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이면 손자 첫돌을 하루 앞두고 맹장염 수술을 하냐고
억울하고 속상하다고 푸념을 했다
이번에는 조용히 있다가 퇴원하려고
가족 이외에는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입원실도 남편이 없는 사이에 내가 작성하고 사인해서
5인실로 들어왔다
이비인후과 병동이라서
옆 침대는 코와 귀를 수술한 환자들이다
1년 몇 개월 된 남자아기가 귀 수술을 했다고
자주 우는 것 말고는 조용하다
한밤중에 아기 우는 소리에 잠을 설쳐도
다들 측은한 맘으로 이해하고 불평이 없다
오늘 아침에 가스가 나와서 점심에 죽을 주는 줄 알았더니
의사에게 확인했더니
저녁까지 굶고 내일 아침에 죽을 줄꺼란다
알겠다고, 견딜만하다고 했다
링거를 계속 맞고
또 입속이 마르지 않게 생수를 수시로 마신다
아침 다섯 시에 일어나 6층을 한 바퀴 돌면서
병실이 몇 개인지,
각 병실에 몇 명이 입원해 있는지 세어봤다
숫자에 관심이 많은 버릇 탓이다
1인실 6개에 환자가 있고 나머지는 전부 5인실이다
비어있는 병실도 여러 개...
오후 3시에 다시 세어보니 토요일이라서
퇴원한 사람이 10명이 넘어서 40명 정도 남았다
복통으로 밤새 고생하다가 아침에 백병원 응급실로 갔더니
소화기내과로 보낸다
소화기내과에서는 위염이 아니라 맹장염이라고 다시 응급실로 보내져서
입원에 필요한 물품없이 병원에 왔으니
수술 후 어젯밤 열이 오르는데 타월이 없어서 베개닛을 적셔서 이마에 올렸다
그 전에 남편은 곁에 있을 필요가 없다고 집에 가시라고 했으니
다시 연락을 할 수도 없고
다행히 열은 곧 내렸고 무사히 밤을 잘 넘겼다
오늘은 타월과 칫솔 생수를 가져오라고 부탁했는데
깜박하고 화장품을 빠트렸네
기립성 빈혈로 응급실 갔던 날부터 3일 동안
응급실 - 집 - 다시 응급실 - 곧장 수술 - 입원실...
3일동안 세수하고 스킨 한 방울도 안 발랐더니
얼굴이 마른 논바닥 갈라지듯이 쩍쩍 갈라지는 느낌이다
저녁 되기 전에 다녀가시라고 전화해야겠다
-
루제르나2018.06.09 17:08 신고
어머 세상에.. 그래도 병원에서 맹장염을 발견해서 천만다행이네요. 올해 고생이 많으십니다.
-
그레이스2018.06.09 17:29
왜이러니 정말!!!
두 달만에 또 수술이라니, 어이가 없다
돌잔치를 오후 세시부터 일곱시까지 한다더니
조금전에 사진이 몇장 왔다
윤이 영이도 예쁜 한복을 입었네
넓은 풀밭이 있는 곳이어서
아이들이 재미있게 놀수 있겠다
침대에 누워 아쉬운 맘을 사진보면서 달래고 있다
-
-
-
그레이스2018.06.10 04:29
환자에게는 똑같은 수술이고 통증이지만
맹장염은 의사에게는 쉬운 수술이래요
수술 잘하고 항생제와 진통제를 시간 맞춰서
링거에 넣어즙니다
만 3일동안 아무것도 안먹어서
기운이 없는 것 말고는 괜찮아요
-
-
아이고 세상에 또 수술하셨어요? !
젊은이도 견디기 힘들텐데 그 긍정적으로 넘기시는 마음엔
정말 대단하시단 생각밖에 안드네요
저 같음 죽은듯이 누워 있을텐데 병실에, 환자수에,
세고 다니시고... ㅎ
올해 그렇게 액운을 다 떨치시고
앞으로 쭈욱 건강하시길 빕니다^^-
그레이스2018.06.10 04:43
수술을 했으니 일어나 걸어야
장 회복이 빠르다고 해서
빨리 낫고싶은 맘에 링거병 달린 받침대를 의지해서
복도를 두 바퀴 돌았어요
두 바퀴째는 각 입원실 숫자를 세니
지루하지 않아서 좋고요
지금은 4시 반 밖에 안되어
조금 더 기다렸다가 나가볼려고 해요
오늘 아침에는 죽을 준다니까
기다려집니다
72시간을 굶었더니 완벽하게 속이 비었네요
-
-
소나무2018.06.10 15:10 신고
연달아 수술하셨으니 몸과 마음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겠어요.
저도 두 해에 걸쳐 큰 수술 1번과 맹장염수술을 했더랬어요. 다행이 지금은 잘 회복되어 건강하게 지내고 있어요.
그래도 수술 2번을 하고 난 다음 체력적으로 힘들더라구요.
수술 끝난후 무엇보다도 잘 드셔야해요. 많이 먹기 힘드니 간식을 꼭 챙겨먹고 회복에 좋은 음식도 열심히 먹었답니다. 워낙 자기 관리가 엄격하시니 잘 하시겠지만 몸이 힘들고 컨디션이 안좋으니 챙겨주지 않으면 잘 안먹게되더라구요.
조금씩이라도 꼭 자주 드시고, 잘 회복하시길 빌어요.^^-
그레이스2018.06.10 15:49
아침에 흰죽 먹고 점심에 녹두죽을 먹었어요
반찬은 생선 조금과 물김치
먹는게 부실해서 영양실조 걸리겠어요
그리고 입원실에서 가장 힘든 사항은
22개월 아기가 자주 울어서 많이 괴로워요
한밤중에도 몇번씩 그러니...
아기가 아프니까 그러는구나 싶어서
딱하고 측은해서 이해를 하지만
계속되니까 내가 힘들어서
빨리 퇴원하고 싶다고 부탁을 했는데
내일 담당선생님 출근해야 알수 있다고 합니다
수술부위를 소독해주는 것도 없고
그냥 링거만 맞고 있어요
-
-
소나무2018.06.10 16:32 신고
병원살이가 참 힘들어요. 그래서 이 정도로 수술하고 퇴원할 수 있음에 감사하기도 했어요.
그나저나 어쩌나요 좀 드시고 잘 주무셔야하는데...
힘든 수술이 아니었다고 하더라고 연거푸 행한 수술이니 몸이 많이 힘드실거에요.
퇴원하시고 이제 기력 회복에 힘쓰셔야해요.
저도 위가 안좋아서 조금씩이지만 자주 먹었네요.
전복죽과 부드러운 소고기며 낙지, 복국에 제철 과일을 중간중간 먹었어요.
피를 맑게 해주는 미역에 다양한 재료를 넣어 먹기도 하구요.
먹고 나서 30분씩 걷기를 하며 위장운동과 빠른 회복을 도우려했어요.
저보다 훨씬 잘 아실텐데. 몇 년전 아팠던 기억이 떠올라 괜시리 말이 많아졌어요.
무쪼록 내일 퇴원하셔서 서서히 거동하시며 섭생을 잘 하시길 바랍니다.-
그레이스2018.06.10 17:01
미역국을 좋아해서 평소에도 자주 끓여 먹습니다
집에 가면 냉동실에 끓여놓은 게 있어요
먹고나면 전복으로도 한솥 끓이고
계속 먹으려고 생각해요
스테이크도 매일 조금씩 먹고요
이제는 내가 음식을 만들수 있으니
체중이 오르더라도
입맛에 맞는 거 챙겨 먹어야 겠어요
관심가지고 걱정해줘서 많이 고마워요~^^
-
-
두서없이 입원을 하셨으니.....
돌잔치에 가신다고 옷을 보여주셨는데..
수술후 회복을 위해 노력하셨는데
또 수술을 하셨으니 몸이 많이 지치셨을것 같습니다
여러모로 안타깝습니다..-
그레이스2018.06.10 22:09
긍정적으로,
이 정도라서 다행이라고 계속 세뇌를 합니다
우울한 기분이 들지않게요
사실은 기분이 경계선에서 왔다갔다합니다
노력해서 어느정도 회복을 했는데
말짱 도루묵이 되었다 생각하니
속상한 마음도 생기네요
샤워도 목욕도 운동도 전부 스톱이고
먹는것도 조심해야 될테니까요
집에 가면 먹는 식단부터 짜야 되겠어요
-
-
그레이스님,
긍정의 에너지에 찬사를 보냅니다.
조금 아파도 끙끙거리며
주위를 괴롭히는 분이 많은데
닮아야 함을 느끼며
빨리 회복 하시길 바랍니다...♡-
그레이스2018.06.11 05:59간밤에도 아기는 몹시 울어서
아기엄마가 달래다가 안고나가 복도에서 업고 있는 듯
울음소리가 오래 갔어요
시계를 보니 세시 넘은 시간이라
일어나기도 애매하고 더 잠들기는 어렵고,
그렇다고 불을 켤수도 없는 상황이고...
뒤척이다가 다섯시가 되어서 휴게실로 나왔습니다
창밖 풍경을 바라보다가
다시 병실에 들어가서 휴대폰을 들고 나왔어요
길을 걷다가 넘어지거나
산길에 언덕에서 떨어졌다면
떨어진 김에 잠시 쉬면서
그 자리에서 최선의 선택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결정하는 유형이라고 봅니다
이왕에 떨어졌으니 어쩌겠어요?
-
-
회복 잘 하셔서 건강하게 지내시면 되죠.
여러가지 복잡한 생각하지 마시고, 그저 뭘 먹으면 맛있을까...생각하세요.ㅎㅎ
맛있는 빵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칼로리가 높으니 말입니다.-
그레이스2018.06.11 10:13
아침 회진때 퇴원을 원한다고
담당의사에게 잘 설명했어요
예정보다 하루 당겨서 오늘 퇴원합니다
12시 전에 퇴원수속이 끝날 것 같아요
지금 서류 올라오기를 기다립니다
그다음 일은 집에 가서 천천히 생각할래요
-
-
ㅠㅠ 또 큰일이 있었네용ㅠㅠ 수술전 진짜 하늘이 노랗고 넘 아푸면 치아꺼정 아푸던데 ㅠㅠㅠ 그나마 맹장수술이라 다행입니당
허리수술 회복되기도전에 다른곳에 문제가 생긴거보면 이번 참에 몸을 재정비하라는 하늘의 뜻이라 생각하시고 푹 쉬세용~~살다가 함씩 쉼표가 있다는건 나뿌지않은것 같아용~~
하준이 돌잔치 참석못하신건 진짜 서운한일이지만 중간에 올라오시다 고속도로에서 통증을 느끼셨거나 그러지않은건 천만 다행이예용~~ 수술상처 잘 아물고 순조롭게 퇴원절차 밟으시길 바래용!!!-
그레이스2018.06.11 11:16
진짜 충치 치료하고 씌운 이가 아파서
아픈중에도 이까지 탈이나모 어짜노~~걱정이 되더라
통증이 이빨을 다 흔들어 놓는 듯.
방금 전에 정산이 완료되었다고 연락이 와서
환자복 갈아입고 퇴원수속하러 갈꺼에요
계산완료하고 약 받으면 집으로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