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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들

by 그레이스 ~ 2016. 2. 5.

 

 

마산시 상남동 80의 22번지.

주소는 기억나는데 왜 전화번호가 생각 안나지?

길거리에서 가방을 뒤져 수첩과 메모지를 찾아봐도 번호가 없다.

옷가방이랑 짐을 옆에 두고,친정집에 전화 할려고,

기억을 더듬고,찾고 또찾고...

서너살 아이는 오줌 누고싶다고 해서, 더 당황하고...

황당한 꿈을 꾸고 일어나서,

기억에 없는 옛날 친정집 전화번호를 찾아보려고, 오래된 수첩을 죄다 꺼내 확인본다.

 

 

1990년 수첩이 제일 오래됐는데,

전화번호 페이지에는 친정집번호가 신월동으로 되어있다.

90년 전에 이사를 했었구나.

어느해에는 무슨일이 있었나~ 하나씩 살피다 보니,한시간이 훌쩍 지났네.

 

지금은 옛 집들은 다 없어지고 새로운 건물이 들어섰다는 상남동 80번지.

6학년 봄부터 살았고 그곳에서 결혼했으니,

내 기억속의 친정집은 그곳으로 되어있나보다.

뜬금없이,꿈속에서는 왜 젊은날로 돌아갔을까?
영영 찾지못한 옛집의 전화번호를 막내동생은 기억하고 있을까?

아니면 수첩에 흔적이 남아있을까?

 

 

 

  • 키미2016.02.05 17:38 신고

    요즘 잊어버리는 것에 아마 신경을 쓰셨나 봅니다. 뭘 자꾸 잊어버리는 것 토로하시더니..
    얼마전에 어떤 프로에서 뇌과학자가 이야기하는데, 사람들이 같은 단어를 한 500번 외우면 그게 뇌는
    필요없다고 인식한다고 합니다. 아마 친정전화번호나 잘 아는 용어, 이름 같은 것들이 그 범위가 되겠지요.
    저는 요즘 사람 이름이나, 영화배우 이름이 생각이 잘 안나서 얼른 검색해봅니다. ㅎㅎ
    그 분야에 관심이 없어져서 그런것 같기도 하구요.

    어린아이가 나오는 꿈은 근심이라는데...아마 아기들 걱정이 되시나 봅니다.
    완벽하게 일을 하시는 그레이스님이라 더 그러신것 같아요. 너무 노심초사하지 마시고, 천천히 하세요.
    내일 시댁에 올라갑니다.
    설 잘 보내세요.

    답글
    • 그레이스2016.02.05 19:00

      아~ 그럴수도..
      한편으로는 속좁음을 자책했더니,그게 내가 해결할 수없는 근심으로 남았던 모양입니다.
      오늘 운동을 하다가 친한이들에게,
      음식 가지고 옹졸하게 굴어서 후회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미국사는 딸이 임신했다고,정구지(부추)김치가 먹고싶다 하길래,
      젓갈에 잘 머무려서 냄새가 날까봐 랲에 10번도 더 싸서 가져갔더니,사위가 그렇게나 맛있게 먹더랍니다.
      딸보다 사위가 많이 먹으니 미운맘이 들어서,밤에 냉장고 안쪽에 안보이게 감춰놓았대요.
      사위 출근하고나면 딸만 먹일려고.
      한국 돌아와서 생각하니,사위에게 어찌나 미안한지...왜 그리 속이 좁았을꼬~
      생각할 수록 민망하다 합디다.
      속좁은 경험을 하나씩 털어놓으면서,
      다들 너무나 인간적이라고 한바탕 웃었어요.

      노력봉사하러 큰댁에 가시는군요.
      몸은 봉사하더라도 맘은 편한 명절이 되기를...

  • 여름하늘2016.02.07 21:25 신고

    당황하는 꿈을 꾸셨군요
    옆에서 어린 아들도 보채고...
    꿈속이니 마음먹은데로 움직여지지도 않고 더 당황하셨을듯해요
    없어진 친정집 전화번호...
    몇번이었더라 저도 기억을 더듬어 봅니다만....

    위에 답글을 읽어보고 웃음이 나왔어요
    아마 저도 나중에 저럴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ㅎㅎ

    다른이야기인데요
    딸이 몸이 많이 안좋아서 친정엄마가 일본에 오셔서
    딸 병수발 하고 있는데
    사위는 와이프가 아프다고 같이 있어준다고 매일매일 꼬박꼬박
    땡 하면 들어오더래요
    친정엄마가 딸 병수발보다 사위 저녁 해주느라 더 힘들었다고...

    답글
    • 그레이스2016.02.08 08:51

      많이 당황되고,안타깝고...울고싶은 심정이더군요.
      옹졸해서 후회했던 경험을 저마다 하나씩 꺼내는데,
      그정도로 유치해질 수도 있구나~ 하고,다들 많이 웃었지요.

      비슷한 예로, 친정에서 산후조리를 하는 경우에도
      사위가 같이 있으면 아침저녁 밥해주느라 훨씬 더 힘든다고 하더군요.
      그렇다고 사위 혼자 자기집에서 출톼근하라고 할 수도 없고...
      (친구의 딸,사위가 의사이고 같은 부산에 살아요)

  • 토끼선생2016.02.09 14:14 신고

    최초의 옛번호 2-0935입니다. 그뒤로 055-2-0935로 바뀌었다가 지금 그대로 전화쓰고있었다면 055-246-0935 가 됩니다. 그때 친구들에게 타이어 바람이 [두군데- 빵구샛다]로 가르쳐주어서 친구들이 아직도 외운답니다.

    답글
    • 그레이스2016.02.09 18:00

      가장 늦게까지 그집에서 살았으니까, 니는 기억하고 있을 것 같더라.
      2- 0935 그랬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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