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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들

결혼 기념일.

by 그레이스 ~ 2018. 10. 24.



젊은시절에는 꽃 한묶음에 감동하고,

정성껏 준비한 음식 한가지에도 감사인사를 들었는데,

중년에는 특별한 이벤트와 값비싼 선물을 기대했었다.

여행도 갔었고,

고급 레스토랑에서 와인을 곁들인 식사도 했었고,

명품백이나 보석 선물도 받았다.


이제는,

평범한 하루가 선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루하루가 걱정꺼리 없이 조용하게 지나가는 것.

남편과 나.

무난하게 잘 살아왔다고,서로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오후에는,

외식하는 대신 석대 꽃시장에 가서 국화 화분을 사고싶다고 했다.

호텔에서 식사하면 최소한 10만원인데,

국화 화분 두개.

덴마크 무궁화 두개.

작은 꽃들.

전부 54000원.

마트에서 스테이크용 살치살 두 팩 5만원.

10만원으로 푸짐하다.


내가 원했던 것은 송이가 큰 국화인데,

어느 가게에도 큰 국화가 없다.

꽃이 활짝 피기 직전의 노란국화 하나,붉은 색 하나 화분 두개를 샀다.

아랫쪽에 보이는 꽃이 덴마크무궁화란다.

노란색 하나 빨강색 하나 샀다.

(꽃값에 상추모종 한판과 대파 모종 한단이 포함되었으니 꽃값은 4만원 정도일 듯)


저녁에 먹을 스테이크용 살치살

포도주 한잔씩 마시면서,

무난했던 44년을 서로 축하하자고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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