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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서

모임 대신으로

by 그레이스 ~ 2020. 5. 19.

모든 사람들이 동창모임이나 친목모임이 다 중지된 상황이어서

사람들을 만나 수다를 떨 수 있는 목욕탕이 예전보다 훨씬 중요한 곳이 되었다.

친한 사람과 골프 라운딩 나가거나 친구들과 자주 점심 모임을 할 때는

목욕탕이 얼른 씻고 나가는 곳이었다면,

지금은 온갖 수다로 스트레스를 푸는 사교의 장이 되었다. 

사람들을 만나서 다양한 뉴스도 듣고,

회원 개개인의 근황과 자녀들 소식도 듣고,

(미국에서 일본으로 출장 간 아들이, 가족이 있는 미국으로 돌아 갈 수도 없고,

부모님이 계시는 한국으로 올 수도 없이 도쿄에 머물러 있었다는 딱한 소식도 있다)

집에 갇혀있었던 반발로, 일명 보복적 쇼핑을 했다는 명품관에서 돈 쓴 얘기도 듣고,

 

크게 다치거나 병이 나면,

쇼핑도 사치품도 다 하찮은 것으로 보인다는... 심경변화도 얘기하고,

그러느라 목욕시간이 예전보다 더 길어졌다.

한 시간 30~40분,

반신욕을 하면서, 파우더룸에서 머리를 말리고 밑 화장을 하면서,

남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기분전환이 되고 스트레스 해소가 된다.

 

1월 5일 사고 이후,

한 번도 모임에 참석 한 적이 없이 집안에 갇혀있는 신세인데도

별로 불편을 못느끼는 건 목욕탕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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