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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들

추석에.

by 그레이스 ~ 2012. 10. 1.

두 아들을 결혼 시켰는데도, 부부만으로 맞이하는 명절이 좀~ 썰렁하기는 하다.

시늉만 낸 음식준비가 참으로 간소하고...

3개월이나 남은 설 명절에는,

무슨 음식을 얼마나 준비할 건지, 두 아들과 며느리를 어느방에 재우고,

무엇을 먹을 것인지...남편과 커피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잡담을 늘어놓았다.

남편은, 상상만으로도 기분이 좋은가보다.

 

찾아뵙지못해서 죄송하다며,부모님의 사랑과 배려에 감사드린다는 둘째며느리의 전화를 받았다.

하윤이가 손으로 얼굴을 긁어서 엄마와 신경전을 하는 모양이다.

얼굴에 발진이 생겼고,

가려우니 아기는 저절로 손이 가는 것을... 장갑을 씌워도 소용이 없단다.

 

아기아빠가,두팔을 포대기에 싸서 재워야 할까부다고?

아니? 걔가 불편하다고 찡찡거리느라 잠이나 제대로 자겠어?

한달반 된 아기와 어른의 힘겨루기가, 제법 심각하다고 해서, 웃느라 코메디 처럼 되어버렸다.

눈에 아른거려서,

내일이라도 보따리를 싸야할 것 같은..언제 오시냐는 물음에 주말쯤 가겠다고 선듯 약속을 한다

 

연휴에 여행가라는 내 말에,

큰며느리는 월차까지 보태서 일주일을 쉬게 만들었다고 유럽여행에 들떠있었는데,

출발하기 하루전에 차질이 생겨버렸다.

 

큰아들이 목요일까지 돌아와야하는, 금요일에 중요한 일이 생겼다네.

몽블랑을 올라 갈 참이었던가? 등산을 하겠다고 신발까지 새로 샀다더만... 

큰아들의 전화를 받고, "얘야~ 가까운 중국이나, 일본이나  어디라도 산에 올라가야 하겠구나~" 했더니,

급하게 취소를 하고, 다른 장소를 알아보는 중이라고  하더니, 

일본에서 큰며느리가 여행 보내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전화를 했다.

북해도도 아니고,동경도 아니고, 뜻밖의 곳으로 갔구나.

"식사후 지금 등산을 하려고 나서는 중이에요" 한다.

어른들은 항상 그렇듯이, "안전조심하라고... " 잘 놀다오라는 말에 덧붙여 부탁을 한다.

 

많은 일을 한 것도 아닌데, 졸음이 쏟아지는 오후에 비몽사몽으로 티비를 보고있다가,

운동하러 나가자는 남편에게 이끌려 밖으로  나가면서 시계를 보니 4시.

 

 

ps. 과식으로 더부룩하다며, 설탕에 절여진 매실을(달콤함에 빠져서) 제법 많이 집어먹었더니,

세상에나~! 혀가 이상해졌다. 톡쏘는 느낌? 약간의 마비증세?

매실이, 자기 씨를 보호하기 위해서 과육에 독성이 있다더니만... 

미련스럽게 너무 많이 먹었어~!!

 

 

 

  • 뽀글머리2012.10.02 08:29 신고

    그레이스님^^
    사랑이란 참 외로운 부분이기도 해요
    글쓰다 밖을보니,,, 가을은 하늘에서부터 내려오는것이 맞네요~^^

    답글
    • 그레이스2012.10.02 10:22

      사랑하기 때문에 참고 이해하고,양보해야 하는일들이 많지요?
      그래도... 그 참고 이해하는 한계가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합니다.
      그 임계치를 넘어가면, 서운함이 커져서 분노가 생기고... 관계가 나빠지게 되니까요.
      나도 밖을 내다보니,
      짙은 바다물빛에 햇살이 은색으로 반사됩니다.
      참으로 조용하고 맑은 가을이네요.

  • hyesuk2012.10.02 17:00 신고

    추석 잘 지내셨죠?..
    매실 말씀을 하시니..
    뭐를 먹었는지 저희집 재원이는 온몸에 소보로빵처럼 두드러기가 장난아니예요..ㅠㅠ
    저는 걱정이되서 이리 만져보고 저리 쳐다보고했는데..
    이거 죽는거 아니라고 걱정말라고 저가 오히려 엄마를 위로하네요..
    철 좀 드나?~~ㅎㅎ

    답글
    • 그레이스2012.10.02 23:22

      식중독이구나.
      그렇게 두드러기가 났는데도 심하게 가렵지않은가?
      더 어릴때 같았으면 펄펄 뛰었을텐데, 재원이가 많이 컸다야~
      크게 심하지않으면, 물을 많이 마시는게 해독에 제일 좋다고 하더라.
      링거를 맞는것도 그런 이유에서라고...

  • 해린엄마2012.10.04 14:11 신고

    추석 잘 보내셨죠~
    저는 몸조리중이라 추석때 아무메도 못가고 집에만 있었네요.

    하윤이도 얼굴에 태열이 생겼나봐요. 더울때 태어난 애들은 어쩔수 없는듯... 해린이도 그러더니 아연이도 역시나 얼굴에 울긋불긋~ 아연이도 얼굴 긁고 있는데 둘째라 그런가. 전 손싸개도 안하고 그냥 두고 있어요 ㅋㅋㅋㅋ
    하윤이는 아빠가 피부과 의사선생님이라 걱정 없을 줄 알았는데 역시나 힘겨루기 하고 있었군요. ㅎㅎㅎㅎㅎ

    답글
    • 그레이스2012.10.04 15:36

      많이 궁금하더라.
      두 아이에게 매달려서 시간이 없으니, 블로그에 새글도 없고...

      태열이 그렇게나 놀랄 일도 아닌데,젊은 부부는 피부 나빠질까봐 심각하다야~
      손싸개를 했는데도 순식간에 벗어버리고,얼굴에 손톱자국을 냈다고... 엄마가 정신을 못차리겠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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