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큰아들

아들이 사 준 새차.

by 그레이스 ~ 2019. 9. 29.

 

작년 4월에 척추협착증으로 허리 수술할 때,

수술과 입원비용이 천만원 가량 나온다는 말을 듣고,

큰아들에게 어떻게 말할까...좀 마음이 쓰였다.

수술 전날 입원하고,

근무를 마치고 저녁에 엄마 보러 온 큰아들이

입원실을 2인실 말고 1인실로 옮기라고 간호사에게 부탁하길래,

내가 펄쩍 뛰는 시늉을 하면서

안그래도 수술비 입원비가 많이 나올꺼라서 걱정인데

무슨 1인실이냐고, 절대로 안갈꺼니까 취소하라고 했었다.

염려 마세요~ 비용은 얼마가 되든 제가 다 냅니다.

그러니 편하게 1인실로 옮기세요~ 했다.

 

천만원 정도 예상해야 될꺼라고 했었는데,

다음날 수술을 하고 입원실에 와서 휴대폰을 보니,2천만원이 입금되었다고 문자가 떴다.

너무 놀라서...아픈 것도 잠시 잊었다.

저녁에 엄마 보러 온 아들에게 왜 이렇게 많이 보냈냐고 했더니,

병원비 내고 남는 건

부산 가서 회복될 때까지 집안일 도와줄 아줌마도 부르고 영양섭취도 잘하시라고 했었다.

...... 고마워서 뭉클했다.

며느리에게도 고맙다는 인사를 따로 했다.

 

이번에 새 차를 사 준 아들.

10년 넘은 에쿠스가 불안하다며,

3년 전부터 새 차를 사주겠다고 당장 신청을 하시라고 했으나

아직 괜찮다고 필요할 때 부탁하겠다고 했었다.

그당시는 좀 작은 차를 살 생각이었기에 5000만원 정도면 충분하겠다 싶었는데,

이번에 차를 바꾸면서

남편의 고집으로 에쿠스와 비슷한 크기의 차를 선택하고 보니,차값이 더 많다.

차값이 얼마냐고 묻는 아들에게 5000만원만 보내라고 했다.

그랬는데,천만원을 더 보내면서 어머니 용돈으로 쓰시라고 하네.

엄마가 오천만원만 보내라고 했으니,

차값 오천만원에 엄마용돈 천만원이라고 하면서 차값을 다 보냈다.

차값은 기본으로 5969만원이고

선택사양이 몇가지 더해져서 245만원이 포함되어 6214만원이 순수차량가격이다.

156만원 할인을 받았으니,차값은 아들이 다 냈고,

탁송료 취득세 차량등록에 따른 비용만 내가 내는 셈이다.


 

 

 

 

 

 

아무리 돈 잘버는 아들이라도...쉽지 않은 일이다.

다음날 며느리에게 전화해서,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제가 한 건 아무것도 없어요~ 하는 며느리에게,

아무리 아들 돈이라도 며느리가 동의를 안하면 그렇게 할 수가 없다고,

그러니,너한테 감사할 일이라고...

내 인생의 마지막 차를 너희들이 사줘서 더 뜻깊다는 말도 했다.

 

이런 내용을 블로그에 공개하는 걸,아들이 알면 싫어할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엄마는

한마디 들을 각오를 하고 아들 자랑을 한다.

 

 

    • 그레이스2019.09.30 07:20

      이 글을 쓰다보니,
      큰아들에게 고마웠던 일들이 줄줄이 떠올라서
      어제 저녁에는 추억에 푹 빠져 있었어요.
      대학생 되어 고등학생 가르치고 받은 첫 월급을 엄마 줬던 것도 생각 나고요.
      유학 가서 여름방학에 독일 투자은행에서 인턴하고 받은 두달 월급 절반을 엄마 줬던 것도 생각 나고요.

  • 문정희2019.09.29 22:00 신고

    부럽습니다......능력있고 마음 넓은 훌륭한 아드님도 그리고 며느님도..그런 아드님을 잘 키우신 그레이스님은 더더 부럽습니다.....그냥 제마음이 뭉클해서...요^^

    답글
    • 그레이스2019.09.30 07:25

      며느리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면서 울컥해서 잠시 말을 못하고 있었어요.
      자랑 늘어놓는 엄마의 마음을 이해 해줘서 고맙습니다.

  • 여름하늘2019.09.29 23:27 신고

    자랑하실만 합니다
    이제 곧 큰아드님이 부산에 와서
    새차를 보며 흐믓해 할것 같네요

    답글
    • 그레이스2019.09.30 07:30

      공항에 마중나갈 생각으로 들떠있는데,
      그날 태풍이 온다고 해서 비행기가 뜰 수 있을지 걱정이예요.
      오늘 지나보고,
      태풍 방향이 부산과 가까우면....하루 뒤에 출발하라고 해야 겠어요.

    • 여름하늘2019.09.30 08:21 신고

      맞다
      또 태풍이 부산쪽으로 가길래
      그레이스님 생각났었는데...
      올해는 왜 그렇게 태풍이 한국쪽으로 올라가는지
      안타깝더라구요..

    • 그레이스2019.09.30 09:05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하루 지나면 그만이지만,
      농촌에는 지금이 수확기라서 피해가 엄청날 겁니다.
      그 걸 생각하면 안타깝고 걱정되고 그래요.
      아침 뉴스로는 대만을 지나면서 약해질꺼라는 예상도 하는데,
      제주도 가까워 져야 진로를 확실하게 알겠어요.

  • Jacob Song2019.09.30 09:22 신고

    이드님이 엄마에게 참 잘하네요.
    수입이 많아도 쉽지않아요. 마음이 따뜻한 효심 이지요.
    자랑하실만 합니다. 멋진 아들이예요.

    답글
    • 그레이스2019.09.30 11:02
      감사합니다~ 송선생님
      20년 전에 대학생 아들에게
      너를 키우면서 행복했고 자랑스러웠다며
      평생 받을 효도를 다 받은 셈이라고 했더니
      무슨 말씀이냐고
      앞으로 더 잘하겠다고 했던 말이 생각 납니다
      그 이후로도
      계속 감동 받을 일이 생기네요
      •  
  • christine2019.09.30 13:08 신고

    요런건 큰아들한테 혼이나시더래도 자랑팡팡하는거죵~안그래도 저런차는 올매나할지 좀 궁금했어용 ㅎㅎ 정말 흐뭇하시겠어용~ 명훈씨도 잘키워주신 부모님께 큰선물해서 뿌듯할것같아용^^

    답글
    • 그레이스2019.09.30 16:41

      요가수업 마치고 집에 와서 간단하게 점심 먹고는 곧바로 동사무소 가서
      중고차 매매용 인감증명 떼어 대리점 가야하는데,
      대리점에 도착하고 보니,인감증명을 안떼었더라구.다시 동사무소 갔다가...
      아무튼 멍청이노릇 하고,
      3시부터 한시간 자동차 사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이제야 집에 들어왔다.
      왜 이렇게 바쁜지 정신이 없네.

      아들이 요즘은 바빠서 엄마 블로그 볼 시간도 없을 꺼야.
      아주 가끔,
      글을 읽는다고 하더라구

      내차는 G 80인데
      제네시스 중에서 제일 비싼 G 90은 최저 7000대에서 시작해서 최고는 1억이 넘는다더군.
      사장님들이 타는 차는 그런 걸꺼야.

  • 키미2019.10.01 13:31 신고

    차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좋은 차라고 들었습니다.
    아드님이 어머니를 정말 사랑하시나 봅니다.
    원래 아들들은 좀 무뚝뚝한 편인데..
    마구마구 자랑하셔도 됩니다~~~~~!!

    답글
    • 그레이스2019.10.01 15:06

      엄마들은 자식과 관계된 일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또렷하게 기억하는 능력이 있어요
      세훈이가 대전 엑스포 행사에 참석하고
      엄마 준다고 사온 선물은 아직도 가지고 있고요
      커피 마실때 드시라면서 쿠키도 사왔습디다
      요즘도 마트에서 그 쿠키를 보면 세훈이 생각이 납니다
      명훈이가 대학생이 된 후 엄마 생일에
      아버지는 외국 출장중이라서 쓸쓸하시겠다며
      10만원을 봉투에 넣어서 주면서
      친구들과 분위기 좋은 곳에 가서 커피 마시라고
      하더군요
      그 돈을 몇년간 가지고 있었어요
      아들도 그런 섬세함이 있더라구요
      예쁜짓 했던 옛날 일들이
      고구마 넝쿨처럼 연달아 생각납니다

    • 키미2019.10.01 15:40 신고

      아드님들에 대한 이야기만 따로 뽑으셔서 책으로 엮으셔도 좋을 것 같아요.
      교육적 측면에서도 그렇고, 인성적 측면에서도 그렇고.
      남다른 교육 방식과 가정 교육, 예절, 등등
      귀감이 될 것 같습니다.

    • 그레이스2019.10.01 16:04

      지금 대전 엑스포를 찾아보니 1993년이군요
      세훈이 중 3학년때인데
      학교 대표들 모여서
      울산교육청에서 인솔해서 갔는지
      각 학교별로 전부 다 버스로 갔는지
      그건 기억이 안납니다
      엑스포이니까
      여러나라의 먹거리를 전시하고 팔았던 모양이예요
      엄마 드릴꺼라고 했더니
      그 비스켓을
      커피하고 같이 먹으면 더 맛있다고 하더래요

'큰아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3월 7일.  (0) 2020.03.07
2년만에 온 아들.  (0) 2019.10.08
슬슬... 준비해볼까~~  (0) 2019.09.26
여름 휴가. (시애틀)  (0) 2019.08.27
갑자기 바뀐 여름휴가 - 그다음.  (0) 2019.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