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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들

코로나 스타일

by 그레이스 ~ 2020. 11. 10.

몇 달만에 만난 아는 언니가 나를 보자마자

"니도 코로나 머리구나~" 해서 같이 웃었다.

예전부터 길었던 사람은 빼고,

수 년동안 한 번도 긴 머리였던 적이 없었던 사람이

올해는 묶어도 될 만큼 길어 진 채로 그냥 다니는 사람을  코로나 스타일이라고 부른단다

"아~ 예~~ 그러믄 저도 코로나 스타일이 맞네예~ㅎㅎ"

 

거의 초등학교 남자아이들 상고머리 가까운 스타일에서 약간 더 긴 형태로 지냈다.

작은아들 큰아들 결혼식 날 받아놓고

결혼식 당일 한복에 어울리는 머리 모양을 만들려고 그때만 자르지 않고 조금 더 길렀었다.

사진을 찾아보니

혼자 찍은 게 찾기 힘들어서 좀 오래된 것 하나 가져왔다.

10년 전 즈음  (아침에 머리의 스타일을 고정시키려고 작은집게로 머리카락을 잡았는데)

집게를 빼지 않은 채로 큰아들이 사진을 찍었다)

우스광스럽지만 눈을 감은 듯 내리깔고 빵을 뜯는 모습이 재미있어서 저장해뒀던 사진이다.

내 머리의 스타일은 위의 사진에서 거의 벗어난 적이 없이

짧으면 한 달, 길 면 한 달 보름 만에 미용실 가서 커트를 했다  

 

1월에 교통사고로 장기간 미용실에 갈 수도 없어서 저절로 길어진 머리가

3월 말에는 아래 사진만큼 길어졌었다.

4월 20일 즈음 서울 세브란스 병원에 퇴원 후 첫 진료 간다고

단정한 차림으로 가고 싶어서 다시 원래의 짧은 머리 스타일로 만들었으나

 

3월에 재활치료 나가면서 남편이 찍은 사진이다

(미용실 가서 커트하겠다고 하니, 긴 머리가 어울린다고 나를 설득하기 위해서 찍은 것임)

서울 다녀온 이후 6 개월을 미용실에 안 갔더니 

사진보다 더 길어져서 지금은 묶으면 참새 꽁지 정도 된다.

머리카락이 길어지니 한쪽은 뒤집어지고 한쪽은 안으로 말리고 어찌나 말을 안 듣는지...

속에서 불이 날 지경이다

뜨거운 드라이를 하면 원하는 모양을 만들 수 있으나

계속하다가는 머리카락이 많이 상할 거라서

어제는 숍에 가서 컬을 만드는 굵은 헤어 구르프를 12개 사 왔다

 

  • ghjkl2020.11.10 11:06 신고

    예뻐요~^^
    뒷모습은 30대~
    상큼해 보입니다~
    비슷또래 손녀가 있어서 자주 들여다보는
    팬입니다~♡

    답글
    • 그레이스2020.11.10 11:43

      ghjkl 이 어떤 단어일까...한참 고민했어요.ㅎㅎ
      댓글 남겨 주셔서 반갑습니다.

      손녀와 손자 스토리는
      아이들이 열살이 되면 사생활 보호차원에서 중단해야 될 것 같은데
      하윤이는 내년에 열살이 됩니다.
      앞으로 하윤이 소식도 있겠지만 작은 아이들 위주의 글을 쓸 것 같아요

      내 블로그에 오시는 할머니들은
      손주들이 어린 초보 할머니가 대부분이겠지요?
      신생아 수면교육부터 옹알이 시기 그리고 떼쓰기가 시작되는 시기에
      방법을 찾아서 검색하다가 오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사진첩 속에서 머리 모양을 찾아보다가
      첫번째 사진을 보고
      내 옆모습이 친정아버지를 많이 닮아서 새삼 놀라웠어요.
      자라면서 아버지 닮았다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크게 실감하지는 못했거던요.

  • 키미2020.11.10 13:46 신고

    처음 사진 우아하시네요.
    머리도 이쁘시다. 저도 좀 비슷한 스타일입니다.
    코로나 스타일 유지하다가 이주 전 쯤 잘랐습니다.
    머리가 기니 추레한 것이 영 보기 싫습니다.
    머리숱도 많지 않아서 정수리 부분이 납작해집니다.
    날씨는 좋은데, 가물어서 지하수가 힘듭니다.
    우리 집 지하수는 처음 이사올 때는 엄청 풍부했는데
    몇 년간 집을 많이 지으면서 관정을 깊이 파는 집이 많다보니
    물이 딸리는 지경이 왔습니다.
    수도를 연결하고 지하수 쓰다가 안 나오면 수도를 쓰는데
    곧 수도를 연결해야 할 것 같습니다.
    물은 지하수 물이 더 좋은 건 확실합니다.
    햇살이 좋습니다.

    답글
    • 그레이스2020.11.10 14:18

      첫번째 사진에서 아버지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형제 카톡방에 사진을 올렸어요.
      이래서 내가 아버지 닮았다는 말을 듣는다 하고요.

      키미님 처럼 출근해야하는 입장이라면
      나도 진즉에 잘랐을 겁니다.
      갈 곳이 없어서 아무렇게나 그냥 있는 거예요.
      구리뿌가 일본어라고 헤어 롤이라고 썼는데 찾아보니 구르프가 사용되는 단어군요.
      몰랐습니다.

      지하수는 어디에나 점점 말라가는 것 같아요.
      우리 빌라 안에도 수질이 좋은 지하수가 콸콸 나와서
      물 맛 좋다고 외부에서 와서 식수로 받아가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점점 수량이 적어진다고 하네요.
      사방에서 건물을 짓고 지하수 뽑는 관정을 뚫어서 그런가봐요.

  • 여름하늘2020.11.10 22:01 신고

    저야말로 코로나스타일 입니다 ㅎㅎ
    결혼전엔 긴머리였는데 신혼 두달후에 짧게 자르고 난 후 한번도 길러보지 않았어요.
    나이가 더 들기전에 한번은 길러봐야지 했는데
    어깨까지 오기만 하면 참지못하고 미장원으로 달려가곤 했었어요
    요즘이야 만날사람 있는 것도 아니고, 마스크 덮어쓰고 나가니
    세수도 안하고 머리는 늘 질끈 묶고 운동을 다니다보니 만사 편해요.
    코로나덕분에 머리도 길러보네요.

    맨위의 사진 참 좋아요~
    인상도 좋고 미인이세요~~

    답글
    • 그레이스2020.11.11 06:29

      회원들중에서도 머리가 길어서 묶고 다니는 사람이 확실히 많아졌어요
      미용실 가는 게 걱정되어 참다보니 봄이 지나가고... 그렇게 길어졌다면서요.
      머리를 자르고 파머를 하는 일도
      미용사와 아주 가까이 접촉해야 되는 일이잖아요.
      40대 시절에 썼던 머리핀 통을 꺼내서
      길이가 약간 짧지만 다양한 머리핀으로 장식을 해 봅니다.

      맨위의 사진처럼
      내가 모르게 찍혀야 부드러운 표정이 나옵니다
      나는 사진 찍는 게 참 서툴러서 자꾸 피하게 되네요.
      긴장하고 찍는 걸 의식해서 얼굴이 굳어지고 어색하게 나와요.

  • Grant2020.11.11 20:22 신고

    생각해 보니 남편과 저는 올해 미용실을 딱 두 번 간 것 같아요. 원주에 사는데, 코로나가 자주 우리들 삶을 위협했지요. 확진자 너무 나오니 코로나 무서워 미용실도 제대로 못 갔어요. 둘이 다 농사짓는데, 잘 차려입고 사람 만날 일이 없어서인지 그냥 마구 길렀네요. 남편 머리는 정말 묶어도 될 것 같습니다. 전 생머리에 돼지털 같은 직모인데 남편은 바람만 불어도 훨훨 나부끼는 아주 순한 곱슬머리입니다. 다음 미용실행은 언제가 될지. 다시 원주에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네요. 그레이스 님 댓글 다신 것 앤드류 엄마 님 블러그에서 보고 어떤 분이실까 궁금해서 찾아와 봤습니다. 자주 들릴께요.

    답글
    • 그레이스2020.11.12 07:33

      반갑습니다~ 그랜트님^^
      (그랜트라는 성을 가진 배우 캐리 그랜트가 생각나서 닉네임을 그랜트로 정한 이유가 페밀리 네임일까...상상해 봤어요)

      저 위의 키미님도 원주에 사는 분이라서 자주 그 곳의 소식을 듣습니다.
      원주에는 확진자가 계속 나온다니 시내에 나가기가 더 조심스러울 것 같아요.

      어중간한 길이 일때는 하루에도 몇번씩 자르고 싶었는데 이제는 적응이 되었어요.
      겨울에는 모자를 쓰고 다니면 더 편하니까
      아예 내년 봄까지는 그냥 있으려고요.

    • Grant2020.11.12 21:10 신고

      많은 이들이 제 닉네임 보고 캐리 그랜트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사실 그의 본명은 아치볼드 알렉산더 리치라고 하네요. 캐리 그랜트는 예명이고요. 그러니 우리 Grant 일가는 아니네요. 제 남편 성이 Grant인지라 저도 결혼하곤 Grant 가문 사람이 됐지요.

      오 위키 님도 원주 분. 오 세상 좁네요. 인터넷 월드의 위대함을 실감합니다.

      근데 모자 자꾸 쓰면 머리 빠진다고 우리 엄마가 저를 보면 걱정하시네요. 제가 걸핏하면 머리 단장 안 하고 그냥 야구 모자 푹 눌러쓰고 나가거든요. 근데 제 남편 존은 머리 숱이 정말 많아서 제 머리 숱 점점 적어지는 게 비교될까봐 더 자주 모자를 쓰게 되는 것 같네요. 악순환이죠. 으째야 쓸까나.

    • 그레이스2020.11.13 07:18

      처음 그랜트라는 닉네임을 봤을 때,
      '남편의 성' 이겠구나 짐작이 되었어요.

      키미님은 아주 오래된 블로그 친구인데
      원주의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칩니다
      문학박사이면서 등단한 소설가이세요.

    • Grant2020.11.13 12:13 신고

      네, 제가 사는 곳이 원주 흥업인데 여긴 일개 면 소재지에 4년제 대학이 무려 3개나 있어요. 연세대 원주 캠퍼스, 강릉 원주 대학교 원주 캠퍼스, 그리고 한라대학교.

      존 덕에 저도 아는 교수님들이 몇몇 생겼어요. 등단한 소설가? 우왓~ 그런 내공이. 키미님 블러그 자주 가봐야겠네요. 어쩌면 알지도 모를 분일지도. 원주는 작은 곳이니까요. 기대 반 설렘 반.

  • 앤드류 엄마2020.11.14 13:10 신고

    단발형 뒷모습 20대 아가씨같습니다.
    남편분께서도 보시기에 좋으셨나 봅니다.
    제 남편이 제 머리에 대해 관심을 가지면 남편이 좋아하는 스타일로 할텐데, 의견을 물어보면
    당신 몸이니 당신 맘대로 하라고. 제게 전혀 관심이 없는듯.ㅎㅎ

    답글
    • 그레이스2020.11.14 16:05

      우리집은 신호시절부터
      남편이 옷차림과 화장 모습 머리모양에 관심이 많았어요.
      프랑스 출장 갔다오면서
      한국에는 아직 없었던 파랑색 메니큐어를 사와서 놀랐던 일도 있었어요.
      그 해 파리에 첫 출시되었다는데 사왔더라구요
      긴머리에 웨이브있는 타입을 좋아해서
      처음 컷트했을 때 어찌나 실망했는지...며칠 나하고 말을 안하고 싶었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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