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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첫 외출

by 그레이스 ~ 2020. 2. 14.

은행에,

직접 작성하고 싸인을 해야 하는 일이 있어서

11시에 집을 나섰다

재활치료하러 병원에 갈 때와는 달리

환자 표시가 안나는 옷차림을 하려니

두번이나 입었다 벗었다를 하고...

허리 보호대를 차고 풍성하게 쉐터를 입었다

호텔 맞은편에 은행이 있어서

은행업무가 끝나면 목욕하러 갈 참이었다

기초화장품 파우치도 챙겨 넣고,

때밀이 비용도 현금으로 챙기고,

연회비 결재할 카드도 넣었다

2월 1일부터 다음해 1월 31일까지가 1년이어서

해마다 1월 31일 전에 연회비를 내는데

이번에는 사정이 있어서 1월에는 못간다고

병원에 있을때 담당자에게 전화를 했었다

그러니까 1월 2일 이후 처음 가는 거다

 

벗은 몸을 보는 사람마다 수술자국에 깜짝 놀랄꺼라서

아예 옷을 벗으면서 락커룸에서 가운을 입고 들어 갔다

다행히 별로 사람이 없어서

샤워를 하고 온탕에 들어가 10분 앉았다가

세신실로 가는동안에 한사람도 마주치지 않았다

목욕을 마치고는 다시 가운을 입고 파우더룸으로 나가니

요가팀이 수업을 마치고 와서

왜 이렇게나 오랫만이냐고 묻는다

교통사고에 대해 브리핑을 하듯이 설명을 하고...

놀라운 일은

요가팀 친한언니에게 자세하게 전화로 말했는데도

내가 와서 직접 말하기까지

한마디 내색도 안했다는 거다

본인이 오면 알게 될텐데 뭐하러 소문을 내냐고 한다

우와~

언니 진짜 입이 무겁네~~~

그만해서 다행이라고...

너무나 운이 좋았다고...

다들 한마디씩 덕담을 하고 줄줄이 포옹을 하고 헤어졌다

그들은 목욕탕으로 들어가고

나는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오고.

 

남편이 동행하지 않은 첫 외출이다

 

  • 달진맘2020.02.14 15:10 신고

    첫외출 성공리에 맞추셨네요
    뭐좋은 일이라구
    미리 알리셨슬까요

    고생하셨구
    그나마 다행이십니다

    답글
    • 그레이스2020.02.14 16:15

      그 언니가 나와 친하니까
      명숙씨가
      요즘 통 안보인다면서 궁금하다고 안부를 물었대요.
      지금 서울에 있다면서 2월에 올 꺼라고 하더라네요.
      다쳤다 병원에 있다 이런 건 다 빼고 아들집에 있다고 하고요.

      남편이 나를 환자 취급해서 혼자서 못 나가게 해요.
      오늘도 은행앞에 태워주고,
      기다렸다가 호텔앞에 내려주고 집에 갔다가 내가 전화해서 다시 데리러 왔어요.
      택시 타고 혼자 외출하는 건 아직 안된다고 해요.

  • 여름하늘2020.02.14 21:08 신고

    요가팀 친한 언니분
    정말 입이 무거우시군요
    저는 그런 분이 참 좋아요 ㅎ
    좁은 교포사회에 살다보니 입이 무거운 사람이
    참 믿을만하거든요
    그레이스님 첫외출이시군요
    한발자국씩 현실로 돌아오고 계시는군요
    반갑고 좋은 소식입니다

    답글
    • 그레이스2020.02.15 08:00

      20년 전에 에어로빅을 같이하면서 친해졌는데,
      호텔에서 새로운 과목이 생길 때마다 함께 배웠어요.
      블로그에도 여러번 등장했던 인물이고요.

      세브란스에서 퇴원할 때 4월까지 목욕탕에 못가게 했어요.
      그때까지 부축 받지않고 혼자서 걷기가 어려울 꺼라고 하면서요.
      재활훈련을 하면서 느끼는 건데 상당히 빠른편이기는 해요.
      하지만 아직은 걷는 게 자연스럽지 못합니다.
      천천히 조심스럽게 움직이니까요.
      창자에 염증이 생기거나 다른 문제가 생길까봐 매일 약을 먹고있고,
      진통제와 근육이 뭉치는 걸 풀어주는 약도 매일 먹고 있으니 아직 환자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자서 목욕탕에 갔다는 게 아주 기분이 좋습니다.
      뜨거운물에 푹 잠겨서 있는 것도,
      때밀이 아주머니 덕분에 뽀송뽀송 깨끗해진 피부도 정말 만족스러웠어요.
      날마다 목욕탕에 가던 사람이 한달하고도 10일이나 지났잖아요.

    • 여름하늘2020.02.15 08:13 신고

      정말 기분이 개운 하셨겠어요
      4월까지 혼자 걷기 어려울거라 했는데
      2월에 목욕탕을 혼자 다녀오시다니
      정말 평소 체력관리 잘해오심을 여기서 나타나는군요
      칠순생신 가족사진에서는 건강하신 모습 뵐수 있겠어요
      영차영차 그레이스님 화이팅입니다

    • 그레이스2020.02.15 08:58

      아~ 빠트린 거 하나 있어요.
      체중계에 올라 서 보니, 55킬로였어요.
      사고 전에는 58킬로였으니 3킬로 빠진 거네요.
      분당 요양병원에 있다가 첫 외래진료 갔을 때,
      장 파열 수술하신 의사가 살이 많이 빠졌다고 체력보강에 신경 쓰라고 했었는데,
      그 때는 54킬로도 안되었을 겁니다.
      분당 병원에서는 겨우 죽 반그릇 먹는 정도로 못 먹었어요.
      2층 병실에 있을 때는 대장암 환자 때문에 지독한 냄새로 그랬고,
      5층으로 옮기고 나서는 옆 침대의 환자가 화장실에서 실수로 똥을 손으로 만져서
      환자복이랑 손잡이에... 그 냄새가 오죽했겠어요.
      하루종일 못 먹겠더라구요.
      그랬으니 살이 더 빠졌을 겁니다.
      집에 와서 2주동안 잘 먹어서 55킬로가 되었으니
      외래진료 갔을 때는 눈이 쑥 들어가고 얼굴은 핏기없이 헬쓱해서 더욱 야위어 보였을 것 같아요.
      허벅지와 엉덩이살이 빠져서 뼈가 아플 정도이니
      55킬로 되는 것도 많다 싶네요

  • 키미2020.02.15 20:10 신고

    어머...잘 다녀오셨네요.
    걷기가 어떠신지...고관절이 많이 아파 불편하신건 아닌지..
    감기 조심하세요.
    저는 대상포진 약 다 먹고, 피검사 해놓고 왔습니다.
    건강진단하면 늘 간장질환이 의심된다고 나와서..
    3차병원에서 간 검사는 한 번도 안해봐서, 이리저리 연결을 해서 간섬유화, 다음 주에 간초음파 에약
    감마지티피가 너무 높아요. 189...그건 비정상적이라고 닥터가 그러네요.
    잠시 모든 약을 끊고, 프로폴리스니, 기타 등등...다음 주에 피검사 할려구요.

    병원에 환자가 엄청 많은데...코로나 때문에 다들 마스크를 끼고, 분위기가 음울합니다.
    내일부터 또 추워진다니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답글
    • 그레이스2020.02.16 07:22

      점점 회복되어 일상적으로 걷게 되면 고관절이 큰 걱정꺼리가 될 것 같아요.
      지금은 짧은 거리이니 괜찮지만요.
      어떤 방법으로 해결해야 될 지 고민이 많습니다.

      간 질환이 의심된다고 하면 정확한 검사를 해봐야지요.
      오랫동안 먹은 여러가지 약 때문에 수치가 높아졌을 수도 있으니...
      미리 걱정하지는 마세요.
      결과를 보고 그때 해결방법을 찾으면 되잖아요.

      월요일 화요일 목요일 3일 재활훈련 가는데,
      큰병원에는 언제나 환자가 넘쳐납디다.
      재활훈련 받는 환자들도 대부분 뇌졸증이나 사고로... 심각한 중증환자들이고요.
      보고 있으면,
      여러가지로 마음이 복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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