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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하영 하준

애들 보내고...

by 그레이스 ~ 2019. 8. 12.

으슬하고 한기가 드는 신호가 와서

남편에게 옮았구나 걱정이 되어,

감기약을 두 알 먹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다행히도 그냥 넘어 가는 듯 하다.

 

남편은 아이들 기다리면서 지칠정도로 집안일을 하시더니,피로가 겹친상태에서

밤에 에어컨을 켜놓고 깊은 잠을 잤는지 중간에 깨어서 조절하지도 않았던 모양이다.

목요일 아침에 목소리가 변하고 저녁에는 완전히 감기가 들었다.

금요일 아침 그 상태로 공항에서 아이들 태우고 오면,

좁은 차 공간에서 감기 옮긴다고,

공항에서 기다렸다가 아들 며느리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아들네는 택시를 타고 할아버지는 자기 차를 타고 호텔로 오셨다.

 

우리가 서울로 가거나 하윤이 하영이가 부산으로 오거나,

항상 거실에 넓게 자리를 깔고 할아버지와 함께 잠을 잤었는데,

이번에는 하는수 없이 할머니와 함께 잤다.

(사진에는 2개인데, 아이들을 위해서 특수 매트리스 3개를 주문제작했었다)

 

 

 

물놀이를 하면서도 함께 놀면서도 감기 옮을까봐 자꾸 거리를 두게 되고...

아이들 보내놓고 속이 상해서... 컨디션 조절 잘못한 본인에게 짜증이 머리 끝까지 오르셨다.

 

며느리가 서울에서 허리를 삐끗했었단다.

괜찮아졌다고 생각했는데,

도착한 날 차 트렁크에서 짐을 꺼내다가 그랬는지

다시 삐끗해서 허리를 숙이지 못하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할아버지 컨디션 안좋은 상태에서 며느리도 허리를 다쳤으니,바짝 긴장이 되었다.

 

엄마 아빠는 상어모양의 물총으로 물총쏘기를 하고

아이들은 재미있다고 웃고.

 

 

물총에 빨리 물을 넣으려 열심이다.(멀리서 바라보는 나도 즐거웠다)

사진에 허리를 숙인 걸 보니,

저 장면 이후에 허리를 다친 모양이다.

 

 

 

 

 

 

 

 

 

 

 

 

아이들 샤워 시켜서

아들이 아이들 데리고 키즈 카페에서 한시간 있겠다고

그 시간동안 며느리를 여자사우나 뜨거운탕에서 허리 찜질을 시켰으면... 하길래,

좋은 생각이라고,며느리를 목욕탕에 들여보냈다.

진통소염제 약도 먹고.

아무것도 못도와드려서 죄송하다는 며느리.

허리 안아팠더래도 설겆이 시킬 생각은 아예 없었다고,

짬짬이 누워있어라고 당부했다.

아들은 엄마에게 미안한지,

식사가 끝나면 부엌에 와서 자기가 설겆이 하겠다고 계속 우기고...(차라리 외식하자고 하고)

 

토요일 오전에는 며느리는 집에서 쉬라하고,

아들과 나 둘이서 하윤 하영이 데리고 키즈 카페에 갔다.

입장료가 한시간에 어린이 15000원 어른 7000원.

아빠와 두 딸이 낚싯대로 물고기 잡기를 열심히 하는동안

하준이는 나랑 미끄럼도 타고 공놀이도 하고 뽀로로 보면서 팡팡뛰기도 하고...

하준이는 쌩쌩한데 나는 기진맥진해서 따라 다녔다.

 

 

 

 

10마리 잡아서 젤리 한봉지를 받아 먹으려고 열심히 잡는 아빠와 딸들.

 

하준이는 할머니와 공놀이도 하고,

 

순전히 뽀로로 보는 재미에 팡팡 뛰기도 하고,

 

 

사진에 보이는 것보다 훨씬 경사가 심한 미끄럼틀에서 누어서 타고 내려오는 걸

다섯번 반복 시키고는, 나는 기진맥진...

 

 

 

 

하윤이가 거울 꾸미기를 하겠다고 해서 만원을 내고 재료를 받아

할머니와 둘이서 풀을 바르기 전에 도안부터 먼저 구상해보자고... 하고 있으니,

 

 

 

 

 

 

 

 

 

하영이도 뒤늦게 하고싶다네.

내가 둘 다 맡겠다고 만원을 내고  재료를 받았다

그랬더니 아무것도 모르는 하준이가 누나들이 가졌으니 자기도 달라고 난리가 났다.

아들이 그 걸 보더니,

만원을 더 내고 하준이 것 재료도 받아서

아빠가 만드는 중에도 누나들꺼 재료를 들고가고... 완성한 제품은 집으로 가져왔다.

한시간 반을 놀다가 점심시간 맞춰서 돌아왔다.

 

아들은 점심때도 저녁에도 외식을 하고싶어 했는데

이 더운데 아이 셋 데리고 어딜 가냐고...

또 너무 더운날 생선회 먹는 거 아니라고...아들의 의견을 안들어 줬다.

 

첫날 호텔에서 점심을 먹은 것 말고는 다섯 끼니를 전부 집에서 먹었다.

일요일 점심은 월남쌈 재료 남은 것과 고기를 잘게 썰어서 볶음밥을 만들어

김가루 넣고 계란으로 덮어 오므라이스로 만들어 줬더니

아이들과 며느리는 맛있게 먹었는데,

아들은 좀 서운했던 모양이다

부산에 왔으면 생선횟집에도 가고,

집에서 꽃등심 구워먹는 거 말고 한우갈비집도 가고...

그런  기대를 했는데 아무것도 못했으니.

세끼를 다 집에서 먹어서 서운하다는 아들의 말에,

속으로는 울컥했으나 

다시 생각해보면 아들의 말이 맞다.

그 정도의 돈은 충분히 쓸 수 있는 아들인데,

호텔 뷔페도 공짜 티켓이 없었으면

1인당 8만원짜리 식사를 했을리가 없다며

부모의 수준에 맞춰서...비싼 외식을 할려면 돈이 아깝다고 벌벌 떠는 모습을 보였으니...

 

공항으로 떠나는 아들가족을 배웅하고,

예약했던 차가,

넓은 택시가 아니라  짐싣는 공간이 넓고 자석이 비좁은 차가 온것도 속상하고,

생선횟집,고깃집에 안 간것도 걸리고, 

이래저래 서운해서 눈물이 났다.

 

서울에 도착한 아들은 엄마가 걱정되어 밤중에 또 전화했더라.

괜찮다고, 잘 놀다 왔다고,

허리 아픈 엄마 생각해서 집에서 음식 만드는 게 미안해서 외식하자고 했다면서. 

 

 

 

  • 키미2019.08.12 10:29 신고

    아이구...아드님은 엄마 힘들게 할까 걱정, 엄마는 아들 며느리 힘들까봐 걱정..
    아이들이 다 잘 놀다가 갔으니 좋습니다.
    할아버지 감기 때문에 속상하신 게 제일 힘드셨을 거 같습니다.
    엄청 기대하셨을 텐데...
    그래도 사진보니 다 즐겁게 지냈는 것 같아요.
    너무 심려마세요.

    답글
    • 그레이스2019.08.12 11:04

      지금 요가하러 왔어요
      이때까지 중에 아이들이 제일 즐겁게 놀았으니
      그걸로 됐다 생각합니다
      아들은,
      에어컨을 새걸로 바꿔 주겠다
      부엌에 까스렌지가 너무 낡았으니 새로 사주겠다
      계속 사드리고 싶어했습니다만
      절대로 주문하지 말라고
      아직 더 쓸수있다고
      번번히 아버지께서 거절하셨어요

    • 키미2019.08.12 11:19 신고

      아드님이 뭘 해준다고 하면 제일 필요한 것을 그레이스님이 결정하셔서
      받으시면 좋겠어요. ㅎㅎ
      에어컨이 낡으면 전기세가 더 많이 나온대요.
      요즘 새로 나오는 절전에어컨은 전기세가 만원에서 더 안나온다고 하더군요.
      저는 재작년 에어컨을 버리고는 새로 장만하지 않았는데, 어떤 선생님이 그러시더군요.
      새로 에어컨 장만했는데 생각보다 전기세가 작다고.
      오래된 전기제품은 전기세 많이 나와요.

    • 그레이스2019.08.12 15:46

      에어컨이 전부 20년이 지났으니 바꿀때도 되었습니다만,
      그래도 고장 나지않는 한 계속 쓸꺼예요.
      여기는 서울처럼 덥지 않아서
      거실용 큰 에어컨은 심하게 더운날만 사용하니까 일년에 15일 정도이거던요.
      침실용 2개는 좀 더 쓰고요.

      부엌의 까스렌지는 자동점화가 안돼서 성냥을 사용합니다.
      그걸 보더니 위험하다고... 당장 바꾸자고 합디다.
      나도 몇년 전부터 바꿀려고 했습니다만
      까스렌지 씽크대 식기세척기 세탁기를 빌트인으로 맞춘거라서
      대리석 상판이 디귿자로 다 연결이 되어 그 부분을 자를수도 없고...
      부엌 전체를 뜯어내고 공사를 하는 것도 엄두가 안나고...
      결국 완전히 못쓰게 되어야 해결책을 찾을 것 같습니다.

      20년 넘으니 손봐야 할 곳이 계속 생겨서
      이사를 가는 게 답이겠다 싶어요.

  • 여름하늘2019.08.12 21:33 신고

    오늘 일본은 '산의 날'이라고 최근에 생긴 국정공휴일이라
    남편과 함께 외출을 하면서
    그레이스님 블러그에 '애들 보내고'라는 글이 올라온것
    제목만으로도 그레이스님 섭섭하시고 허전시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사진으로 보니 꼬마들이 엄청 재미있게 잘 지내다가 갔네요
    할아버지께서 손주들과 함께 놀아주시려고 얼마나 준비하고 계셨을텐데
    제마음이 다 속상하네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 그레이스2019.08.12 21:48

      차가 떠나는 걸 보고 집으로 올라와서
      허전하고 서운한 마음에
      공항에 도착한 며느리와 통화하면서
      눈물이 나는 걸 겨우 참았어요
      며느리도 목소리를 듣고 눈치챘을 거예요
      아이들이 전부 다 재미있었다고 해서
      마음이 편해졌어요

       

  • 하늘2019.08.12 22:33 신고

    부모는 자식 생각하고
    자식은 부모 생각하고...
    제가 다 울컥합니다....

    부모님이 연세 드시면 고집이 세지셔서,,,
    친정아버지 저희가 도우미 아줌마 불러 드린다니까 싫다고.. 엄마가 편찮으셨는데도 그러셔서 정말 맘 아팠던 기억이 나네요

    아드님이 그러실땐 그냥 받으셔요. 돈으로라도. ㅎ

    할아버지 아프셔서 또 얼마나 맘이 상하셨을까.. 것두 맘에 걸립니다 그려... 며느님 허리 다친 것도 걸리고..
    그레이스님 힘들었을 것도 그렇고..
    에구 마치 제 집안 일 같이 맘이 걸립니다

    답글
    • 그레이스2019.08.13 06:47

      만나면 반갑고 헤어질때는 서운하고...항상 그런 거예요.
      다른집들도 자녀들이 와서 놀다가 가고나면,
      할아버지 할머니는 서운해서 집이 텅 빈 것 같은 기분을 느낍니다.
      하루 지나고나면 괜찮아져요.
      아이들이 무슨 말을 했고, 어떤 행동을 했다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한동안 아이들 이야기를 하고
      흉내를 내면서 웃지요.

  • 신순옥2019.08.13 14:33 신고

    더운 날씨에 매우 수고 많으셨어요.
    그레이스님과 남편분께서 열과 성을 다해 준비하시고 진행하신 모습들이 감동적입니다.
    열심히 준비한 만큼 잔치가 끝나면 더 허탈하겠지요.
    최선을 다하셨으니 푹 쉬시기를 바랍니다.


    • 그레이스2019.08.13 18:56

      날짜가 짧아서 마음껏 챙기지 못한 것 같아 더 서운합디다.
      전에는 4일 혹은 5일 있었거던요.
      너무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은 가을에 또 오라고 했습니다.

      점점 나이가 많아지면,하고싶어도 못할 일이라서
      내몸이 할수있을 때 잘해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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