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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마시는시간

자식과 대화를 할 때는

by 그레이스 ~ 2017. 3. 20.

 

 

임대용 상가를 가지고 있으면,

공실로 비어있는 기간에는 월 임대료가 안들어오는 것 외에 세입자가 부담하던 관리비도 많이 나간다.

새로 입주하는 업종에 따라서 내부 철거비용도 들고.

분양면적으로는 130평이고 전용면적으로는 71평 되는 상가를,

40평과 31평으로 나눠서, 31평쪽에 들어오겠다는 사람이 있어서,

내부 철거를 해주기 위해 주말에 서울 다녀왔다.

일단 한쪽이라도 계약이 되어 다행이다.

 

하윤이가 다음에는 할아버지 데리고 오라고 당부를 했지만,

편히 쉬어야 하는 작은며느리의 몸 상태를 생각해서, 시아버지가 안가는 게 도와주는 일이니,

큰아들집에서 자고, 일요일 볼일이 끝나면,

너희집에는 안들리고 곧장 부산 내려갈꺼라는 문자만 보냈다.

작은며느리는 괜찮다고, 오시라고,전화를 했더라만,내가 안된다고 했다. 

 

큰아들집에서는 쌍둥이 재워놓고,

9시부터 밤 1시가 넘은 시간까지 맥주를 마시며,큰아들과 이야기가 이어졌다.

다음날이 일요일이라서 부담도 없고,또 화제꺼리도 많았다.

정치와 사회현상에 대한 이야기로 아버지의 말씀이 길어져서,중간에 이야기를 다른쪽으로 돌렸다.

정치이야기는 충분히 했으니,이제는 아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했더니,

명훈이가 자기 이야기를 시작한다.

아들의 업무 이야기,살아가는 이야기.앞으로 원하는 방향에 대해서~

각 문제마다 부모의 의견도 물어보더라.

 

운전하면서 내려오는 중에,

부모가 자식과 얘기할 때,유념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 내 의견을 말했다.

지금까지는 아버지의 말씀이 많았지만,

앞으로는 아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는 방향으로 바꿨으면 좋겠다고.

이야기의 중심에 아들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내 경험으로는,

별다른 의견없이, 열심히 들어주는 것만으로도,큰 도움이 될 때가 있더라.

말하는 사람은,설명을 하면서 전체를 다시 살펴보게 되고,그 중에 해답을 얻게 되는 경우도 있으니.

 

어쨌던, 노인이 된 부모는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자녀들에게 적극 설명하거나 동의를 요구하는 행동은 안해야 된다고 본다.

내 판단과 평가보다 자식의 판단이 더 정확할 꺼라고 믿는 게 좋다.

정치인을 보는 시각,집을 사거나 투자를 하는 문제,살아가는 방식...

다행히 남편은, 내가 원하는 방향을 빠르게 이해하셨다.

..............................................................................

 

어느 분야에서 업적을 남겼다고 평가되는 사람은,
자신의 판단을 지나치게 믿는 경향이 있지요.
(구체적인 설명을 안해도 잘 아시리라 믿어요)
노인이 되어 과거와 같은 분석력이나 판단력이 없어졌는데도, 현실을 인정 안하는 억지랄까요~
정치분야에서는 법률가에 버금가는 논리를 펴면서 더 그렇고요.
말 할 곳이 없으면 홧병 날까봐,
저는 남편의 말을 다 들어줍니다만,자식들에게는 그러지 말라고 했어요.

예전에 남편이 현역으로 일할 때,
아주 중요한 결정을 해야하는 일이 생기면,저를 상대로 쭈욱 설명을 하곤 했어요.
전문분야라서 알 수없는 일이었는데도,제 삼자의 입장에서 의견이 나오기도 하고,
또 본인이 설명을 하면서, 좋은 아이디어가 생기기도 하더군요.
다른 한가지는,
상담을 하면서,젊은이들이 불평불만을 털어놓을 때,충고나 조언없이 그냥 다 들어주기만 해도,
좋은 결과가 나오는 걸 여러번 경험했어요.
그런 경험들이,
작은아들이 힘든 일이 생겼을 때,엄마가 잘 들어주는 것만으로 도움이 됩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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