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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품

46주년 결혼기념일

by 그레이스 ~ 2020. 10. 23.

남편과 나,

두 사람에게는 특별한 날이니까

고급스러운 식당에 가서 외식을 할 생각을 하고 남편에게 물었다

내일 고급 일식당에 가서 식사하는 거 어떠세요?

아니면 호텔 이태리식당도 좋고요.

요즘은 밖에 나가서 외식하는 걸 삼가해야 한단다.

좋은 재료 사와서 집에서 만들어 먹자 하네.

(속으로... 지난번 아들가족 왔을 때는 호텔에서 어찌 식사 했냐구?)

평소에도 외식하고나면 몸에 안좋아서 꼭 후회한다고

밖에서 식사하는 걸 안좋아 하신다.

 

내일 정장을 하고 나가는 게 아니라면

굽이 없는 구두를 당장 사야 할 필요가 없지만

그래도 마음 먹은 일이라서

아침에 수영장 갔다가 집으로 오는 길에 구두가게에 갔다.

같은 차를 탔으니 남편도 따라 갈 수 밖에.

이제는 굽이 있는 구두를 신을 수가 없다고 푸념하는 내 말에,

"나는 칠십 다섯이 되도록 한번도 굽 있는 구두 못 신어 봤다" 해서

어이가 없어서 웃었다

"그 걸 조크라고 하는 거예요?"

"안 우스웠어?" 능청스럽게 덧붙인다.

 

내가 선택한,

원피스나 투피스를 입을 때 신을 만한 스타일에 굽이 없는 구두는 245 사이즈가 없단다.

240 과 245 는 일찍 다 나갔다 한다.

주문해서 다음주 금요일에 다시 들리기로 하고 그냥 돌아왔다.

 

내일은

언양 작천정이나 통도사 쪽으로 나들이 가자고 했다.

더 멀리 밀양으로 나가도 좋고.

단풍구경이라기 보다 그냥 드라이브를 하자고.

서울로 이사를 가면, 

자주 갔었던 곳들이 그리울 거라고 하면서

 

***********************************************

24일 추가,

오늘 나들이 가면서 입을 옷은,

칠부 소매에 기장도 짧은 가을 코트와

위의 코트에는 흰색 셔츠가 가장 잘 어울리지만

쌀쌀한 날씨에 맞춰 케시미어 쉐터를 입기로 했어요.

외국 여행 가면서 면세점에서 샀던

실크 롱 스카프로 깔맞춤하고요.

어느 해 였던가  

그 해의 한정상품으로 출시 되었던 가방도 세트로 맞췄어요.

운동화를 신어도 어색하지 않게 청바지를 입을 겁니다.

꽃분홍색 운동화가 포인트가 되겠네요.

 

10시에 나가자 해서 시간이 남아서

사진 찍고 포스팅합니다.

 

  • 키미2020.10.23 13:33 신고

    결혼기념일 축하드립니다~~~~~~~~~~!!!!
    46년이시라니..곧 금혼식이네요. 우와~~
    아름다운 가을날 결혼하셨네요.
    축하축하 많이 드립니다~!!!

    • 그레이스2020.10.23 13:59

      74년에 결혼했으니 벌써 46년이나 되었네요.
      4년 더 있으면 금혼식이라니~!!
      그 때는 크게 파티를 해야겠어요.
      우리가 준비하는 게 아니라 자식들이 해주는 건가?
      40주년이었을 때는,
      큰아들 큰며느리가 특별한 선물이라며 여행 쿠폰을 만들어 줬었어요.
      (형제 카테고리에 - 참으로 감동스러운 며느리의 선물)
      어느나라 어느 곳이라도 다 갈 수 있고,
      비용도 무한정으로 제공하겠다는 카드였는데,
      그다음 해 봄이나 여름에 천만원 받아서 갈 작정이었는데
      남편이 여행은 가기 싫다고 해서 사용 못했어요.
      그러고보니 남편은 중요한 때마다 내 뜻을 안들어주는 밉상이네요.

    • 키미2020.10.23 16:11 신고

      그때 가셨으면 참 좋았을 텐데..
      지금 이런 상황이 되니..아쉽네요.
      맛있는 거 많이 드시고, 드라이브 잘 하시고 오세요~~!!

    • 그레이스2020.10.23 16:26

      그러게요~
      여러가지 변해버린 상황에 그 때 못 간게 참으로 아쉽습니다.
      15일 일정으로 영국 갈 예정이었거던요.
      5년 전 8월에 갔으면 얼마나 좋았겠어요?
      작년에 큰며느리와 이야기중에
      그 때 영국 못간 게 아쉽다 했더니
      언제라도 가시면 되는 티켓이니 아직도 유효합니다~ 했습니다만
      이제는 비행기표 호텔예약 다 해줘도 못가게 되어버렸잖아요
      생각하니...열받네~

  • 여름하늘2020.10.23 20:18 신고

    축하드립니다~~
    내일 드라이브 잘하고 오세요
    정말 부산 떠나시고 나면 한번 내려 오시기 힘드실텐데
    가슴에 꼭꼭 채우시고 눈으로도 빈틈없이 스캔하시고...
    좋은 시간 보내고 오세요.
    그레이스님의 위의 답글을 읽어보니
    아~ 정말 밉상입니다 (맞장구 확실하게!)
    제가 다 속상해집니다.
    그 당시 읽었던 글이 어렴픗이 기억이 나요.
    그 당시에 여행 못가신 일들이 더 안타깝게 느껴지네요. ㅠㅠ

    하지만 뭐 훌훌 털어 없애 버리시고
    내일 좋은시간 잘 보내고 오셔요
    사진도 많이 찍어 오셔서 구경 시켜주셔요
    부산쪽에는 단풍이 어느정도 들었는지 궁금하네요

    • 그레이스2020.10.23 22:56

      예~ 고맙습니다.
      내일은 수영장 걷기도 하루 쉬고 드라이브를 즐겨 볼게요.

      교통사고에, 코로나에,
      이제는 외국여행이 상상속 일이 되어버렸어요.
      남편에게 말하면,
      미안하다 하지않고 그동안 다닌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할 겁니다.
      더 가고싶은 곳이 없다고 했으니까요.

      나도 생각을 바꿔서
      아쉬움 없을만큼 많이 다녔다고 맞장구를 칩니다.ㅎㅎ

  • Rowdymom2020.10.24 02:55 신고

    Congrats on your 46th Anniversary! wow...46 years...축하드려요. 지난번 글을 읽고 많은생각을 했어요. 처음으로 남편분께 소리를 질르셨다!
    sometimes...you have to let others know how you feel. Typical Korean moms...just suck it up. Thinking its their destiny ..all they/we know is just pouring out our love as mom & wife, daughter in law. I am retiring early next year, selling current condo & moving 95 miles north from Los Angeles. 남편은 일하고요(3 times going to work & will work remotely at home as well). 근대요, 이렇게 이사를 결정하기기까지.....(단층 새집을 지굼 짓고있어요. 미국에선 단층집이 만ㄹ지않아요) 마음고생은.....
    Finally, told him - lets split the proceeds from the sale of condo !!!! 반타작해서 갈라져!! 라고 핶죠. 진짜..그때는 이판 사판????
    노래도 "여자의일생"....이유가 있어요. 이유가....Its not too late to speak out!! Let others know what you wish & like, TRY TO ENJOY REMAINING HEALTHY LIFE!!
    Wish you blessed & happy days!!!

    • 그레이스2020.10.24 07:33

      오랫만에 댓글을 보고...반가워요.
      펜데믹이 풀려서 다음주부터 직장에 출근한다고 했던 게 기억나네요.
      남편과 24시간을 집에서 같이 있으니
      평소에는 몰랐던 불편함으로 힘들었다고 하면서요.
      약국에 근무한다고 했던 것 같은데 내년초에 은퇴하는군요.
      집을 지어 이사하는 결정을 하기까지 어려움이 많았겠어요.
      이혼하자고 세게 나가서 남편이 설득 당했나 봅니다 ㅎㅎ
      평소에는 남편에게 많이 양보해주고
      정말 양보가 안되는 건 끝까지 따져서 쟁취하는 게 현명한 작전이예요
      우리부부도
      내가 단호하게 안된다고 할 때는 남편이 포기합니다.
      그 날 이후로 조용해졌어요.
      내가 항상 참는 게 아니라
      작년까지는 차분한 목소리로 진지하고 단호하게 반대했는데
      이번에는 감정절제가 안돼서 큰소리로 따졌어요.
      그래도 비슷한 상황이 또 생기면
      큰소리 안내고 차분하게 설득하고 싶어요.
      오늘 재미있는 시간 보낼게요.

  • 앤드류 엄마2020.10.24 12:02 신고

    결혼 46주년을 축하드립니다.
    재미없는 농담이지만, 아내에게 웃음을 주려고 한 노력을 높이 사주시길.
    서울로 이사가시면 예전에 자주가셨던 곳들이 그리워지실테니
    기회되시때 부지런히 다니시길.

    • 그레이스2020.10.24 17:42

      5시 30분 집에 왔어요
      내원사 통도사앞 언양 작천정 가지산 중턱
      네 곳을 돌았더니 이렇게나 늦어졌네요

  • 이카루스2020.10.24 16:24 신고

    46번째 결혼 기념일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늘 차분하게 교양있게 행동하시는 그레이스님 께서 선택하신 드레스코드도 넘넘 쎈스있고,경쾌하게 보여요 ~
    오늘 그 누구보다 행복하세요 ^^
    다시한번 축하드려요~

    • 그레이스2020.10.24 21:06

      며느리의 축하 전화도 받고
      저녁먹고,
      디저트 먹으면서 느긋하게 얘기도 하고...
      이제야 2층으로 올라왔어요.
      모처럼 차려입고 나갔으나 걸어다니지도 못하고 계속 차속에 있었어요.
      해마다 단풍구경으로 내원사 계곡에 가는데
      이번에는 아직 단풍이 많이 들지 않았더군요.
      곧장 장소를 옮겨서 통도사쪽으로 갔더니 국화축제를 한다고
      어마어마하게 차가 밀려서 입구에서 돌아 나왔습니다
      다시 언양 작천정으로 가서 한바퀴 돌고... 밀양으로 넘어 가려고 가지산 중턱까지 갔다가... 다시 울산으로...
      그러니 점심시간 빼고는 몇시간을 차만 타다가 온 셈이네요 ㅎㅎ

  • 하늘2020.10.24 18:43 신고

    정말 긴세월을 함께 하셨네요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금강혼소식도 들을 수 있는 행운이 주어지길 빕니다 ㅎ

    오늘 코디는 가을날에 딱 어울리는 그레이스님다운 품위가 넘칩니다
    힘들더라도 가끔 그렇게 차려 입고 다니셔요
    보는 입장에서도 즐겁습니다^^

    • 그레이스2020.10.24 21:13

      4년만 지나면 금혼식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세월이 빨리 가네요.
      오늘도 역시나...
      우리는 멋지게 잘 살았다는 말을 했습니다
      우선 부부가 같이 살아있다는 게 고마운 일이고,
      두 아들이 결혼해서
      손주가 여섯명이나 된다는 게 흐뭇하고 자랑스럽다고
      이만하면 성공한 인생이라고 했어요.

  • 산세베리아2020.10.24 19:44 신고

    짝짝짝 축하드립니다.
    두분이 건강하셔서 금혼식~~
    60주년 ~~70주년~~~해로 하시길요^^

  • 젼젼2020.10.24 21:56 신고

    결혼기념일 축하드립니다^^ 코트가 20대인 제가 입고싶을 정도로 트렌디하고 예뻐서 한참 사진 봤네요!ㅎㅎ

    • 그레이스2020.10.25 00:09

      고마워요~^^
      오늘은 저 차림의 사진을 못 찍었지만
      예전에 저 코트를 입고 찍은 사진을 찾아서 올려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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