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2주일 서울 있다가 부산집에 가서,
며칠 지나니까,
아이들 행동과 표정이 눈에 삼삼하고 보고싶어서...
이래서 가까이 사는 시엄마들이 자주 아들집 찾아가서 갈등을 만드는구나~
남의집 사연이 이해가 되더라.
아들에게 문자를 보냈다.
나:아이들 보고싶어서 무슨 핑게를 만들어서 서울 가나?궁리중이다
언제쯤이 좋을까~하고.
니 생각에는 언제쯤 가면 너무 빠르지않고 적당한 시기가 되겠냐?
아들:저야 일찍 오시면 좋죠.
나: 일주일 쯤 후에 가도 괜찮을지...
나: 아니다 좀 더 있다가 갈게.
하루후에 다시
아들: 언제 오시면 좋을지 상의해볼게요.
나: 괜찮아
신경쓰지마
이달 말쯤 갈게.
들떠있던 마음은 그렇게 일단락 지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가고싶다고 한달에 두번씩 아들집에 가는 건 좋은 처신이 아닌 것 같아서,
예의를 차리는 시엄마가 되고싶어서,
널뛰기하는 감정을 절제했다.
지난 일요일에 다시 통화하면서,
신생아 돌보는 아줌마도 집에서 자니까 입주아줌마가 두명이 되어
아들 며느리 아이 셋 입주 아줌마 둘.
일곱명이 있는 중에 우리가 가서 오래 있을 수가 없다고
다음주 금요일 가서 일요일까지 있겠다고 하면서
만약에 우리가 가는 게 번거롭다고 생각되면 솔직하게 다음에 오라고 말해달라고 했다.
아들은,
그럴리가 있냐고,좀 더 오래 계시면 좋겠다고...
아이들이 많이 기다린다면서
자기는 회사 일이 바빠서 앞으로 2주일간 더 휴일에도 출근해야 되니
오셔서 아이들과 놀아주시면 좋겠다고 한다.
아줌마들 있어서 잠자리가 불편하시면 아파트 가까운 호텔을 예약해놓겠다고 하네.
아이고~ 말도 안된다.
우리가 왜 호텔에서 자냐?
불편한게 우리가 아니라,
시부모가 오래 있으면 며느리가 불편할까봐 신경 쓰는거다.
선영이가 괜찮다면 우리는 불편 안하다.
그리하여,
또 며느리와 통화하고...
며느리는 한번도 시부모가 불편했던 적이 없었다고,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하자면 나혼자 며느리 마음을 헤아린다고,시부모는 부담스러운 존재라고 신경쓰고 있었던 거다)
아들도,
며느리도,
일주일만이라도 계시면 좋겠다고 해서,
처음 계획보다 일정이 더 길어지게 되었다.
다음주 토요일까지 있다가 일요일에 작은아들집으로 갈 생각이다.
아이들이 얼마나 반가워했겠어요?
너무 아드님, 며느님 신경 쓰지 마시고 계시다 오세요.
시부모님께서 너무 신경 쓰시면 그게 더 불편해요. ㅎㅎ
-
소나무32019.03.30 10:12 신고
그레이스님 마음 매우 동감합니다.
제가 경험해보니 손주는 최고의 애인같아요.
자식보다 더 애틋하고 항상 보고싶죠.
저도 하루에도 몇 번씩 딸이 카톡으로 보내준 사진들을 보고 또 보고 합니다.
특히 갓난 아기때는 말썽도 안 부리니 더 귀여운 것 같아요.
요즘은 손주가 커서 떼를 쓰고 하니까 인내심이 부족해서인지 만난 후 10분 가량만 예쁘고 괴로워집니다.
그래서 방문하기를 줄이고 사진으로 만족하고 있어요.
또 딸집에 있는것도 저는 불편하더군요.
같이 지내니 사위의 단점도 보이고, 딸에게 제안이나 충고를 해서 거부하면 서운하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그래서 벙어리, 귀머거리, 장님처럼 있어야겠다고 다짐을 하다가도 깜박하고 후회합니다.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며느님의 말이 감동입니다.예의에서 하는 빈말이 아니라 그만큼 눈치 안 보고 쿨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아서요.
저는 지금까지 듣기 가장 두려운 말이 "어머니 오신다."는 남편의 말이었어요.
식사도 차려드려야 하고 행동에 제한을 받으니까요.
며느님은 출근하고 도우미 아줌마들이 계시니 그런 부담은 없겠지요.
또 요즘 신세대들은 덜 눈치를 보고 현명한 것 같아요. 답글이 너무 길었네요.
답글-
그레이스2019.03.30 15:47
손자가 하는 행동중에 옛날 아들과 똑같은 모습을 볼때는 얼마나 신기한지요.
규칙이 정해졌으면 꼭 그대로 지키는 걸 보면서
40년 전에 큰아들이 했던 비슷한 에피소드가 떠올라서 그 이야기를 며느리에게 해줬어요.
손자 손녀를 보면서,
옛 추억을 떠올리는 즐거움도 덤으로 생기네요.
나보다 할아버지가 더 재미있게 놀아주시니까
아이들과 놀이를 하다보면 시간이 금방 지나갑니다.
주말에 자주 놀러다니는 우진이네 가족이 와서
3시에 아들과 윤호 유라가 같이 외출했어요.
아이들 좋아하는 곳 갔다가 저녁 먹고 올꺼라니까,
그때까지는 휴식시간이네요.
친정엄마는 딸에게 조언도 하고 충고도 하고 야단도 칠 수 있지만,
시엄마는 자칫 말실수하면 평생 가니까
꼭 해야 하는말도 어떻게 표현할지 어떤 단어를 쓸지...한참을 생각해보고 말을 합니다.
그만큼 어려워요.
우리 큰며느리는,
시부모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이 거의 없는 편이예요.
미극에서 태어나서 초등학교때 한국와서 중고등학교를 서울의 외국인학교를 다녔어요.
콜롬비아대학에 합격해서 다시 미국에서 살았고,
한국으로 와서 로펌에 다니는 중에 아들을 만났으니
서울에서 자란 아가씨들과는 생각이 다릅디다.
요즘 젊은이들이 생각하는 것 비슷한...시부모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이 없으니,
호의를 거부감 없이 순수하게 받아들이고,
작은 일에도 감사한 마음으로 인사하네요.
-
손주들이 저렇게 보고 싶은데도
답글
가시는 날짜를 이리짜보고 저리 짜보고...
제가 아들,며느리가 없어서 거기까진 생각해보지않아서
뭘 그렇게 까지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순간적으로 들었지만
아 그렇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다른경우이지만 친정엄마인 저를 돌이켜보면
예전에 딸이 신혼여행에서 돌아오기 전날 딸집에 가서
꽃도 사서 꽂아놓고.이런저런 환영 장식도 해놓고...
서프라이즈를 꾸며 놓고 싶었어요
그런데 집주인도 없는데 열쇄를 열고 들어가면 안된다고
남편이 이야기를 하길래 딸집인데 어때라는 생각과 함께
그렇구나 이젠 딸 혼자만의 집이 아니로구나 하며 그러질 않았는데
지금까지 출근하고 아무도 없는집에
혼자 열쇄를 열고 들어가본적이 없어요.
딸집도 사위가 있으면 조심스러워서
가까이 살아도 한달에 한번도 가게되질 않네요
앞으로 손주가 태어나고 변화가 있으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 -
"시"자가 붙은 사람들을 부담스러워 하는 건
답글
거의 모든 사람들이 그러는 거 같아요
전 결혼 초기에 시어머니도 친정엄마처럼 좋다고 했다가
오히려
"시어머니가 어떻게 친정엄마가 될 수 있냐"라는
시어머니 말에 상처를 깊게 받았었어요
평생 그 말씀처럼 거리를 두고 시집살이를 시키는 시어머니는 두려움의 대상이었죠
그레이스님을 보며 며느님들이 정말 복이 많구나... 라고
절실히 느낍니다
생선을 구워서 하나씩 포장해 보내주신다니. ㅎ
베푸신대로 그대로 받으실 거예요-
그레이스2019.03.30 16:04
"시" 자가 붙은 사람들은 모두 부담스럽다는 게
결혼적령기의 아가씨나 젊은 새댁들의 한결같은 하소연인데,
다행히도 큰며느리는 뭘 몰라서 그런 부담없이 결혼 했다고 하더군요.
나중에 직장동료들을 통해서 들었다고 하면서,자기는 행운이라고 했어요.
(6월에 결혼했는데 첫명절인 추석에 부산 오지말고 외국으로 여행 가라고 했더니,
그렇게 편하게 해주는 시엄마 드물다면서 동료들이 보통의 시댁 이야기를 해주더랍니다)
어제 금요일 오후에 신생아 돌보는 아줌마는 자기집으로 쉬러 가고(2박 3일 휴식이라서 일요일 오후에 옵니다)
오늘 오전 10시에 주말 아줌마가 왔고,
오후에는 큰애들 돌보는 입주아줌마가 1박 2일 자기 집으로 갔어요.
입주아줌마 두명에 주말아줌마까지 있으니,
원하는 음식이 있으면 뭐든지 잘 만들어줍니다.
그래도 생선을 구워 오는 건 그냥 오기가 서운한 할머니 마음이지요.
-
-
안녕하세요!
저 또한 결혼4년차로서 시어머니가 “시”자가 아닌 어른으로서 어렵긴 합니다하지만 자식 생각해주시는 어머니 마음에 항상 감사한 마음 뿐이네요
또 아기를 낳고 키우다 보니
우리 아가의 부모는 나뿐이 아니라 시어머님 친정 부모님도 있다고 생각하니
나만의 아기가 아니다 생각이 들어 더 정성껏 아기를 키우게 돼요
가끔 서운한 말씀을 하시긴 해도 크게 개의치 않아요완벽한 사람이 어디있던가요 감사한 마음이 더 크답니다
답글
당연한 말이겠지만 큰 며느님의 말씀은 모두 진심일거에요..^^
오늘 날이 좀 흐린데 감기 조심하시고 좋은
시간 보내다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레이스2019.03.30 17:58아~ 4년차 새댁이구나.
인사글 남겨줘서 반가워요~^^
"어른으로서 어렵다" 그 말이
대부분의 새댁들이 가지는 마음일꺼라 생각되는군요.
시엄마가 아니라도 그 연세의 어른 앞이면 조심스러워지는 마음가짐이 정상 아니겠어요?
요즘은 예비시엄마들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시엄마 공부를 하니까,고부간의 갈등은 많이 줄어드는 것 같더군요.
서로 작은 실수는 눈감아주면서
서운함도 털어버리면서,
그렇게 세월과 함께 정이 깊어지는 사이가 고부간이라고 봅니다.
-
'큰아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닮았다 (0) | 2019.04.04 |
---|---|
이집의 맥가이버는... (0) | 2019.04.03 |
아들 생일에 며느리의 글. (0) | 2019.03.07 |
일정 변경 (0) | 2019.02.22 |
아들이 원하면 가야지~ (0) | 2019.02.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