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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품

가을 겨울 바지

by 그레이스 ~ 2020. 10. 21.

지난 주말에 갑자기 서울 갈 일이 생겨서

전날,

갈 때 입을 바지를 선택하려고 하나씩 입어 봤더니

검은색 일곱 개, 감청색 다섯 개, 베이지색 두 개를 다 입어봐도

허리가 맞는 게 단 하나도 없었다.

(사진을 잘못 찍어서 가로로 줄이 있는 것처럼 보이나 전부 무늬없는 단색이다)

 

1월 4일 사고 이후 9 개월을 환자로 살았더니

허벅지 근육은 빠지고 뱃살만 늘어나서 체형이 변해버렸다

 

그런 중에도 수선집에 보내서 고쳐 보려고

뒤집어서 재봉선 밖에 여유분이 있는 지 살폈더니 거의 다 이미 늘려 입은 옷이더라.

베이지색은 2011년 며느리 맞이하고 그 해 겨울에 유명 브랜드에서 산 것이고

검은색과 감청색 중에서는 15년 된 고급 바지도 여러 개가 된다.

질이 좋은 순모바지는 특별한 날 정장 차림을 할 때만 입기 때문에

10년이 지나도  2~3년 된 옷인양 깨끗하다

 

바지를 10년이 넘도록 계속 입을 수 있는 이유는,

30년 간 꾸준히 강사의 지도를 받으면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해서 

허리 사이즈가 많이 늘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몇 년에 한 번씩은 마음이 풀어져서 체중이 팍 늘어 옷이 안 맞으면

집중적으로 운동을 해서 한 달만에 원위치로 돌려놓곤 했었다.

 

이번에는 어쩔 수 없이 그냥 9 개월을 보내고

웨이트 트레이닝은 꿈도 못 꾸는 상황에서 수영장에서 걷는 훈련이나 하니

다시 허리가 날씬해 지는 건 포기해야 되겠다.

 

갑자기 외출바지를 입어야 하는 상황이 생길까 봐

고급 브랜드의 순모 바지가 아닌 값싼 바지 두 벌을 샀다

허리 사이즈 넉넉한 걸로

 

  • 키미2020.10.21 19:35 신고

    바지 아깝네요.
    안 입으시면 가까이 있으면 제가 입었으면 좋겠네요.
    그런데 어차피 제가 키도 작고, 허리는 커서 ㅎㅎㅎ
    그레이스님 옷은 손질을 너무 잘 하셔서 진짜 아깝습니다.
    몇 년 전에 결혼 전에 입던 정장 몇 벌을 미국 친구에게 보냈는데, 작아서 도저히 입을 수가 없더라구요. 친구는 저보다 체격도 작고 날씬해서 좋다고 고맙다고 하는데.. 지금은 아예 넉넉한 걸로 사서 입습니다.

    답글
    • 그레이스2020.10.21 20:21

      내가 못 입는 옷은 거의 여동생에게로 갑니다
      여동생은 나보다 키는 크고 날씬해서
      나에게 작은 옷이 동생에게는 넉넉하게 잘 맞아요
      아주 아끼던 봄가을 쉐터도
      입어보니 김밥처럼 몸에 꽉 붙어서 여동생에게 보내야 되겠어요.
      백만원이나 주고 샀는데...
      이사 대비도 할 겸 이번에 옷장 정리를 해야 겠습니다

    • 키미2020.10.21 20:26 신고

      김밥요? ㅎㅎㅎ
      진짜 꼭 맞는 표현이십니다. ㅎㅎ
      제 여동생은 제 옷을 절대 안 입습니다.
      그 애는 명품을 즐겨 입는데, 저는 가끔 얻어 입지만 제가 살이 쪄서 작습니다.
      작년에 버버리 패딩을 줘서 억지로 입어볼라 했는데...아시죠? 김밥이더라구요. ㅎㅎ

    • 그레이스2020.10.21 20:48

      혹시나 다시 날씬해지기를 기대하면서
      동생 안주고 옷장속에 걸어 둔 쉐터 종류들...
      작년에 작았던 옷이니 올해는 입어 볼 필요도 없이 정리하려고 해요.
      지금 입어보면 100% 김밥 같을 겁니다.

      남편이 10년 전 즈음 영국 출장 다녀오면서 결혼기념일 선물이라며
      진 감청색 버버리를 사왔더랬어요.
      그당시 국내 가격은 120만원 정도였던 걸로 기억하는 제품인데
      기장도 길고 품도 커서 첫해만 입고 안입었어요.
      몇년 전에 여동생 줬던 것을,
      요즘 몸에 맞는 옷이 없다고 푸념했더니,
      남편이 왜 그 바바리 안입냐고 물어서
      몰래 여동생에게 전화해서 어제 택배로 부쳐서 오늘 받았어요
      형부가 결혼기념일 선물로 사 준 거라서 기억하더라 도로 보내라 했지요.ㅎㅎㅎ
      우리는 이렇게 웃기는 자매입니다.

  • 여름하늘2020.10.21 22:46 신고

    손질을 워낙 잘해두셨으니 10년이 지나도 새 바지 같은데
    못입게 되다니 정말 아깝네요.
    9개월동안 집에 계셨으니 변화는 이러한 곳에서도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지난번에는 신발 정리도 하셨잖아요

    답글
    • 그레이스2020.10.21 22:57

      여름에도 재활치료 다닐 때 입을 바지가 없어서
      허리가 편한 허름한 바지 2개와 넓은 면바지 2개 사서 입고 다녔어요.
      흰 스포츠 바지3개와 맵시나는 여름바지들은 꺼내 보지도 못했고요.
      내년 봄과 여름에 몇개나 입을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기념으로 서너개 남기고 다 보내야 되겠어요.
      겨울 것도 수선이 가능한 것만 남기고요.

  • 하늘2020.10.21 22:49 신고

    저도 8년전쯤 이유없이 크게 아파서 몇달 동안 일단 먹고 체력을 키우자... 하고 먹어댔드니 완전 체형이 변해버렸어요
    이젠 아무리 노력해도 원래 허리로는 돌아가질 않아 아까워 하다가 작년에 바지와 스커트를 전부 버렸어요
    전 동생이 저보다 훨씬 커서 줄 수도 없어요 ㅎ
    이젠 스커트고 바지고 전부 고무줄로 돼있는 프릿츠제품을 즐겨 입어요

    그레이스님 옷은 관리를 잘 하셔서 새옷 같은데 정말 아깝네요^^;;

    답글
    • 그레이스2020.10.21 23:13

      어느 정도 회복된 후에는 건강을 위해서라도 근력운동을 다시 할 생각입니다.
      허리 사이즈가 줄어들지 않더라도요.
      백화점 사이즈로 66 입다가 77이 되었어요.
      일본옷으로 말하자면
      엊그제 유니클로 가서 입어보니 바지 사이즈 70 이 편하더군요.
      지금까지는 허리 라인이 나타나는 옷을 즐겨 입었는데
      이제부터는 표시가 안나는 옷을 입어야 되겠어요

  • 산세베리아2020.10.22 08:48 신고

    옷 입어 보면 살찌고 몸매가 변하는 걸 알 수 있어요
    나잇살도 있다고 하는데~~
    갈수록 편하게 밴드형으로 입으니 허리는 날로 날로
    늘어납니다.....ㅎㅎㅎ
    오늘도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되시길요~~!!

    답글
    • 그레이스2020.10.22 12:16

      저는 어깨가 넓고 허리가 가는 타입이어서
      여름이나 겨울이나 계절에 상관없이 허리 라인이 강조되는 옷을 즐겨 입었어요.
      투피스보다 원피스를 좋아했고요.
      나이가 많아서도 취향이 변하지 않아서 60대 이후에도 밴드형 바지나 앞주름이 있는 풍성한 바지를 안 입었어요.

      교통사고 이후 내인생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오후에는 생필품 사러 마트 다녀와서 그 이후에는 옷정리를 할 예정이예요
      미련 떨지 말고 빨리 단념해야겠어요.

  • 이카루스2020.10.22 16:16 신고

    늘 슬기롭게 현명하게 행동하시는 그레이스님께 배울점이 많아요~
    건강하시고 천천히 근력도 되찾으시길~

    답글
    • 그레이스2020.10.22 19:00

      혹시.... 오래전에 방문했던 적이 있는 청년인가요?
      내가 기억하는 그 분인가 반가워서 물어봅니다.
      고마워요~
      조금씩 꾸준히 운동하다보면
      지금보다는 나아질 거라고 희망을 가집니다~^^

  • 안나2020.10.22 23:13 신고

    그레이스 언니처럼 관리 철두 철미하게 그리고 모든면에서 글을 접하다 보면 완벽 하면서도 자상한 인품이신데~
    체형도 사고로 인해 운동을 마음대로 하시지 못하다 보니 체형이 뜻대로 안되셨으니;;
    이제는 근육과 건강만 생각하시고 지헤롭게 운동하시면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답글
    • 그레이스2020.10.23 07:35

      칭찬이 지나치네요.ㅎㅎ
      자랄 때는 그냥 순하고 말 잘듣는 아이였는데
      스무살부터 환경이 나를 어른스럽게 만들었어요
      엄마가 안계시니 나보다 가족을 먼저 챙기는 사람이 되더라구요.
      오랫동안 그렇게 살아와서 남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성격이 만들어 졌을 겁니다
      10월 24일이 결혼기념일이어서
      남편과 외출할 일이 있겠다 싶어서 옷을 살펴봤더니...이런 상황이네요.
      코로나 사태가 아니었으면
      진즉에 외출복 입을 일들이 있었을텐데
      모든 모임이 취소되어
      아직은 제대로 된 외출을 못해봤어요
      원피스에 얇은 코트를 입으면 좋겠는데 그 차림에 알맞는 신발이 없네요.
      굽이 없으면서 세련된 구두가 없어서
      오늘 하나 사야겠습니다.

  • 앤드류 엄마2020.10.24 12:17 신고

    체형관리를 잘해서 30년간이나 허리사이즈가 같았는데,
    교통사고로 인해 운동을 못해서 허리가 맞지 않게되었군요.
    혹시나 다음에 체중이 줄거나하면 허리사이즈가 맞을수도 있을테니
    좋은 옷들은 보관해두셔도 될것 같습니다.

    답글
    • 그레이스2020.10.24 21:22

      30년동안 같았던 건 아니고 조금씩 늘었어요.
      아들이 대학생때 까지는 허리 사이즈 26인치를 유지했는데
      50세를 넘기면서 변화가 생깁디다
      갱년기 증세를 겪으면서 조금 늘어나더군요.
      60대가 되어서도 27인치를 유지했어요.

  • 안나2020.11.01 11:52 신고

    언니도 허리가 변함없이 유지하셨네요~군살이 없으셔서 아마도 그럴겁니다~
    전 운동과 식단과 신경을 쓰다보니 어언 40년을;;;
    지금까지 유지하며 ;;키로는 똑 같아요
    오빠가 양장점을 운영을 하다보니 신혼때 만들어 준 의상이 있는데
    몸에 맞네요~
    언니는 갱년기 증세가 있으셨지만 그정도 변함없는 거지요~
    역시 언니는 존경스러워요~
    ~전 요즘 허리 27-28인데 뱃살이 늘어납니다;;;;
    내 몸은 내가 관리하면서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서울로 이사도 오시네요 ~
    정말 반갑습니다 ~

    답글
    • 그레이스2020.11.01 13:15

      예전 글을 다시 읽어보다가
      66세 때 찍은 복근 사진을 발견했어요.
      그 걸
      요즘 건강은 제목에 복사해서 올려 볼게요.ㅎㅎ
      4년 전까지는 날씬한 허리가 유지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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