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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품

진남색 (감청색 = 곤색)

by 그레이스 ~ 2012. 2. 14.

바른 명칭은 진남색이란다.

나는 평소엔 감청색이라 말하고,미쳐 알아듣지 못하면 곤색이라고 덧붙여 말한다. 

곤색은 일본식 표현이라고 쓰지말라고 하는데, 우리 또래의 나이에는 그렇게 익숙해져서...

 

아무튼 지난 토요일.

모처럼 운동을 빼먹고 시내 백화점 나들이를 했다.

지난번 내 생일에 보내온 케잌 교환권도 사용할 겸...

 

춥지않은 날이어서 가벼운 모직 코트를 입고 나갔는데, 다들 새옷이냐고 물어본다.

놀라워라~ 10년도 더 넘은 옷이데 이게 뭔 말이냐고?

 

97년도 IMF 사태이후, 그해 겨울은 모든 가게들이 죽는 시늉을 했었지.

더군다나 고급 수입옷을 취급하는 가게는 그야말로 초상집 분위기였다.

신상품을 고스란히 재고품으로 쌓아두게 생겨서 파격적인 세일가격으로 판매한다고 연락이 왔었다.

 

그때 우리집은 달러로 월급을 받던 시기여서 환율때문에 순식간에 월급이 올라 상대적으로 넉넉했었다.

그러니까 98년 3월에 산 감청색 코트.

 

 

 

 

입으면 적당히 폭이 넓은 모양이지만,펼쳐보면 대단하다.

 

 

 

 

진회색 카라는 펼쳐서 입기도 하고 추운날은 고리를 채워서 목도리를 한 모양으로 만든다.

 

 

감청색 후레야 코트에 딱 어울리는 슬림한 바지.

봄옷인데도 불구하고 색깔 맞출려고 좀 얇은 바지를 입었다.

 

 

 

 

어쩌냐?

저 지퍼가 보이게 입어야 겠으니 힙 까지 내려오는 윗옷은 안되겠고... 길이가 짧은 쉐터가 어디 없을까?

요즘 옷은 다 제쳐두고 옷장을 뒤졌다.

 

부산 내려오기전에 샀으니 최소한 12년은 넘은, 모직 쉐터를 꺼냈다.

진즉에 동생 주었을 껀데 색 배합이 예뻐서 남겨 뒀었나 보다.

 

 

 

 

 

이렇게 차려입고 나갔는데,

이번에 새로 산 옷이냐고, 어디서 샀냐고 물어보네.

엄청난 횡재를 한 기분이다.

 

 

  • 해린엄마2012.02.14 21:22 신고

    좋은 안목으로 고른 고급옷은 10여년이 지나도 여전히 세련미가 있군요.
    패션센스는 타고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세련된 시어머니의 예쁜 옷 물려받아 맵시있게 입을 수 있는 며느님이 부럽네요. 와웅.

    답글
    • 그레이스2012.02.15 07:29

      디자인이 좀 특별하지?
      입으면 착 쳐져서 그런지 한바퀴 빙그르 돌기전에는 폭이 그렇게나 넓은 줄 아무도 모르더라.
      오래되긴 했지만 자주 입지않아서 새것 같아보이나봐.
      새것 같다고, 이쁘다고 하니까 아주 신기하네.

      내가 준 옷들 잘 입는지...며느리에게 못 물어보겠더라.
      가끔은 입겠지?

  • 까만콩2012.02.14 22:42 신고

    어제 ... 여기와서 정신없이 그레이스님 글 읽다가
    화들짝 놀라 시게를 보니 작은녀석 pick-up 할 시간 ..
    후다다닥 뛰어나가며 저도 혼자서 피식피식 웃었답니다 ... ^^

    오늘은 여기 눈이 펑펑 ~~~

    아! 곤색이란 말 저도 잘 쓰는데 그게 일본말이였네요.
    저도 앞으로 조심해야지 ... 감청색 !!!

    제가 제일 좋아하는 색이 감청색이라 ...
    이 스타일 ... 넘 좋아요 .. ^^

    제가 쇼핑에 쉽게 지쳐하는지라 많이 봐야 안목도 는다는데
    그게 안되서 옷도 항상 같은 스타일 ... 심플한 스타일 .. 뭐 그래요.
    근데 시어머님이 물려 주시는 옷이나 사서 보내주시는 옷을 입고 나가면
    다들 ... 와!!! 예쁘다 !! 어디서 샀어? ...물어 봅니다.
    시어머님이 보내주셨다고 하면 ... 다들 안 믿는 눈치예요.
    저희 시어머님도 엄청 멋쟁이시거든요.
    옷에 항상 모자까지 맞춰 쓰시며 ... 저는 절대 못 따라간답니다 ...ㅠ.ㅠ

    그래서 전 항상 그러죠.
    "어머님, 어머님 옷장은 제가 0 순위인거 아시죠? "
    그렇게 ... 시어머님 옷에 항상 군침(?) 흘리는 철없는 며느리가 여기 있답니다 ... ^^

    답글
    • 그레이스2012.02.15 07:48

      처음 내 블로그에 오는 사람들은 한꺼번에 읽느라 오랜 시간 머문다고 하더라만
      수진씨는 예전에 다 읽었을텐데... 바빴던 동안 안읽은 글이 있었던가봐.

      수진이의 안목 때문이 아니라,독일이라는 지역적인 특수성 때문에 스타일리쉬하거나 이쁜옷은 구하기가 어려운게지.
      유럽은 연예인이나 유명 모델이 아니고는 그런 옷을 안입고, 또 입으면 남들이 이상하게 생각하잖아?
      다들 실용적인 옷을 선호하니까..
      서울은 일반인도 다들 그렇게 입고 멋을 내는 곳이니까 자연히 옷이 세련될 수 밖에.
      서울이 유행을 선도하는 곳이라고 명품 브랜드에서도 첫 출시 반응을 살핀다고 하더라.

      나도 예전엔 어지간히 멋을 부렸지만, 이제는 그런 열정이 없어져버렸어.
      그래서 새옷을 사고싶은 의욕도 별로 없고...

      전에 사뒀던 옷 중에서 봄옷을 몇벌 줄려고 하는데... 맘에 드는지 일단 물어봐야겠다.

    • 까만콩2012.02.15 11:10 신고

      물어보실 필요도 없어요 ...
      그레이스님 안목이시면 며느님이 좋아하실 꺼예요 ... ^^

      예전에 저는 어머님이 주신다고 하면 다 받았었어요.
      그리고는 제가 그 중에서 맘에 드는 옷을 골라 입었더니
      어느날 어머님이 물어 보시더라구요 ...얘, 왜 그 옷은 안 입니?
      좀 서운해 하시는 듯한 말씀에 저 , 또 아차 싶었었거든요.
      그래서 그 후에는 주시면 ...
      어머니, 이건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예요 ~~~ 주세요 ~~ ^^
      ...이거는요, ... 아이들 학년 조금 더 올라가면 그 때 입을께요 ~~~
      이렇게 바로 바로 입을 것만 들고 와서 또 바로 바로 입는 답니다.
      그럼 ... 어머님 환한 웃음으로 ...얘 잘 어울린다 ... 기뻐해 주시더라구요 ... ^^

      며느님은 그레이스님이 무엇을 주시던 나름 다른것과 코디해서 잘 소화할 수 있을꺼라 사료되옵니다 ... ^^

    • 그레이스2012.02.16 11:15

      그럼...??
      블로그에 사진을 올려놓고 품평회를 해볼까?

  • 디오2012.02.15 09:33 신고

    폭이 너른 코트가 잘어울리셨을 듯합니다.
    매치시키시는 것도 그렇고...
    안목이 참 좋으셔요..매번 느끼지만...

    전 요즘 어디 나가는 것이 불편합니다.
    한동안 안입던 겨울옷이라 어색한데...
    뭘 어떻게 입어야할지...
    며칠전 친구들을 만나서 밥집에 갔는데...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방인지라 구두를 벗어두고 들어갔는데...
    나중에 보니 저 혼자만 얌전한 단화차림이고
    다른 친구들은 다(5명)앵글부츠차림...
    아..전 시대에 한참 쳐져있구나..하고 느꼈답니다.

    며느님은 참 좋겠어요.
    멋장이 시어머니한테 멋진 옷도 물려받고...

    답글
    • 그레이스2012.02.15 14:59

      나도아직 앵글부츠를 안신어봤어.
      그러고보니 단화도 없고...
      내 신발은 단정한 느낌의 6센티 굽높이의 클라식 구두.
      예전엔 7센티 신었는데, 이젠 조금 낮은게 편하네.
      사실 부츠를 신으면 따뜻하고 좋을텐데, 습관 바꾸기가 쉽지않더라.
      다음 겨울에는 나도 앵글부츠 신어볼까?

  • 달진맘2012.02.15 13:46 신고

    감색 곤색이라고 자주어른들이 불렀지요
    좋은옷은 오래되어도 제값을 하는데 더군다나 안목까지 함게 갖고 계시니 새옷처럼 멋져보이지요
    맞아요 이렇게 춥지도않고 봄도아닌 이철에 입는옷은 얇고 세련되야지요...좀무겁기도 하고 중후한맛...

    답글
    • 그레이스2012.02.15 15:06

      평소에는 정장코트를 입지않고, 편한 차림의 반코트를 즐겨입고,
      어쩌다 차려입고 나갈때나 검정코트나 감청색코트 혹은 털코트... 날씨에 맞춰 챙겨입지요
      그래서, 코트가 새것 처럼 보였나봅니다.

  • 그레이스2012.02.16 23:48

    ㅎㅎㅎ 정말 그래요.
    지난주에 백화점에서 보니까 유명 브랜드는 케시미어코트 50% 할인을 해도 400~500 하던걸요.
    비싼 옷을 샀을 때 남편에게 정확한 가격을 말하는지,아니면 가격을 낮춰서 말하는지
    블로그 이웃들에게 한번 설문조사를 해볼까요?
    재미있겠네~

    저는,
    무슨 옷을 샀는지, 얼마짜리를 샀는지 대부분 남편에게 말하지않는 편이예요.
    내몫으로 약간의 현금이 은행에 있고... 고가의 제품은 그 돈으로 해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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