금은 언양의 시골에서 살고있습니다.

농사도 없이... 터밭 조금으로... 생활이 불가능하니까 두 아들이 매달 50만원 생활비를 보내주는 모양이예요.

(창영이 형은 연세상대를 나와서 대기업에 다닙니다)

 

대기업에 다니는 창영이가 올해 과장이 되었다면서 아들의 근황도 들려주더군요.

두 아들이 어찌나 효자인지... 감탄이 나옵디다.

엄마가 어쩌다가 서울에 갈 일이 생기면 아들이 왕복 기차표까지 끊어서 보내줍디다.(엄마 돈 없다고)

시골사람 걱정된다며 서울역에 나와서 기다리고...

'부모님 고생해서 대학 공부 시켜주셨는데 노후는 저희가 책임지겠습니다' 라고 하는 아들들.

시어머니 잘 챙겨주는 두 며느리가 더 고맙다고 하네요.

 

아무것도 물려줄 수 없는,

가난하고, 가진게 아무것도 없는 부모에게도 정성을 다해서 보살피는 자식들이 아직도 주위에는 많이 있더군요. 

가난하지만 반듯하게 살아가는 부모를 자랑스러워하는 자식들...

 

돈문제로 부모자식간에 갈등이 많이 생긴다는 패륜에 가까운 글을 읽고,

세상이 다 그렇지만은 않다고...제 주위의 훌륭한 젊은이들을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coco2011.05.06 12:23 신고

안녕하세요!^^

한달 전 인터넷에서 "이브샴" 검색했다가 그레이스님의 블로그를 알게된 사람입니다.^^

블로그 정리를 너무 잘해놓으셨고,

그릇도 예쁜게 많고, 소소한 일상들을 스케치하시는 능력도 탁월하시고,

뿐만 아니라 자녀들 교육도 배울 점이 많아,

한달 전, 이 블로그를 처음 알게된 후부터 즐겨찾기 해놓고 거의 매일 한번씩 "출석도장" 찍고 가는 사람입니다.

저도 오랫동안 독일에 거주한 경험이 있어서 마음에 와닿는 말씀이나 경험도 많고요...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염치 불구하고 온라인상으로 불쑥 인사드립니다. 이 무례함을 용서하세요~~~ ^^
아들들의 혼사때문에 마음 고생하시는 거 뵈면서 남의 일같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식들이 훌륭하게 성장했다면,

그러면 그럴수록 남은 숙제도 잘 마무리해야할 것 같기에... ^^ (전 아직 딸내미가 대학교 3학년 다니는 학생이라 당장 급한 불은 아니지만, 머지 않아 이 문제가 제 마음을 가장 애타게 할 것 같습니다.^^;;)
가끔 이촌동에 오시는 거 같은데 언제 한번 시간 괜찮으시다면 제가 차 한잔 대접해 드리고 싶어요. (저도 용산 살아요~^^)

그레이스2011.05.06 14:28

반갑습니다~ 코코님~^^
이렇게 인사해줘서 더 고마워요.
전화번호 저장해뒀다가 다음에 기회가 되면 같이 차마시자고 연락할께요.
다시 한번 더 반가워요~
글 남겨줘서 이렇게 인연이 만들어지네요.

  • coco2011.05.06 18:32 신고

    네! 꼭 연락해 주세요!
    그냥 한번 뵙고 싶어요.
    인생의 선배를 만나는 건 항상 좋은 일이니까...
    제가 큰맘 먹고 용기를 내봤는데 참 잘 한 것 같습니다.^^
    온라인 세상으로 인해 삶이 더 풍요로워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럴땐...^^ [비밀댓글]

  • 그레이스2011.05.06 19:56

    서울 가면 연락할께요~
    자주 글 남겨서 서로를 기억하도록 합시다~^^ [비밀댓글]

  • 정소희2012.04.25 06:23 신고

    얼마전에 올리신 "몇가지 일들" 을 보고 이 글이 궁금해서 찾아봣어요..
    가슴 뭉클하고..정말 훌륭한 아들들에 어머님이시네요..
    저도 이렇게 반듯하게 아들을 잘 키워내고 싶어집니다..ㅎㅎ
    얼마전에 누군가자 저에게 요새 교육은.."돈이 없으면 소신이 생긴다" 라는 말이 딱 맞는 표현이라고 해서..
    정말 헉하고..무섭다 햇었어요..
    아이들 미래가 있는데..제발 교육만큼은 돈이 최고가 아니었음 좋겠어요..

    답글
    • 그레이스2012.04.25 10:07

      창영이가 드디어 자기집을 샀다하고,(대출을 많이 받았겠지만 오로지 자기들 힘으로 마련한 것이니까 얼마나 대견하냐)
      또 임신 8주를 넘겼다해서 더 기뻤어. 결혼한지 4년이 되었거던.
      장모님 모시고 벚꽃놀이 나가서, 울산에 계신 엄마생각나서 전화한 기진이~
      "어머니 이 좋은 날씨에 왜 집에 계셔요?" 아들의 말에...가까이 계시는 장모님 모시고 꽂놀이 가라 했더니,
      안그래도 지금 장모님 모시고 나와보니까 어머니 생각나서 전화했어요~ 라는...
      결혼하고나니까 더 엄마를 챙긴다고 하더라구.

      어린시절에 어떤 교육을 받고 어떻게 성장했냐... 그게 가장 큰 문제 같아.

'차 마시는시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들의 위로.  (0) 2011.07.06
남이 잘되면 배아픈 심정.  (0) 2011.05.25
내가 살아가는 법.  (0) 2011.04.08
오래된 친구.  (0) 2011.02.01
샌드위치 세대,억울한 세대.  (0) 2010.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