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에서 하준이 데리고 와서
친정 언니에게 맡겨 놓고
한시 쯤 작은 며느리가 나를 만나러 병실로 왔다
누워 있는 나를 보고는 인사를 하기 전에 눈물부터 흘린다
나도 울고...
그렇게 인사를 하고
배와 등의 수술자국도 보고... 앞으로의 일정도설명했다
세브란스에 있을 때 병실로 오지 못했던 이유는,
아이 셋이 독감을 해서,
특히 하준이는
어린이집 반전체가 독감에 걸려서 임시로 휴교라고 했다
그래서 독감을 옮기면 안된다고 병실에 오지 못하고
매일 전화와 문자로 안부를 물었다
남편과 병실이 달라서 하나씩 더 필요하다고 부탁했던,
치약과 세수비누,반찬과 과일을 꺼내놓고
나는 앞으로의 일정을 설명했다
며느리가 오기전에
판교에 사는 남동생이 문병 오겠다고 전화를 하면서
달달구리를 사갈까, 책을 한권 사갈까 물었다
읽기 편한 책을 가져 오라했고
시간을 늦춰서 며느리가 다녀 간 이후에 병실에 왔다
올케는 결혼 8년만에 임신한 딸을 돌봐주러 호주에 가 있다
아기 출산 시기와 건강도 묻고...
다른 조카들 소식도 듣고.
어쨌던 이정도 다친게 행운이었다고
그러니 너무 속상해 하지말라고 위로를 하고 갔다
남자병실은 3층에 있어서
남편은 서너번 내 병실로 와서 불편한게 없는지 확인 하고 갔다
남편을 따라 1층 휴게실로 내려 가서
30분 쯤 앞으로의 일정을 의논했다
31일 금요일 오전에 외래진료를 오라는
남편 담당의사의 말에
그날 나도 내 담당의사에게 외래진료를 신청해서 시간을 받았다
퇴원하고 첫 진찰을 받으러 병원 가면서 이 꼴로 갈 수 없으니
전날 호텔에서 하룻밤을 있자고,
머리를 감고 샤워를 하고 최소한의 예의는 갖추자고 했다
호텔은 큰아들에게 어제 저녁에 부탁을 했다
아들은 연휴에 인사드리러 와서 상세하게 듣겠다고 한다
샤워실도 없는 3인 병실에 계시는 부모님이
아무래도 걱정이 되는 모양이다
길지 않은 날짜니까 참아보겠다고 그러니 걱정 말라고 했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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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놀라시고 속상하셔요
답글
남도 이렇게 기가 막힌걸요
하루에 몇번씩 들어와 보면서도 너무 안타까워
감히 댓글도 못남겼습니다
힘든 상황들을 그레이스님'처럼' '답게' 겪어나가시는걸 보며 많은 생각을 해봅니다
부디 빠르게 회복되시길 바랍니다 ~ 이곳의 모든분들도
그렇게 한마음으로 응원드리고 있는게 느껴집니다
새해에는 그레이스님께 행복하고 좋은일만 생기길 빕니다.힘내셔요 그레이스님♡
자꾸 실명으로 댓글이 떠 비공개로 남깁니다ㅠ-
그레이스2020.01.23 07:36
아~^^
송미아님 반갑습니다
어제 송미아 이름으로 댓글을 썼다가 삭제했다는 알림이 나와서 누구인가~~궁금했어요
관심과 격려의 말... 고마워요
기억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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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셨군요
답글
전 하윤이 할아버님이 걱정스러웠는데
두분이 액땜하신것으로 봅니다
두분이 부부신데
한병실이 없으신가요?
함께 계시는게 좋으실듯 싶으신데
병문안 못가 죄송합니다-
그레이스2020.01.23 08:39
2인실 병실이 딱 하나 래요
그런데 그곳에는 이미 환자가 있어서
갈 수 없게 되었어요
병실이 있다고 했던 분의 착오였어요
우리가 3인실도 괜찮다고 했으니
병원측의 실수는 아닙니다
하윤이 할아버지는 허리뼈 - 요추 3번 하나만 골절이었는데 바로잡아 주는 시술을
다친지 14일 후 퇴원 전날 했어요
그런 시술은 14일 전에 하면
의료보험공단에서 불법으로 처벌한대요
등에 작은 구멍을 내어 시술했는데
그 후로는 안 아프다고 합니다
남편은 곧 다치기 전으로 회복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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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눈물이 안 나겠어요.
답글
그만하기 천만다행이다 싶다가도 한편으론 가슴이 철렁하죠.
두 분 다 그래도 평소에 건강을 챙기셔서 그만하다 싶습니다.
다시 생각해도 큰일날 뻔 하셨네요.
참말 다행입니다.
이제 회복만 하시면 됩니다.-
그레이스2020.01.23 11:37
감정조절이 안되는 건지
시도 때도 없이 울컥 눈물이 나네요
괜찮다 운이 좋았다 하면서 나를 다스리는 중이예요
키미님~
위로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많은 힘을 얻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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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제르나2020.01.23 21:25 신고
참으로 애가 터질 노릇입니다. 저도 멀리 있어 병문안을 못가뵈어 죄송합니다. 다행히 마음님이 세브란스 근처에 사셔서 척추수술 전날에 뵙고 오신다길래 대표로 다녀오시라 인사드렸어요. 시도때도 없이 눈물 나시는거 어떤 마음이실지 이해가 됩니다. 몸조리 잘 하셔서 어서 완쾌하시길 기도드릴께요
답글-
그레이스2020.01.24 05:47
잠을 더 자도 되지만 다섯시면 다 일어나고
병실 불을 켠다
등줄기가 불편해서 숙면이 안되니까
작은 기척에도 눈을 떠 지더라
간병인은 두 할머니의 기저귀를 갈아주는데
그 냄새가 지독해서
기저귀 갈 동안 나는 수술용 마스크를 쓰고 있다
혜숙아~
올해의 계획을 다 취소해야 될 것 같다
4월 6월 9월 3개 다
9월에는
밀라노 갔다가 비엔나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대한항공 왕복 기행기표를 이미 돈을 다 내놨는데
장거리 여행이 안될 것 같아서 취소해야 되겠어
여동생부부와 우리 부부 네사람이 가기로 했는데...
그리고 혼자서 영국 여행 갈 일정은
혼자서 다니는 건 더 힘드니까 당연히 취소해야 되겠고
이러니 ... 참
내 생활을 망쳐 놨구나 싶어서
더 어이가 없고 기가 막힌다
우선은 몸 회복하는 게 제일 큰 일인데도
별별 생각이 꼬리를 물고 따라 나오니...
감정이 널뛰기를 하네
마음님을 다른곳에서 만났으면 얼마나 반가웠겠니?
이런 몰골로 봐서 고마우면서도 속상했다
내가 황망중에 제대로 인사를 못한 것 같으니
혜숙이 니가 다시 나를 대신해서 문자라도 보내 줘
고맙고 미안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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