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울산 사택에 살때도,
주기적으로 미제물건 파는 아줌마가 사택에 왔었다.
치즈,영양제,바나나, 스펨과 깡통제품들...
한장씩 포장된 치즈와 스펨이 인기였고,바나나는 낱개로 하나씩 팔았다.
명훈이 세훈이 3세 4세 시절인데,
아줌마가 오면 바나나를 낱개로 딱 두개 샀었다
하나에 천원씩 주고.(그당시 천원이면 얼마나 비싸냐)
그당시 울산에는 자동차,조선,유공(나중에 선경사택),코오롱...
회사 사택에는,
대부분 젊은주부들이어서 유행도 빠르게 번지고 구매력도 높았다.
울산이 그 정도였으니...
부산은 미군 하야리아부대가 있고,
밀수라고 하기에는 규모가 적은 보따리장수들이 일본을 드나들어서,
깡통시장에 가면 미제나 일제는 원하는 건 뭐든지 구할 수 있었다.
부잣집에서는 깡통시장에 갈 것도 없이,
가정방문하는 아줌마가 있어서, 전화만 하면 다음날 바로 가져왔단다.
친한 언니가 그때부터 30년 넘게 거래하는 아줌마가,
미군부대가 오산으로 옮겨 간 이후에도 꾸준히 물건을 가져온다고 하네.
(미군부대 소속 가족은 PX에서 한달에 구매할 수 있는 물품의 양이 정해져 있는데,
한도 내에서 구입을 해서,일부를 보따리장수에게 되파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지금은 어디에서나 수입품을 살 수 있는데,
굳이 미군부대 PX 물건을 살 필요가 있느냐고 물었더니,
미국은 군납품을 최고로 좋은 제품을 선별해서 구입해서,
세계 각국에 있는 미군부대로 보내기 때문에
특히나 먹는 거는, 시중에서 살 수 있는 물품보다 품질이 좋단다.
부산항과 시모노세키를 오가는 여객선이 생긴 1970년 이후로,
아줌마들이 일본 가서 다양한 물건들을 사와 단골들에게 파는 보따리장수가 생겨서
즉석에서 뽑은 생면을 다음날 받을 수 있을만큼,
일본의 생필품도 뭐든지 주문이 가능하다고 했다.
부자들이라고 다 그렇게 사는 건 아니고,
유난히 먹거리에 민감한 사람은
건강을 생각해서 더 나은 제품을 사먹는다고 하더라
오늘,
오산 미군부대에서 가져 온 초코렛과
어제 도착했다는 일제 반찬과 생우동을 선물 받고,
거의 40년 전 사택에 살던 시절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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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초에 처음 일본으로 나왔을때
답글
한국에는 바나나가 엄청 비쌀때라
한국갈때 바나나를 잔뜩 사들고 갔던 생각이 나네요 ㅎㅎ
일제반찬은 뭘 사셨나요?-
그레이스2019.05.18 10:40
나는 1981년 영국가서,
바나나가 제일 싼 과일이어서 쇼크를 받을 정도로 놀랐어요.
한송이를 사면 검게 변할때까지 다 먹을 수가 없는데도 계속 한송이씩 사게 됩디다.
오히려 사과가 많이 비쌌어요.
그당시 일본 식료품가게에 가면 일제 새우깡이 있었는데,한봉지 천원 정도 했어요.
한국에서는 큰 것 한봉지 200원 했던 걸 여기서 천원에 사먹는구나 하면서도
아이들이 새우강을 너무 반가워하니 안사줄 수가 없었어요.
우동을 먹을 때 뿌리는 일곱가지 맛이 섞인 작은 양념병과 (시찌미라네요)
국물맛을 내는 재료들,
함께 먹는 짠지 비슷한 반찬인데 이름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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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tine2019.05.21 12:51 신고
어릴때 옴마가 미군부대 물건사러갈때 몇번 따라간적있어용 가끔 얻어먹었던 사탕이 얼마나 맛있든지??? 엄마는 꼭 커피를 사서 집에 귀한손님이 오면 그 커피를 내놓았는데 저랑 온니가 숨겨놓은 커피를 몰래 마시기도했어용 ㅎㅎ
답글
미군부대에 들가는 제품이 좋다는 이야기는 들었어용 ~ 특히 치즈종류와 싸이즈도 다양해서 가끔 부대 패스가있는 칭구한테 부탁해서 사기도 해용~ ㅎㅎ -
style esther2019.05.21 21:43 신고
귀한 바나나 처음 먹었을때 생각보다 맛이 별로였지만 그래도 껍질까지 갉아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ㅎ
답글
저희도 어릴때 미제물건 그런식으로 많이 샀는데 오렌지쥬스가루랑 코코아가루, 커피, 프리마,
커다란 허쉬초콜렛, 코티분이랑 레브롱 루즈, 미군용 씨레이션...그런 거 생각나네요. 덕분에 추억에 젖어요^^-
그레이스2019.05.22 07:10
갑자기 내가 어렸을 때가 생각나네요.ㅎ
1950년대 말인데,
이모부께서 해군장교로 진해에서 근무하셨어요.
해군은 배를 타고 장기간 출동하니까,
신혼의 이모가 혼자 있는 게 무서워서 우리집 옆에 집을 구했더랬어요.
덕분에 미군용 씨레이션을 많이 먹었어요.
초코렛과 과자도 자주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전쟁이 끝난지 오래 되지 않아서,미군 군수품이 흔했던 시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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