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동생이 와서 자고 가는 건 가끔 있었지만
제부는 따져 보니까 오랜만에 우리 집에 왔더라.
해마다 가을에 1박 2일 형제모임으로 만나니까 또 조부모님 부모님 기일에 봤던 기억으로
우리 집에 왔던 게 몇 년 안된 줄 알았었다.
여동생 부부와 남편은 정치와 사회현상에 대해서 찰떡궁합으로 의견이 같아서
평소에 내가 사사건건 반대의견을 내세워 남편은 속이 터지다가
셋이서 동지를 만난 듯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에 빠졌다
밤 12시가 넘어서 그만 일어나자고... 자러 가자고 재촉을 해서
그제야 각자 세수하러 갔었다
우리 집을 팔고 경기도로 이사 가는 상황에 대해서
두 사람은 집을 팔지 말고 그대로 둔 채로 전세로 올라가란다
하나하나 원목으로 리모델링한 게 너무나 아깝다고
요즘은 이런 원목으로 집을 짓는 경우가 거의 없다며,
또 어디를 가든지 모든 여건이 여기만큼 좋을 수가 없다고
올라가서 2 년 살아보고 다시 내려오든지 그곳에 집을 사서 정착하든지 2 년후에 결정하란다
남편은 자기와 의견이 같다고 홀딱 넘어가서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의
가격이 싼 지역에 전세로 가자고 생각을 바꾸네
나도 그 방법이 좋을 수 있겠다고 긍정적으로 궁리해보겠다고 했다.
아들에게도 전화해서 아버지 의견을 전달하고...
여동생이 오기 전에
우체국 택배 박스에 챙겨 둔 핸드백 다섯 개를 보여주고 그대로 보냈다.
페라가모 베이지색 핸드백은 아래 구두와 세트인데,
구두는 여동생 발에는 약간 작아서
몇 년전에 굽이 높은 건 안 신는다고 이웃 젊은 엄마에게 줬었다.
빨간색과
짙은 파란색 크러치백과
검은색 핸드백 두 개를 더해서 박스를 꽉 채웠다.
분홍색 니트 쓰리피스 한 벌은 쇼핑백에 넣어서 따로 들고 가라고 하고.
(소매 없는 스웨터와 가디건에 치마가 예쁜데 치마 사진은 없다.)
나는... 비우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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