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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마시는시간

가장 나약해졌을 때 자란다.

by 그레이스 ~ 2017. 11. 11.

어제, 알쓸신잡 프로를 보다가,

가장 공감이 갔던 것은 갑각류의 성장을 보고 인간의 정신적 성장을 얘기하는 부분이다.

 

게,새우,가제... 껍질이 단단한 갑각류는 성장할 때 껍질을 벗는다.

아무리 단단한 가제라도,

허물을 벗고 나왔을 때는 말랑말랑하고 나약해서 누구에게 건 잡아먹히기 쉽다.

목숨을 건 위험을 감수하고 껍질을 벗어서 가장 나약한 상태가 되어야 성장하는 것이다.

 

인간도 (육체적이 아니라) 마음으로 성장할 때는,

자신감 널칠 때가 아니라,

죽을 것 같고,희망도 없는, 누군가 스치기만 해도 상처받을 것 같은 순간이 아닐까~라는...

 

만 3년 반을 사귀던 남자와 결혼을 앞두고 헤어졌다는 아가씨가

자기 엄마와 싸워서라도 결혼하겠다고 선언해주기를 기대했는데,

아가씨와 헤어지는 쪽을 택한 남자.

지금은 너무 괴롭겠지만,

힘든 시기를 잘 넘겨서, 더 단단해지고, 더 지혜로운 여성으로 성장하기를~~~

 

지금,

자기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시기에 놓여있는 사람들에게,

죽을 것 같은 괴로움을 이기고나면,평탄한 길이 펼쳐질 거라고,

앞으로는 위험을 볼 수 있는 안목이 생길 거라고,

응원합니다. 

 

  • 저도 응원합니다.
    젊은 장동선박사가 어찌나 스마트한지...
    틀 속에 갇혀 있는 자신을 돌아봅니다.

    • 그레이스2017.11.12 09:54

      어떤 사람인가 궁금해서 장동선박사 프로필을 찾아봤어요.
      독일에서 나고 공부하고 강의하다가 귀국한지 반년되었다고 하네요.

      가장 괴로운 시기에는
      부족한 자신에 대해 한탄하고,자기의 선택을 후회도 하고,자심감이 없어져 우울증에도 빠지고...
      그런 시기에 괴로움을 털어놓을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게 큰 도움이 됩디다.

      매달 모임을 같이하는 어느 부인의 사위가 성형외과 의사인데,
      10억을 들여 개업을 했으나 계속 적자가 났었답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우울증에 걸린 듯...자살했어요.
      친구들은 모두 딸 걱정을 하는데,
      나는 그 사위의 엄마는 어떤 심정일까~ 아들 잃은 엄마맘에 빙의되어 내 맘이 너무 아팠어요.
      "다 버리고 바닥에서 다시 시작하자"고, 격려해주는 누군가가 있었으면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안했을 텐데요.

    • 키미2017.11.12 14:35 신고

      아주 오래전 우리 집 근처에 살던 이웃의 딸이 의사랑 결혼했는데,
      결혼하고 얼마 안 되어 남편이 자살했다고 친정에 와 있다고 엄마가 전해줬어요.
      그때는 나이가 스물 몇 살 때라 그렇게 금방 혼자가 될 줄 아무도 몰랐고,
      의사한테 시집 간다고 온 동네 딸 가진 부모님들은 부러워하고..
      몇 년이 지난후 재혼했다고 들었는데, 한동안 우울증에 걸려 고생했다고 들었어요.
      빚이 많아 병원 운영이 힘들었다고 ...
      처음엔 다들 잘 될 줄 알고 시작하는거죠.
      그러다 좌절하고,
      그런데 처음에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무리하지 않으면 좋겠어요.
      항상 최악의 경우를 먼저 생각하면 쉽게 결정하지도 않고,
      신중해집니다.

    • 그레이스2017.11.12 16:09

      장사든,사업이든,
      본인이 감당할 수있는 만큼의 빚으로 시작했더라도, 점점 빚이 늘어나면 부도가 나는 수도 있을 꺼에요.
      그런 상황이 닥쳤을 때,
      평소에 어려움을 모르고 자란 사람은 그걸 이겨내지 못하더군요.
      의대에 진학한 대부분의 학생들은,
      학교선생님과 주변의 칭찬과 기대속에서 자랐을 겁니다.
      주위의 기대만큼, 본인이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지고 살았겠지요.
      자기를 아는 모든 사람을 실망 시킨다는 두려움이 더 컸을 겁니다.

    • 그레이스2017.11.12 16:38

      10년 전에 엔케리 대출이라는 게 있었어요.
      엔화로 돈을 빌리면 대출이자가 은행의 절반도 안되는 정도였어요.
      이자가 워낙 싸다보니까,병원 개업하는 의사들과 중소기업에서 많이 빌렸다고 합디다.
      그런데,나중에 엔화가 상승해서
      750원이었던 게 1200 되더니 해가 바뀌고 나중에는 두배까지 올랐었지요.
      10억을 빌린 게 원금만 20억이 되고,
      20억을 빌렸으면 원금만 40억이 되었으니,어떻게 버티겠어요?
      그렇게 되어 주인이 바뀐 서울 강남의 병원들이 많았다고 합디다.
      내친구의 남편은 그당시 매물로 나온 서울의 병원을 싼값에 인수해서 돈을 번 케이스여서 제가 기억합니다.
      살다보면,
      생각지도 못한 엄청난 일을 당할 수도 있는데,
      그런 경우에 어떻게 고비를 넘길 것인가,
      인생의 위기에서 견디고 살아남는 법,
      아이들에게 그 걸 잘 가르쳐야 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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