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바뀌어 그런가, 가을을 타나~ 했더니, 그게 아니고 우울증이라 한다.
(대학교수 부인의 )품위를 지키느라 속으로만 묻어두었더니 이제는 곪아 터지는 지경이 되었단다.
간단하게 요약하면,잘난 아들은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
결혼 조건이 못 미치는 아가씨와 연애를 해서 처음부터 실망이 컸던 며느리인데,
결혼 이후에도 사사건건 맘에 안 들더니,
아기를 낳고 키우면서는 남편을 머슴처럼 부려먹는다고...
대학병원이 오죽 바쁘고 일이 많은가~ 늦게 퇴근한 아들이 집에 와서 아기 목욕을 시키는 게 너무 싫었단다.
낮에는 뭐하다가 밤늦게 퇴근하는 남편에게 시키냐고 울분을 터뜨린다
아침에 밥을 못 먹고 출근하는 것도 속상하고 가슴 아픈데,
며느리가 깰까 봐 살금살금 걸어 나오더란다.
분통이 터져서 고함을 지르고 싶었다고...
그런 꼴을 보고 살아야 하는 자신이 너무 한심하고 아들이 불쌍해서 목이 멘다고,
말하다가 펑펑 운다.
요즘 젊은 남편들 다 그렇게 산다고 하면 불난 집에 부채질하냐고 화를 낼 것 같아서
일단은 진정이 되도록 기다렸다가, 실컷 털어놓아 보라고 했다.
한 가지 본인이 착각하고 있는 문제는...
며느리에게 한 번도 내색을 한 적이 없다고 생각하더라는.
말로는 안 했을지라도,
싸늘한 말투와 분노를 참는 표정, 며느리를 싫어하는 느낌을 말 안 한다고 몰랐을까?
며느리는 그런 걸 아들에게 화내고 푸념했을 테고...
점점 더 골이 깊어지고... 지금의 상태가 되었겠지.
이야기를 다 듣고 나서세상을 편하게 살자고 했다.
아침을 굶고 출근을 하든 먹고 출근을 하든, 이제는 엄마가 관여할 일이 아니고 그 부부의 문제다.
안 먹고 나가면 병원에 가서 사 먹기라도 하겠지 굶고 살겠냐?
밤중에 아기 때문에 두세 번 깨서 새벽녘에 잠들었을 수도 있었겠지~라고,
니마음 편하게 해석해라.
사십 년 전 우리가 살던 때와 어찌 비교하겠냐?
못마땅한 게 눈에 보여도,
니가 어떻게 행동하는 게 아들에게 도움이 되겠는지... 먼저 아들을 생각해라.
아들이 원해서 하는 일이라면 청소를 하든, 빨래를 하든, 설거지를 하든,
엄마가 관여할 일이 아니다.
내가 얼마나 귀하게 키웠는데... 물 한잔도 떠다 줬건만... 그런 말 마라,
아들 잘못 키웠다는 소리만 듣는다
나도 내 아들이 힘들어 지친 날도 늦은 시간에 아기 목욕시키는 걸 보고,
안쓰럽고 속상한 적도 있더라.
조리원에서 집으로 온 신생아 때는 산모의 손목이 약해서 안되고,
그 이후 몇 달이 지나서는 아기가 무거워져서 여자가 안고 머리를 감기기에는 무리라고 말하는데,
듣고 보니 맞는 말인 걸 뭐라고 하겠니?
낮에 파출부 아줌마랑 같이 목욕시키면 되잖냐고?
밤에 잠자기 전에 목욕시켜서 곧바로 재우는 게 아기의 숙면에도 바른 습관을 들이기에도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아빠가 목욕시키는 게 애착관계에도 큰 도움이 될 테니, 너무 속상해하지 마라.
경상도 남자, 그중에서도 토종으로, 집안일에 꼼짝 안 하는 남편과 살고 있는... 이 친구는,
남편과는 다른, 아들의 행동을,
달라진 세상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섭섭함과 분노로 가슴앓이를 하고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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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키운 아들에게 집착하는 마음도 있겠고,며느리가 주부의 소임을 못한다는 불만이 컸어요.
먼저 결혼 한 딸과 며느리를 비교하니, 더 속이 상해서 그럽디다.
엄마를 보고 자란 딸은 집안일도 잘했고,음식도 잘만들고 부지런해서 엄마친구들에게 칭찬을 많이 받았어요.
그런 딸과 비교를 하니 더 분통이 터져서...
하지만 어쩌겠어요.
며느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부족한 부분은 천천히 배워가도록 기다려 줘라고...마음을 비우는 훈련을 하라고
엄마가 이러면 제일 괴로운게 아들이라고...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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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essing2014.09.19 23:16 신고
그레이스님 구구절절 옳은 말씀만 하시네요. 누구든 진작에 저희 시어머님께 저런 얘길 해줬더라면 지금보단 사이가 더 좋았을텐데요.. ㅎㅎ
결혼과 동시에 아들을 마음에서도 독립을 시켜야 하는데 우리나라 정서상 쉽진 않은것 같더라구요.-
그레이스2014.09.20 08:01
화목한 관계가 될려면 너그러운 마음으로 포용해주는 시어머니의 배려가 중요하지만,
서툴고 못하더라도 공손하고 예의바른 며느리의 자세도 한몫을 하지요.
저 경우에는 처음부터 맘에 안들어서 감정이 틀어진 상태였으니,며느리는 어려움이 더 컸을꺼예요.
시어머니가 다니러 갔을 때 만이라도 눈치껏 잘했으면 좋았을텐데...센스없는 며느리도 아쉽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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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며느리가 병원 근무하고 늦게 들어오는 남편에게 조금 배려를 해 주었으면 좋겠네요.
하루종일 근무하느라 힘들었고, 아침밥도 안 해주고..
물론 며느리도 집에서 힘들겠죠. 하지만 조금씩 양보하면 좋겠어요.
요즘은 방송에 봐도 며느리들이 좀 심한 거 같아요.
할 일은 하고, 큰소리 치면 몰라도.. 안하무인 며느리도 많아요.
여성 남성의 평등을 여성 쪽에서만 무지 찾는 것 같아서 ..
밖에서 일해보면 남자들이 안쓰러울 때가 한 두번이 아니라는..
다 같은 사람인데, 점심에 식당에 가보면 전부 여성들만 모여서..
서로서로 배려를 하면 참 좋겠네요.
시어머니 되시는 분이 속 많이 상하시겠어요.
아마도 기본적인 걸 바라시는 지도 몰라요.
사람은 기본적인 것도 안 될 때, 분노가 생기고. 우울해지지요.
쉽게 놓아지지도 않고.
안타깝네요..-
그레이스2014.09.20 11:45
저집 딸은 대학생 때 김치 담글줄 알았고,
방학 때 집에 오면 엄마가 모임에 나간날은 저녁밥 반찬 해놓는 야무진 딸이어서 놀랬던 기억이 있어요.
자기는 딸을 그렇게 키웠는데,아침밥도 안해주는 며느리를 보니까...
아무리 실망스러워도 어쩌겠어요.
이미 내아들과 결혼한 며느리인걸...현실을 인정하고,마음을 비워야 우울증을 벗어날 수 있을텐데,
쉽게 놓아지지않아서 고통스러워 합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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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글 내용만 놓고, 미루어 짐작해 본다면..
저도 저분의 심정에 공감을 합니다.
세대간의 가치나 대처능력차도 엄연히 존재하지만
요즈음 젊은새댁들 무서워요 전-
그레이스2014.09.20 11:53
그래서,자녀결혼에 상대를 고를 때,
부잣집 가난한집 그런 경제적인 것 보다 부모의 됨됨이를 먼저 잘 알아보라는 말을 합니다.
경제적으로 도움 받는 것 보다 가정교육을 어떻게 받았냐가 더 중요하다고.
할 줄 모르고 서툰 건 차차 배우면 되는데,인성이 반듯하지 않으면 어찌 해볼 도리가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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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2014.09.20 12:33
비슷한 고민,혹은 자녀문제로 마음의 병이 생긴 분들께~
운전을 하다가 접촉사고를 냈다거나,
돈을 넣은 가방을 소매치기 당했다거나, 살다보면 생각지도 못한 사고가 나는 경우도 있잖아요?
다른 경우로는 자녀가 입시에 떨어져서 눈앞이 캄캄한 경우도 있을테고...
살아온 경험을 되돌려보면,
내자신의 가장 큰 장점은 어려운 문제가 생겼거나 사고를 당한 지금 시점에서,
어떻게 수습하고 앞으로 무엇을 해야할지...(자식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방법을 찾을려고,
모든 욕심과 마음을 내려놓고 원점에서 생각하는 버릇입니다.
잘못된 판단과 잘못된 선택이었더라도, 그 싯점에서 차선책을 찾으려 노력하는 자세가 인생을 바꾼 것 같아요.
이 나이까지 살면서 괴로웠던 일이 얼마나 많았겠어요? -
오랜만이예요. 잘 계시지요? 환절기 감기 조심 하셔요.
저도 아들만 둘인데....그리고 아침 한번도 안 먹인적 없는데...걱정이네요.
제가 꼭 아침을 먹어야 하는 습관이라서 이렇게 되었네요.
결혼과 함께 자식을 완전하게 독립시키는 자세를 가져야겠어요. 잘 안되겠지만^^-
그레이스2014.09.22 19:27잘 지내셨어요?
혜정님~^^
염려 안하셔도 될겁니다.
아들이 아침밥을 꼭 먹는 습관이라면,새신부에게 먼저 부탁을 할 것 같아요.
며느리가 못해줄 입장이라면,아들이 전기밥솥에 밥이랑 밑반찬을 챙겨서라도 먹을 꺼구요.
나는 두 아들 다 아침밥 안먹고 출근해도 그러러니~ 합니다.
우유에 씨리얼을 먹든,과일 몇쪽과 빵을 먹든,출근해서 나중에 먹든,굶지는 않을테니까요.
그래도 내가 서울에 갔을 땐,아침밥을 차려놓고 먹기 싫어도 한숟가락이라도 먹으라고 합니다.
평소에 안먹던 버릇이라도,엄마 성의를 생각해서,큰아들도 작은아들도, 먹고 출근합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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