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부엌에서 창문을 열고
약간은 싸늘한 공기에 가을 기운을 느꼈다.
비슷한 느낌의 어느 날이 떠오르고,
생각은 런던의 가을날 아침으로 나를 데려가네
갑자기 마음이 바뀌어서 나혼자 식빵을 토스트해서 버터를 바르고는
커피 한 잔을 들고 식탁에 앉았다.
내모습을 쳐다보는 남편에게
런던에서 살 때 즐겨 먹었던 아침 빵과
여행중에 가정집에서 먹었던 갓 구운 빵냄새가 그립다는 얘기를 했다.
여행이야기는 꼬리를 물고... 유럽 여행으로 이어지고...
재활운동을 다녀와서
아침의 그 기분을 계속하고 싶어서
집안에 냄새가 번지도록 냉동고에 있는 커피콩을 꺼내서 갈고
마시지도 않을 커피를 여덟 잔 쯤 뽑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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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저도 쮜리히에서 먹던 빵과 커피 생각이 막 나네요.
답글
시내의 빵 가게들, 초콜릿 팔던 가게들이 생각납니다.
나중에도 늘 그런 풍경들이 그리워요.
그레이스님 댁 커피 냄새 여기도 날아와요. -
갓 구운 빵에 버터, 그쪽 우유는 또 왜 그렇게 맛있던지요! 이탈리아에서는 수퍼에서 스파게티 국수를 사왔는데 집에 와서 요리해 먹었더니 정말 맛있었어요. 행복한 기억들이 커피향처럼 가득 풍겨 오네요.
답글 -
젼젼2020.09.18 22:39 신고
저도 학생때 영국에서 잠깐 살았는데 이맘때 해가 짧아지면서 패딩을 입어야할까? 고민하게 되던 날씨와 아침마다 마시던 페퍼민트 티가 생각나요ㅎㅎㅎ
답글 -
커피향과 함께 본격적으로 그레이스님의 가을앓이가 시작된건가용??? ㅎㅎ 그리움이 가지고 사는건 행복한일인것 같아용~ 여긴 봄이라 봄꽃구경하는게 요즘 제 일상입니당~
답글 -
전 냄새치라 냄새도 향기도 잘 모르는데,
답글
사람들이 갖 구운 빵냄새가 좋다고 하면
전 그게 어떤 냄새인지 궁금하곤합니다.
전 한국에서 먹었던 국밥과 칼국수, 호떡이 가끔씩 그립곤 하네요.-
그레이스2020.09.20 14:18
아~~ 우리는 냄새로 기억하는 사연이 참 많은데...
경란씨는 맛으로 기억하겠군요.
아들이 대학 4학년 의사고시 시험 두달 전 즈음에
혹시 서울 오셔서 밥을 해주실 수 있냐고 묻습디다
학교식당에서 사 먹으니 굶는 때가 많다면서요
흔쾌히 기쁜 마음으로 올라갔지요.
아침에 부엌에서 달그락거리는 소리에 잠이 깼으나
눈을 감은채로 침대에서 밥냄새와 보글보글 끓는 음식냄새를 맡는 게
참 포근하고 기분이 좋았다고 하더군요.
냄새로 기억하는 따뜻한 추억들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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