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변 사람들.

친구 A 와 B

by 그레이스 ~ 2020. 9. 18.

오랜만에 미자와 통화했다.

이웃 블로그에서

스스로 노력으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한 주인공의 자서전 소개를 읽고, 

중학교에도 갈 수 없을 정도로 가난했던 내 친구들이 생각났다.

주변 사람들 카테고리의 2016년 7월에 쓴 내 친구 1과 내 친구 2의 주인공들.

그 당시에는 친구 A와 B라고 했는데, B 가  미자이다.

 

미자는 85년 주재원 생활을 마치고 울산으로 돌아왔을 때 사택에서 다시 만났다.

우리 애들은 1학년 3학년이고 미자 아들과 딸은 1학년 2학년이었다.

몇 년간 한동네에서 살았던 정이 더해져서

다른 친구들보다 미자 생각이 더 나는 모양이다.

 

전액 장학금으로 중학교 고등학교를 마치고

초등학교 교사가 된 이후에는

남동생 여동생 학비와 하숙비까지 전부 책임지고 뒷바라지를 했었다.

남동생은 치과의사, 여동생은 교사가 되어 누나(언니)를 흐뭇하게 했다.

 

작년 9월에 뇌암으로 세상을 떠난 A의 첫 기일에 찾아보자고...

다음 주에 만나기로 했다는 소식도 들었다.

작년에는 나도 그 자리에 참석했다가 밤중에 돌아왔었는데,

올해는 어렵겠다고 했다.

 

  • 그레이스2020.09.19 07:52

    스스로의 노력으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한 주인공들이라는 주제에 맞는 친구들이 생각나서
    옛 글을 소개했어요.
    재순이는 시골출신으로 중학교 1학년 가을에 초등학교 5학년 입주 가정교사로 들어가서
    중학교 고등학교 6년을 입주가정교사와 과외선생을 번갈아 하면서 졸업하고
    1년 재수해서 서울대학교에 들어갔어요.
    대학도 물론 중고등학생 과외로 생활비를 벌었고요.
    같은 학교 학생이었던 남편은 국립대 교수로 재순이는 중고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다가 정년퇴직했어요.
    저 글을 썼던 2016년에는 은퇴후 편하게 지내던 시절이었어요.
    나보다 2살 많으니
    뇌종양으로 수술후 재활치료하다가 작년 71세에 멀리 떠났어요.
    아들 둘 결혼하고 손주들도 봤으니 마음 편하게 갔을 겁니다.

    답글
  • 그레이스2020.09.19 13:48

    8월 11일에 댓글로 문의한 내용을 그동안 모르고 있다가 오늘에야 봤어요.
    한글 이라는 이름으로 문의하신 분
    연락주세요.

    답글
  • 키미2020.09.19 14:15 신고

    친구분 부음을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빨리 가셔서 안타까웠습니다.

    답글
    • 그레이스2020.09.19 15:50

      올해는 내 처지가 워낙 복잡해서 친구들 챙길 여유가 없었어요.
      미자와 통화를 하면서 재순이 기일이 9월이구나 생각이 납디다.
      너무 오랫동안 연락을 안했더니,
      전화 벨 소리와 휴대폰에 내 이름이 뜨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하고요.
      사고나서 다쳤다고 전국에 광고할 일이 아니어서
      모임을 하는 부산 친구들 말고는
      용건이 있어서 통화를 하면서도 내소식은 말을 안했거던요
      미자가 주도해서 4년 전에 1박 2일로 모임을 했었던 그날의 이야기를 또 했습니다.
      앞으로 일년에 한번씩 만나자 해놓고
      그게 참 어렵더라고 하면서요.

  • 여름하늘2020.09.20 07:31 신고

    재순이라는 분은 이 생에 와서 정말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사시고
    마무리까지 다 잘 하시고 떠나셨으니 안심하고 가셨겠지만
    71세의 삶이란것이 너무 아까운 생각이 드네요

    답글
    • 그레이스2020.09.20 07:56

      환경탓인지, 타고난 천성인지,
      생각이 깊고 화를 내는 적이 없는 아이였어요.
      대학생시절에 남편이 그 성품에 반해서 연애를 하게 되었다고 했어요.
      20대 이후에는 좋은남자 만나서 잘 살았어요.
      71세가 아까운 나이입니다만,
      오래 투병생활 하지않고 떠난 것도
      본인과 가족을 위해서 깨끗한 마무리라는 생각도 들어요.

  • 앤드류 엄마2020.09.20 12:34 신고

    본인도 어렵게 공부해 교사가 되었고,
    또 돌봐준 동생들도 칫과의사와 교사가 되어 많이 흐뭇했겠습니다.
    동생들을 위해 고등학교대신 공장으로 또는 간호 보조원으로 일했던 제 친구와
    주변인들은 그렇게 일해서 동생들을 대학공부까지 시켰는데, 누나 덕분에 공부한 동생들이 잘되어선
    좋은 집안 출신의 여자와 결혼해, 공부도 적게했고, 어렵게 사는 누나가 부담스러워 멀리해
    마음을 상처를 받기도 했죠. 그땐 장녀는 부모대신이었지만 중학교 졸업하고 15살 밖에 안된 어린 소녀에게
    가족들이 너무 큰 짐을 지웠던 그런 시절도 있었죠. 불과 40년전의 일인데, 먼 옛날일 같으네요.

    답글
    • 그레이스2020.09.20 14:01

      사십년 전에는 서울의 구로공단 대구의 구미공단 등등...
      학교 대신 공단에서 일했던 아가씨들에 대한 사연들이 소설로 드라마로 많이 소개되었지요.
      명절에 고향가는 대절버스 수십대가 대기중인 모습이 뉴스에 나오기도 했고요.
      우리가 그런 시절을 살았네요.
      미자 남동생이 칫과 개업한 후에 첫달에 번 돈을 누나에게 주더라고 했어요.
      4년 전에 친구들과 여행 간다고 했더니
      누나가 친구들에게 밥 한번 사라며 큰돈을 줘서
      우리들 20명이 비싼 횟집에 가서 접대 받고 밥값은 미자가 냈어요.
      친한 친구들은 그 남동생을 잘 압니다.

'주변 사람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뉴질랜드에서 온 택배.  (0) 2020.09.27
뉴질랜드의 봄  (0) 2020.09.23
블로그 구독료.  (0) 2020.07.23
이웃들.  (0) 2020.06.02
부활절과 통행증  (0) 2020.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