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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사람들.

모시옷.

by 그레이스 ~ 2016. 8. 22.

이렇게나 더운 팔월 중순에 결혼식이라니~, 라며 궁시렁거렸는데,

결혼식장에 가서 보니,

정장 원피스를 차려입고 간 나는,불편하다고 말 할 처지가 아니었다.

 

울산에서 온 정하가 곱게 모시한복을 입고 왔고,(결혼식장에 와서 한복으로 갈아입은 듯)

동래에 사는 윤희는 집에서 생모시 저고리에 물빛 치마를 입고 왔더라.

집안 조카들 결혼식에도 불편하다고 한복을 안입는 게 일반적인데,

손질하기 어려운 모시한복을 친구아들 결혼식에 입고 온 친구들을 보고,감탄이 저절로 나왔다.

결혼식 끝나고 예약해둔 식당으로 옮겨서,

대구에서, 울산에서 온 친구들 그동안 살아 온 얘기도 듣고. 

 

윤희야~ 모시옷 손질하는 거 얘기하봐라~ 물었더니,

모시옷이라고,한번 입고 세탁하는 게 아니라 3번 쯤 입는다고 했다.

등과 겨드랑이에 땀이 베였을 테니까,

세탁할 때마다 손빨래를 한후,꼭 가볍게 삶아야 된단다.

빨아서 물기를 꼭 짠 후,밥을 면주머니에 넣어 잘 치대면 나오는 풀로,

옷에 풀을 먹이고,손으로 다듬이질 하듯이 두드려서 구겨진 주름을 곱게 펴 주고,빨랫대에 널었다가,

다 마르기 전에 걷어서 다림질을 한다고~  했다.

 

모시옷 입은 모습이 우아하고 기품있어 보여서,갖고 싶은 욕심이 생겼지만,

손질 할 생각을 해보니,도저히...나는 안되겠다고 포기가 된다.

모시옷은 손질과정에서 땀이 한바가지 흐른다고 하더니... 듣기만 해도 땀이 나겠다 야~

 

식당에서 5시에 일어나,

해운대에 사는 친구들 내차에 태워, 아파트앞까지 한명씩 내려주고 왔더니,

집에 돌아 온 시간은 6시가 훨씬 넘었더라.

 

 

 

 

달진맘2016.08.22 09:54 신고

맞아요
옷이 연륜과 위치와 자리를 맞게 입어야 한다고 생각듭니다
여름에 세모시 한복은 초대받은자리에 어울리는 복식이죠
댜아하고 뭄격있구
손은 많이 가지만 한벌쯤갖고 싶은 옷입니다
겨울엔 명주에 솜넣고 누빈 저고리가 압권이죠
손으로 누빔

그레이스2016.08.22 10:04

저도 아들 결혼식 때 맞춘 여름한복이 있습니다만,
입은 후에는 세탁소에 맡겨서 손질하기 때문에,어려움을 모르고 입었어요.
생모시옷은 직접 빨아서 풀먹이고 다림질을 해야 하니,
여간 까다로운 일이 아니어서,갖고싶으나 엄두가 안나네요.

큰아들은 6월에,작은아들은 12월에 결혼을 해서,
겨울 한복은 천연 실크로 맞췄어요.
예전에 입던 한복은 다 처분하고,결혼식 때 맞춘 여름한복 한벌 겨울한복 한벌,
두벌만 가지고, 앞으로 행사 있을 때마다 계속 입을 생각이예요.

  • 여름하늘2016.08.23 16:36 신고

    십년은 더 된것 같은데
    언니가 개량모시옷이 두벌이라면서 내게 한벌을 물려주었어요
    일본에서 그다지 입을 일은 없지만 어쩌다 성당에서 입을일이 있어서
    입고 갔는데 제가 그때만 해도 모시옷의 손질방법도, 귀한줄도 모르고
    함부레 돌렸는데 요즘보니 목쪽 이음부분이 미어졌더라구요
    안타까워서 이를 어쩌나... 하고 있어요

    • 그레이스2016.08.23 20:19

      에구~~~귀한 모시옷을!!
      다음에 한국 올 때 가지고 와서 한복집에 수선해 달라고 맡기세요.
      깔끔하게 고쳐 줄꺼예요.
      윤희가 입은 옷도 10년전에 맞춘거래요.
      해마다 한두번 입는다는데, 내가 보기에는 새옷 같아 보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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