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에 신문을 펼쳐놓고 보는 중이라도,
음식을 차리는 걸 보면 신문을 접에서 치워야 하는데,
옆에 펼쳐놓은 신문을 계속 보면서 식사를 한다.
보기에도 안좋을 뿐더러
같이 밥을 먹는 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몇번 지적을 했었고,
크게 화를 낸 적도 있었다.
변명으로는 그냥 밥만 먹으면 빨리 먹게되니,
천천히 밥을 먹을 수 있어서 소화가 잘된다나~ 더 좋다나~
당신이 신문을 보면서 밥을 먹으면
나는 밥을 안먹고 앞에 앉아서 다 먹도록 기다리겠다고...
앞에 앉아서 굶었더니 그 이후로 고쳐지는 듯 했는데,
오늘 아침에 또 신문을 펼쳐놓고 식사를 하신다.
"세훈이의 버릇 때문에 며칠째 내 머리속이 복잡한데,
이제보니 아버지를 닮아서 그런 모양이네"
"나쁜 버릇인줄 알면서도 고치지 못하는 건 아버지의 DNA를 그대로 받은 모양이네요~"
남편탓을 했다.
다 큰 자식, 그것도 결혼해서 자녀도 있는 가장이 된 아들에게,
잘못을 지적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따끔하게 말할까~, 차근차근 부탁할까~
이런식으로 말할까~ 저런식으로 돌려서 말할까~ 편지를 쓸까~
기분 나쁘지않게, 그러면서도 진심이 통할 수있게...
어떻게 하면 그게 가능할지
열두번도 더 하고싶은 말을 나열해 보는... 복잡한 내속에,
남편이 불을 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