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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마시는시간

때로는 싫은 소리도...

by 그레이스 ~ 2013. 3. 27.

서울을 다녀오면, 여러가지 사연이 줄줄이 사탕이다.

재미있었던 내용을  풀어놓으려니,

내 글을 읽고,자녀를 키우는데 도움을 받는다는 많은 사람들의 소감이 자꾸 생각나서...

이해가 안되는 부분을 서로 풀어가는 방법에 대해서도 공개를 해야 할것 같다.

 

어떤 일로 기분이 나쁘거나 서운한 감정이 생겼을 때... 상대를 생각해서 내색하지않고 잘 넘기는 것과

그후에 자연스럽게 엄마의 뜻을 전달하고 소통하는 방법은,

청소년기의 자녀이거나, 결혼한 자녀이거나 크게 다를바는 없다고 생각된다.

 

아들의 입장에서,

엄마의 결정이나 행동이 서운하다고 느꼈을 때, 엄마에게 터놓고 말할 여지를 주는 것도 중요하고..

 

이번에 올라오시면 갈비찜 만드는 법을 가르쳐주세요~ 했었던게 생각나서

서울 가기전에,큰아들부부를 새집 구경하러 오라고 부르면 어떻겠냐고 며느리에게 물었었고,

토요일 저녁이 좋겠다는 대답을 들었었다.

 

갈비찜 재료를 사놓겠다고 해서 그러면 한두가지 반찬과 국이 있으면 충분하다고 말했었는데...

서울 갔더니,

밤늦은 시간 아들이 엄마방에 인사하러 들어와서는 머뭇머뭇 조심스레 말을 꺼낸다.

 

다음부터는 무슨 일이 있으면 며느리에게 묻지말고 직접 아들에게 물어봐 달라는...

어머니께서 묻는데 며느리가 어떻게 안된다고 하겠냐는 뜻이다.

집에서 저녁준비를 한다는게 찬주에게 얼마나 큰 스트레스일지 생각을 해보셨냐고 항의를 하네.

 

"그랬구나~ 알았다." 남편입장으로 니가 어떨지 충분히 그 심정을 이해한다고 말하고,

"다음부터는 찬주에게 묻지않고 가능한지 아닌지 니한테 직접 물어볼께~"

그리고나서, 내 의견을 말했다.

 

새집으로 이사를 했으니 형과 형수를 집구경 오라고 부르는 건 꼭 해야 할 일이고,

이왕이면 엄마가 올라온 날에 맞춰서 왔으면 좋겠다는 게 엄마의 생각이었다.

니가 말한대로 집에서 음식을 안하고 배달해서 먹을 수도 있지만,

찬주 자존심에 그러고 싶지않을꺼다.

그리고 엄마가 도와줄껀데  아무 염려 말라고 하고... 아들도 알았다고 한다.

 

한가지 더 아들이 묻는 말.

"어머니는 내가 못미더우세요?"

무슨 말이냐고 했더니...

"장인 장모님은 사위를 존중하고 조심스럽게 대해주시는데,

어머니는 아직도 나에게 조언을 하고싶어 하시잖아요?" 라는...

 

"내가 보기에 너는 남편노릇~,아빠노릇~, 가장역활을 놀랄만큼 잘하고 있다." 

너를 보고있으면 감탄이 나올 지경이다.

"그런데 말이다 세훈아~~~ 니가 사회적으로 성공해서 대단한 위치에 있고,

또 많은 사람의 존경을 받는사람일지라도, 

엄마는 언제나 너를 보면 안쓰럽고,걱정되고...해서,잔소리를 할 것이다."

 

" 제때 밥은 먹느냐? 굶지마라~ 운전 조심해라~ 술 많이 마시지 마라~ 건강을 살펴라~  

니가 오십이 되고 육십이 되어도... 엄마는 그럴것이다. 그게 엄마다~"

 

" 딸도 마찬가지로, 아무리 훌륭한 교육자라도, 설령 대학총장일지라도,

엄마 눈에는 부족한게 보여서 딸에게 잔소리를 하실게다. 그게 엄마다."

그러니,

엄마가 하는 말은 애틋함이 담겨있는 관심이라고... 그런 뜻으로 이해해라~

 

그리고는... 엄마가 서운했던 일을 꺼냈다.

지난번 이사하던 날, 관리비 정산 등등... 엄마가 대신 지불한 돈을 안주더라.

이제는 결혼을 했으니,

엄마가 내셨으니 내돈 아꼈구나 하는~  막내아들 노릇은 안하는 게 옳다고 본다.

 

사소한 일로 서운함이 남을 수도 있겠다는 뜻을.

 

언제라도 아들의 말을 들을 준비가 되어있다는 엄마와

엄마의 잔소리를 진지하게 들어주는 아들~

속마음을 터놓고 이야기 할수있는 아들이어서 얼마나 고마운지... 내색을 했다.

고맙다~ 고맙다 ~ 라는 말은 자주 할수록 좋은거니까~

 

  • 그레이스님글을 읽으면 시원하고 가려운대 쓱쓱 굵어 주시는듯한 통쾌 함이 있서요..
    어머님의 자식사랑하는 마음이나 서운한 생각들을 다큰 자식한테 전달하시는 언어의 표현등이...
    세련 되고 멋지세요...
    아들이 없서 그마음 모루고 이해가 덜되지만 사위한테는 어렵고 잔 걱정 안할려 합니다.
    알아서 선택한일에 소소하게 이래라 저래라 안하게 되지만 딸한테 사위가 무심한것은 낱카롭게 보게 되네요
    딸이 중간에서 차단을 할랴고 하구요
    지나치면 잔소리가 될거 같아 ..중용을 지킬려고 애씁니다.
    아름다운신 모자 지간 이십니다.

    • 그레이스2013.03.28 10:01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되도록이면 말하는 아들의 기분을 먼저 생각하려고 노력합니다.
      그게 교통사고이든, 병원에서 속상하는 일이든,사회생활에서 생긴 일이든,집안일이든...
      설령 아들의 잘못으로 생긴 일일지라도,
      말하는 그 당사자의 심정을 먼저 헤아려주고,
      대처방안을 의논하고,
      맨 나중에 잘잘못을 지적하고 주의를 주는게 올바른 순서라고 생각하거던요.
      (청소년 자녀라도 마찬가지겠지요
      자기의 심정을 알아주고,공감해주면 대부분의 문제는 해결의 실마리가 풀리니까요.)

      아들이 지나치게 며느리를 감싸고 편을 들면,시어머니 입장에서 속이 뒤집힌다는 말을 여러번 들었어요.
      아마도... 엄마가 화를 내고 기분 나쁜 반응을 보이니까 아들은 더 당황하는 게 아닐지?
      아들이 변했다고 화를 내기보다
      아내를 보호할려는 마음이,남편으로서 지극히 정상적인 행동이라고 이해를 하고,
      약간씩 그 방법을 조절하도록 조언을 하는게 더 효과적이라고 봅니다.
      아들이 부엌일을 하거나,설겆이를 하고있을 때, 저는 거실에 앉아 놀더라도, 대신 해주지않습니다.
      내가 설겆이를 하면 며느리가 마음이 불편할테니까요.
      왠만한 그릇은 모두 식기세척기에 넣어서 설겆이를 하는데,
      그날은 식기세척기에 넣으면 안되는 그릇이라서 아들이 설겆이를 하더라구요.
      그게 그들이 사는 방식이고... 저는 그집의 손님이잖아요.

      새댁들은 살림도 서툴고,아기 키우는 것도 서툴고, 모든게 어려우니까,
      남편이 도와주지않으면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들어서 하소연하는 경우를 많이 봤어요.
      그런 새댁들도 세월이 지나면 서서히 강인한 엄마가 되고, 솜씨좋은 주부가 되어가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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