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된 재활운동 시간보다 일찍 가서 10분 자전거 타기로 몸풀기를 하고,
지도받았던 동작을 혼자서 연습한다.
둥근 공을 절반 잘라놓은 듯한 운동기구 위에 서서 균형을 잡는 동작을 하다가 잠시 쉬는 동안
다른 아줌마가 올라서서 재미삼아 놀고 있다.
운동을 하는중인데요~ 했더니, 저 뒤에 가서 다른 거 하란다.
어이가 없어서 쳐다보다가,
댁은 보호자 잖아요?
했더니... 그제서야 치료받는 환자구나 싶어서 얼른 비켜준다.
환자를 따라 온 간병인이 심심해서 흔들흔들하고 있었던 거다.
그 사람 보기에는 나도 환자가 아니라 간병인이라고 생각했나 보다.
하기사 혼자 걸을 수 있는 사람은 환자로 안 보일 정도로 중환자가 많다
오늘도 다리가 잘린 환자, 뇌수술을 한 중환자,마비되어 팔다리 움직임이 불편한 환자,
침대에 누운 채로 발목 다리 허리를 묶어서 침대를 바로 세워, 강제로 서 있는 환자들이
같은 시간에 재활치료를 받았다.
2~3세 아기 환자들을 보면... 마음이 아린다.
다른 사람이 환자가 아니라고 착각을 했다고 하면, 내가 상당히 좋아졌는 줄 상상하겠다.
한심하게도... 한 발을 들고 한 발로 서는 동작을 다섯을 셀 때까지 못 버틴다.
걸을 때 옆에서 보면 허리가 완전히 안 펴지는 것도 여전하다.
강사의 지도를 받는 시간은 15 분인데
사전 준비운동까지 더하면 35~40분 되는 셈이다.
마치고 나면 피곤해서 기운이 하나도 없다.
재활치료 후 재래시장에 가서 미역국 끓일 쇠고기, 민어 조기와 가자미를 샀다.
다음 주 23일이 하준이 생일이다.
내일 끓이고 생선 구워서 목요일 택배로 보내면 금요일에는 받을 수 있겠지.
아직 그런 거 하시면 안 된다고 펄쩍 뛰듯이 놀라는 며느리에게
아무것도 안 하고 미역국만 보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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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도 아들도 걱정이지요.
답글
아직 완쾌 되신 것이 아니니 무리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저도 한 발로 서봤더니 처음에는 잘 안되다가
다시 하니까 되네요.
생각보다 어려운 동작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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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거울이 되시는 분이세요
답글
저도 나중에 그리 흉내내어 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드니 말입니다
옆에서 보면 완전히 펴지지 않으신다는 허리로
손주 생일까지 챙기신다니 절로 감탄이 나옵니다
꼿꼿한 자세로 또,활짝 웃는 모습으로 포옹해 주시던 모습이 눈에 선해 맘이 애잔해집니다 -
큰사고 당하시고 지금은 자녀분들한테 음식을 공수 받으셔야할 상황이신데 ㅠㅠ 정말 대단하세용^^
답글
하준이가 벌써 세돌이 된건가용??? 그러고보니 제가 블로거 팬이 된지도 제법 되었네용~
전 딸아이 100일이후부터는 엄마음식을 먹은 기억이 거의 없네용 ㅠㅠ 미역국 글을 보니 가자미넣고 끓인 엄마 미역국이 생각나네용 미역도 시중에파는 그런 미역이 아니였고 비린내없이 아주 담백했어요~ 사랑과 정성가득한 부모님의 음식을 먹을수있는건 축복입니당^^-
그레이스2020.06.19 08:17
윤정씨는 워낙 음식솜씨가 좋으니까
누구의 도움도 안받았다는 게 이해가 된다.
외국 부인들에게 한국요리 강습도 했던 솜씨이니...
어제 저녁에 작은며느리와 길게 통화를 했다.
오후에 우체국에서 보냈으니 내일 저녁에는 받을 꺼라고.
8월에 부산 오면
이번에는 우리집이 아니라 호텔에서 있을 계획이라고 해서
내가 고생할까봐 그런 생각을 한 것 같아서 일단 알겠다고 하고,
파라다이스 옆에 리모델링해서 새로 개업하는 호텔이,
아이들을 위한 시설을 다양하게 만들었다니까 알아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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